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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범, 범행 전 IS에 충성 맹세

딸기21 2016. 6. 13.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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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총기난사로 50명 가량이 숨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펄스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DJ로 일하던 레이 리베라(왼쪽)가 클럽 밖에 서서 친구의 위로를 받고 있다. _Getty Images·이매진스


올랜도 총기난사범은 ‘외로운 늑대’였을까, 이슬람국가(IS)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을 배후에 둔 테러범이었을까.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미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로 50명을 숨지게 한 범인의 ‘배후’는 확인된 것이 없다. 미국 언론들은 수사당국이 수류탄까지 동원, 3시간에 걸친 진압작전 끝에 총기난사범을 사살하고 30여명을 구조했지만 아직 테러조직 연계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범인이 공격을 감행하기 전 IS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점으로 미뤄, IS의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범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새벽 2시쯤 나이트클럽에 들어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 클럽에 있던 300여명 중 상당수는 도망을 쳤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화장실 등 구석진 곳으로 숨어들었다. 범인은 화장실까지 쫓아가서 숨어 있던 사람들을 찾아내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었던 범인이 단 1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수가 많았던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처형’식 공격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범인이 사전에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살상무기들을 준비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올랜도 경찰청의 존 미나 청장은 “테러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연방수사국(FBI)의 로널드 호퍼는 범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수사당국은 현재까지는 범인이 조직과 연계돼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는 없다고 밝혔다. IS를 지지하는 계정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올랜도 사건을 언급하고는 있으나 이번 공격에 관여했다고 밝힌 조직은 없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의 요양시설을 공격해 14명을 숨지게 한 공범 중 한 명인 사이드 파룩의 경우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자생적으로 극단화된(self-radicalized)’ 인물이었다.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 테러공격을 저지른 자들은 IS와 직접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상당수는 시리아의 IS 캠프에서 테러 훈련을 받았다. 유럽 내 IS 조직으로부터 공격에 필요한 기술과 자금을 지원받아, 파리와 브뤼셀의 은신처에서 상당 기간 테러를 준비했다.

 

반면 2013년 4월 보스턴 공격을 저지른 차르나예프 형제나 샌버나디노 사건의 파룩같은 자생적 극단주의자들은 다르다. 이민자 가정 출신의 ‘좌절한 젊은이들’이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IS나 알카에다 등과 조직적으로 이어져 있지는 않다. 이런 조직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지만 인터넷 극단주의 사이트들에서 공격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인다. 

 

이번 사건의 범인도 IS의 선동에 따라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올랜도 공격을 저지른 오마르 마틴(29)의 가족들은 이슬람과는 상관 없이, 동성애자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마틴의 아버지 사디크 마틴은 NBC뉴스 인터뷰에서 “종교와는 상관 없다”며 “아들은 얼마 전 마이애미에서 남성들끼리 입을 맞추는 것을 보고 분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IS가 공공연히 동성애자들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고 폭력을 선동했다는 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와 동성애에 대한 반감이 겹쳐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마틴이 범행 전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IS가 선동 메시지를 공표한 사실에 주목했다. IS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앞두고 발표한 설명에서 ‘서구 사회의 외로운 늑대들’을 향해 안으로부터의 공격을 촉구했다. 이 인물은 IS 지지자들이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 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불신자들의 땅에서 민간인들을 죽이는 것은 허용될 뿐 아니라 장려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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