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극단적인 날씨’로 유명한 세계의 도시들

딸기21 2017. 8. 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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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덥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운 듯합니다.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는 10년 새 최고기온을 기록했지요. 습도도 매우 높았고요. 게릴라성 호우를 퍼붓던 장마는 끝나가고 있지만, 이제 ‘더 본격적인 더위’가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러시아의 야쿠츠크. _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한국의 무더위와 한겨울 추위는 ‘세계무대’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닙니다. 월드아틀라스와 세계기상기구(WMO) 자료 등을 통해서 본 ‘극단적인 날씨의 도시들’을 소개합니다. 사막 한가운데나 시베리아 영구동토 같은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들을 기준으로 뽑은 겁니다.

가장 추운 도시, 러시아의 야쿠츠크

러시아에는 사하공화국이라는 자치공화국이 있습니다. 시베리아에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행정구역’이라고 합니다. 사하의 중심지가 야쿠츠크입니다. 이 도시는 ‘영구동토층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도시’라는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450km 남쪽에 있으며 인구는 2010년 센서스 때 27만명 정도로 조사됐습니다.

레나 강변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야쿠츠크는 혹독한 겨울로 유명합니다. 겨울철 평균기온은 영하 30도 수준이고,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는 일도 많으며, 영하 51도까지 내려간 적도 있습니다. 역대 최저기온은 영하 64.4도였다고 합니다.

이런 날씨에 야외 활동은 힘들겠지요. 자동차를 몰고 나가도, 배터리가 손상되지 않게 하려면 계속 시동을 걸고 달려야 한다는 슬픈 현실…. 공장에서 배출되는 스모그조차 겨울철엔 나오자마자 얼어붙어, 도시가 뿌옇게 덮인다고 합니다.

가장 뜨거운 도시, 쿠웨이트시티

쿠웨이트는 잘 알려진 대로 아라비아반도의 사막지대에 있습니다. 수도인 쿠웨이트시티는 현지인과 이주민 등 240만명이 사는 초현대적인 도시입니다. 기온은 대개는 평균 34도 안팎에서 오르내립니다만, 한여름인 6~8월에는 45~47도까지 올라갑니다. 2012년에 이 도시 외곽의 술라이비야라는 지역이 53.8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의 도시’로는 역대 최고기록이었다고 월드아틀라스는 전합니다.

쿠웨이트시티. _게티이미지코리아

쿠웨이트 사람들은 이런 더위를 어떻게 견뎌낼까요. 석유부국답게,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지냅니다. 사막에 지어놓은 ‘아쿠아파크’라는 물놀이 공원이 있는데 걸프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라고 합니다. 워터파크 부근에는 다국적 브랜드들이 즐비한 쇼핑몰이 이어져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실내에서 주로 지낸다 해도, 이런 열기 속에서 업무를 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겠지요. 6월부터 8월까지는 관공서들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업무를 하지 않도록 정부가 정해놨습니다. 문제는, 방글라데시나 네팔같은 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야외활동 금지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건설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가사도우미들은 노예상태에 가까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메마른 도시, 이집트의 아스완

이집트의 생명줄인 나일강. 이집트 남부, 이 강의 상류에 아스완이 있습니다. 가말 압델 나세르 정권 시절에 지어진 아스완하이댐이 유명하지요. ‘시샤’라 불리는 물담배를 입에 문 남성들, 이집트의 전통 간식인 달달한 ‘함맘 마흐시’를 먹는 아이들, 비둘기 모이를 파는 사람들을 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집트의 아스완. 나일강 돛단배들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도시’랍니다. _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완의 연평균 강수량은 1.5mm 정도입니다. 비가 오지 않지만 나일강이 있기에 사람들이 모여살 수 있는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스완’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 원주민인 누비아인들의 옛말에서 나왔는데 ‘물이 너무 많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하기 때문에 생긴 이름입니다.

물에 젖은 도시, 콜롬비아의 부에나벤투라

부에나벤투라는 남미 콜롬비아의 항구도시입니다. 연간 강수량이 6275mm에 이릅니다. 6m 넘게 비가 온다니, 세계에서 가장 축축한 도시라 불릴만 하네요. 주민들 상당수가 골포토르투가스(거북이 만)이라 부르는 태평양에 면한 바닷가에 살고 있습니다. 연중 거의 쉴 틈없이 비가 오거나 습기가 차 있기 때문에 이곳 집들은 전통적으로 목조가 아닌 철제 지붕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부에나벤투라의 바닷가 공원. _위키피디아

안타깝게도 이 도시는 마약 밀매와 폭력으로도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내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되기 전까지, 이 도시에서는 마약갱과 반군들과 정부군의 유혈충돌이 줄을 이었습니다. 거리의 갱들도 제각각 도시의 구역들을 정해 싸움을 벌이곤 한답니다.

바람 잘 날 없는 뉴질랜드 웰링턴

이 도시에는 ‘바람부는 웰링턴(Windy Wellington)’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이 도시에 부는 바람은 평균적으로 시속 11km 정도의 강풍입니다. 때로는 시속 29km의 바람이 거리를 휩쓸기도 합니다.

바람부는 웰링턴을 묘사한 조형물. _Round the World Honeymoon

바람이 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위 40~50도 지역은 세찬 편서풍이 붑니다. 과거 유럽의 항해자들은 이 바람에 ‘로어링 포티즈(Roaring Fortie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적도에서 내려온 더운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온 찬 공기가 만나는 남미와 뉴질랜드 몇몇 지역이 이 바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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