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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윤리, 알랭 바디우가 프랑스 철학자들에 보내는 헌사

사유의 윤리 -현대 프랑스 철학에 대한 헌사알랭 바디우. 이은정 옮김. 길. 4/30 알랭 바디우, 이름만 알고 누군지는 잘 모르다가 지난달 이 은근 재미있어서 내친 김에 손을 댔다. 바디우가 '우리 자랑스러운 프랑스의 철학자들'에게 보내는 헌사다. 책의 원제는 쁘띠 판테온 어쩌구 하는 건데, 국내판 제목은 거기 비하면 몹시 거창하다. 오히려 부제 '현대 프랑스 철학에 대한 헌사'가 딱 맞는다. 무슨 책인지 잘 살펴보지도 않은 채 저자와 책 제목만 보고 가방에 넣은 뒤 지하철에서 펼쳤는데, 이 책이 '지하철에서 읽기에 적당한 책'에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크 라캉, 사르틀, 알튀세르, 들뢰즈, 데리다... 흐흐흐. 어차피 이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도 모르는 판에 이들에 대해 품평한 책을 읽는 게 무..

딸기네 책방 2014.05.01

외국 언론들이 바라본 세월호 참사...“한국 민주주의의 시험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어떨까. 희생자들에겐 애도를 보내지만,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킨 선박 승무원들과 무능한 구조당국,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싸늘하다. 커져가는 비판과 대통령의 사과 세월호 참사를 시시각각 보도해온 외국 언론들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박대통령이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한 것과 국민들 앞에 사과한 사실을 전하며 “군부 독재자(military strongman)의 딸인 박(근혜)에게는 치욕적인 순간(humbling moment)‘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대통령이 지난해 2월 집권한 이래로 북한의 위협 등에 맞서 강철같은 리더십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CNN방송도 박대통령의..

FIFA 이어 IOC도... “브라질 대회 준비 사상 최악”  

“지금까지 봐온 올림픽 준비 중 최악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을 여는 브라질을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준비 문제로 국제축구연맹(FIFA)과 불편한 관계가 된 브라질은 IOC까지 비난 대열에 합류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호주 출신인 존 코티스 IOC 부위원장은 29일 브라질의 올림픽 준비가 “여러가지 면에서 어떤 대회보다도 최악”이라며 “가장 준비가 안 돼있었던 2004년 그리스 올림픽 때보다도 못하다”고 맹비난했다. AP통신 등은 IOC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개최국을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코티스 부위원장은 올림픽 준비가 잘 안 되는 이유로 브라질의 관료주의를 지목했다. 그는 “..

말레이시아 여객기 국제 공동수색, 성과 없이 종료

실종된 지 두달 가까이 돼가는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의 잔해를 찾기 위한 국제 공동수색 작업이 사실상 성과 없이 종료됐다. 호주 공군은 실종 여객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양 연안 퍼스의 기지에서 수색작업에 동원됐던 공군기들과 인력을 이삼 일 안에 대부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ABC방송 등 호주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전날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바다 위에서 떠다니고 있을지 모르는 잔해를 찾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위성사진 등으로 촬영된 잔해 추정 물질들이 모두 실종 여객기와 상관 없는 물체였거나 아니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회수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하늘과 바다 위와 바다 밑에서 비행기 잔해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무..

타임 ‘영향력있는 100인’ 인도네시아 가사노동자 에르위아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이나 경제·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리스트다. 하지만 이 목록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홍콩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했던 에르위아나 술리스티야닝시라는 23세의 여성 노동자다. 자카르타글로브 등 인도네시아 언론은 타임의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리스트에 이례적으로 에르위아나가 이름을 올렸다며 26일 에르위아나의 ‘용감한 고발’을 다시 돌아보는 기사를 실었다. 에르위아나는 지난해 홍콩에 파견노동자로 이주해 한 가정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했다. 하지만 에르위아나가 일했던 집 주인은..

장자일기/ 마침내 끝

쓸모 있는 땅, 쓸모 없는 땅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습니다. "자네의 말은 쓸모가 없네." 장자가 말했습니다. "쓸모 없음을 알아야 쓸모 있음을 말할 수 있지. 땅은 한없이 넓지만 사람에게 쓸모 있는 땅은 발이 닿는 만큼뿐일세. 그렇다고 발이 닿는 부분만 남겨 놓고 그 둘레를 모두 황천에 이르기까지 다 파 없애면 그래도 정말 쓸모 있는 것일 수 있겠는가?" 에서. 치질을 고쳐주고 송나라 조상이 송 왕의 사신이 되어 진나라에 갔습니다. 떠날 때 수레 몇 대를 받았는데, 진나라 왕이 그를 반겨 수레 백 대를 더해 주었습니다. 송나라로 돌아와 장자를 만나 말했습니다. "이렇게 비좁고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군색하게 짚신이나 삼고, 버썩 마른 목에 누런 얼굴로 사는 것. 이런 일에 나는 소질이 없소. 수레 만 대를 ..

버스 정류장의 사람들

사르트르는 사람들의 모임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그냥 모여 있는 사람들은 '계열', 서로 소통하는 무리는 '그룹', 그리고 '조직'이다. 그 중 첫 단계인 '계열'은 사회적으로는 별 힘이 없다. 계열 속의 사람들은 서로 남이다. 책에 적혀 있는 유식한 말로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다. 반대로 그룹은 서로 엮이면서 융합된다. 그래서 '상호성'이 생겨난다. 이들이 마지막 단계인 '조직'이 되는 순간 '정치'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믿음이다. 나와 너는 이제 더이상 남이 아니야(그러고 보면 '우리가 남이가'처럼 정치적인 행위는 없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남이 되지 않는다는 보증이 있어야 한다. 배신자가 나올까 두렵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는 이 부분에서 회의주의로 돌..

르완다 학살 20년만에...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에서 '제노사이드' 재연 우려

아프리카 중부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노사이드(종족말살)를 방불케하는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르완다 학살 20년만에 다시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수단 온라인 매체인 수단트리뷴은 최근 북부 벤티우에서 민간인 최소 200명이 반군에 살해되는 등 곳곳에서 대규모 살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벤티우는 수단과 남수단이 공동관리하는 아브예이 유전 부근에 있는 소도시다. 지난 15일 벤티우를 장악한 반군은 이틀에 걸쳐 병원과 모스크, 교회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다. 남수단,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제노사이드' 수단트리뷴은 칼리발리 모스크 한 곳에서만 200명 가까이 희생됐으며 세계식량계획(WPF) 구호시설과 가톨릭 교회에서도 민간인들이 반군에 목숨을 잃었다..

미 대법원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자 우대) 폐지해도 된다”

미국 대법원이 22일(현지시간) 소수 인종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시 혜택을 줘온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9명의 대법관 중 찬성 6명, 반대 2명(1명은 불참)의 결정으로 미시간주의 공립대학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조치가 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히스패닉계 최초의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와 동성애자 결혼 주재 등으로 유명한 루스 긴스버그 대법관은 반대했으나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다수의 찬성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소수계에 대한 사회적 보상, '긍정적 차별' ‘긍정적 차별’이라고도 불리는 어퍼머티브 액션은 오랜 기간 구조적으로 차별받아온 흑인·여성 등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사회적 보상으로 시행돼왔다. 이 조치는 1935년 ..

뉴욕타임스 "도망친 선장, 수치" 로이터 "학생들은 복종의 대가로 목숨 지불"

‘가라앉은 배, 그리고 의무와 수치.’ 미국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한국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선장과 당국의 대응 등을 비판했다. 23일자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에 실린 사설은 “한국의 페리선 세월호가 왜 가라앉았는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우리는 선장이 수백명의 학생들이 절망적으로 분투하도록 남겨둔 채 배에서 걸어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최후까지 남아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은 선장의 임무이자 오랜 전통임에도 이번 사고에서는 그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으며, 16~17세의 학생들 수백명이 고통스러운 싸움을 하는 사이 승무원들은 3분의 2가 대피해 목숨을 건졌음을 지적했다. 신문은 “왜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선실에 남아 있으라고 했는가? 왜 그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