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팔레스타인 아기 살해 '축하'하는 유대인들 동영상 파문

독실한 유대교도의 결혼식장에 하객들이 모여 있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결혼 피로연장같다. 그런데 갑자기 유대교 전통 모자를 쓴 이들이 총과 칼, 화염병을 들어올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한 아기의 사진을 향해 칼로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복수를!’이라고 외친다. 사진 속 아기는 생후 18개월만에 유대인들에게 살해된 알리 다와브샤다. 알리는 지난 7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두마에 있는 집에서 유대 극우파들의 방화로 불에 타 숨졌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채널10 TV를 통해 공개된 26초 분량의 동영상은 이달 초 유대 극우파의 결혼식장에서 찍힌 것으로, 알리의 사진을 놓고 살인을 ‘자축’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 있던 유대인들이 들어올린 총 중에는 이스라엘군의 라이플도 있었다. 18개월 아..

여성 투표율 82%... 사우디 역사 새로 쓴 지방선거 당선 ‘여성 20인’

“내가 사는 곳 여성들 90%는 신분증이 없고, 투표도 못했다. 신분증이 있는 여성들 중에서도 남편이나 아버지의 반대로 투표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곳에서)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생애 처음으로 뭔가를 얻어낸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과 기쁨에 울음을 터뜨렸다.” 살마 빈트 하잡 알오테이비는 두 아들을 둔 여교사다. 보수적인 종교법이 삶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곳, 이슬람 신앙의 중심지인 메카의 마드라카 지역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서 그는 ‘역사’를 만들었다. 지난 12일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사우디 최초의 여성의원이 된 것이다. 지방의회인 데다 행정 자문기구 성격이 짙지만 이 나라 여성들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고 처음으로 후보로 나선 선거에서 그는 첫 ..

[뉴스 깊이보기] IS 새 근거지는 리비아? 유럽 목전으로 오나

리비아가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다.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지 4년이 넘었지만 리비아는 안정되기는커녕 더 큰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대한 제재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유엔 산하 전문가위원회는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낸 보고서에서 리비아에 IS 전투원 2000~3000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이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전략적으로’ 영토를 넓혀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IS 같은 극단조직들이 득세하는 것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IS는 조직을 세우고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악명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논의, 물 위로 부상

시리아 전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러시아는 독재정권을 지켜주려 하고, 미국과 프랑스 등은 테러조직을 파괴하고 싶어한다. 주적도, 동맹관계도 모두 꼬여 있다. 거기에 더해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떨어뜨리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반이슬람국가(IS) 공동전선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러시아 전투기 격추사건 이후 서방 대 러시아의 대립이 더욱 심해진 가운데 ‘비행금지구역(NFZ)’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미군 신문 스타스&스트라이프스와 공영라디오방송(NPR) 등은 24일 NFZ 설정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미 몇달 전부터 프랑스와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 NFZ를 만드는 방안을 거론해왔다. 미국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마르코 루비오, 린지 그레이엄 등 주요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

죽어가는 시리아인들…최대 적은 IS·외국군 아닌 ‘자국 정부’

4만2234. 지난 13개월 동안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한 횟수다.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 프랑스, 러시아가 줄줄이 공습에 나서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연일 퍼붓는 폭탄과 미사일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난 9월말 공습을 시작한 뒤 50여일 만에 민간인 403명 이상이 숨졌다. 러시아군이 공습으로 사살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은 381명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더 컸다. 외국군의 공습은 전투기 비행음이라도 들리고 정부군이나 이슬람국가(IS) 등의 군사시설을 겨냥하니 그나마 낫다. 가장 무서운 것은 첨단 미사일이 아닌 정부군의 통폭탄(barrel bomb)이다. 정부군은 반군을 잡는다며 드럼통에 TNT 따위 폭발물을 가득 넣은 통폭탄을 알레포나 하마 같은 대도시 시장통에 떨어뜨린다. 지난 13개..

이번 세기 말 중동은 사람 살 수 없는 곳 될지도

지난 7월 31일, 페르시아만에 면한 이란의 항구도시 반다르 마샤르의 낮 기온이 74도를 기록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가 중동은 물론, 인도와 유럽 남부 등을 휩쓸었다. 열파(heat wave)가 이어지자 이라크에서는 냉방용 전기가 모자라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물 부족이 극심해지고 트레킹 나선 관광객이 열사병에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이번 세기 안에 중동 여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제러미 팰과 엘파티흐 엘타히르 교수는 지금처럼 탄소를 쏟아낼 경우 이르면 2070년 무렵에는 걸프 대부분 지역에 혹서가 일상화되고, 이번 세기 안에 몇몇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

[뉴스 깊이보기] ‘팔레스타인인줄 알고’ 유대인까지 죽인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폭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팔레스타인인들, 자국 내 아랍계에 대한 탄압의 부메랑이 결국 이스라엘의 유대인에게로 돌아왔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사람인줄 알고’ 이스라엘 유대인을 사살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군이 예루살렘에서 한 남성을 사살했다. 군은 이 남성이 “팔레스타인 테러범이라고 생각해”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팔레스타인인이 아닌 이스라엘인이었고, 이스라엘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아랍계도 아닌 유대인이었다. 게다가 유대교 학교인 예슈바 학생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은 검시 과정에서였다. 시신을 검사한 의사가 자국민 유대인임을 알고 경찰과 군에 알린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러시아 남부의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에서 이주해온 심차 호다토프라..

이란의 석유자원과 산업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릴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역사적인 핵 합의’가 타결되면서 이란이 국제 에너지 시장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P5+1)과 이란이 핵협상의 큰 틀에 합의했고, 7월 13일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란 핵 ‘의혹시설’을 국제기구가 사찰하고, 그 대신 서방은 경제 제재 해제의 절차와 범위, 시한 등을 정한 것이죠. 타결되고 일주일만인 7월 20일 유엔 안보리가 핵 합의안을 추인했습니다. 이때부터 90일 이후 협정이 발효되게 돼 있으니, 발효 시점은 10월 19일입니다. 협정이 발효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핵시설을 조사하게 됩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올 연..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뒤엔 이 사람- 이란의 '다크나이트' 솔레이마니

지난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회의. 이란 장성이 시리아 지도를 펼쳐놓고 러시아 관리들에게 경고를 했다. 러시아가 지원해온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위기라는 것이었다. 이 장성은 “하지만 러시아가 도와준다면 승리로 바꿀 수 있다”고 설득했고,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에 나섰다. 크렘린을 움직인 사람은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이다. 핵 협상이 타결돼 이란 정부가 미국과 축배를 들 때, 물밑에선 ‘아사드 구하기’를 목표로 러시아와 이란의 연대가 시작된 것이었다. 러시아 전투기는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시리아 반정부 진영을 공격하고 있고, 이란 특수부대는 지상에서 아사드를 돕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두 나라의 공조가 몇 달 전부터 준비돼왔던 것이라며 그 핵심에 있는 솔레이마니의 ‘러시아 ..

팔 대통령 “이스라엘과의 협정 못 지키겠다” ...파탄난 오슬로협정  

1993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오슬로협정’은 양측의 오랜 분쟁을 끝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할 길을 닦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졌고, 두 사람은 그 공로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했던 요르단강 서안지구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세워졌으며, 팔레스타인은 유엔의 옵서버국가가 됐다. 올해 유엔 총회에서는 처음으로 유엔본부 앞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걸렸다. 하지만 이-팔 관계는 안정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이스라엘의 도발과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가 이어졌고, 이스라엘은 수차례 침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초토화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