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3993

풍력이냐 원자력이냐... 목표는 큰데 현실은 녹록지 않은 유럽의 에너지 구상

풍력이냐 원자력이냐.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소비를 늘리겠다며 유럽이 야심찬 에너지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터빈을 돌리는 바람이 국경을 넘기는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여전히 유럽 내에서조차 자국 에너지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의 유통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들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목표를 결정합니다. 이 회의에서 스페인과 프랑스 간에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2일 보도했습니다. 핵심 이슈는 양국간 접경인 피레네 산지의 송전설비 설치 문제입니다. 스페인은 최근 풍력발전량이 늘어나자 유럽국들로 전기를 수출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가 피레네 지역을 거쳐 ..

한 눈에 보는 에볼라

치사율은 높지만 발병·전염 사례는 극히 적었던 에볼라 출혈열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미국과 유럽에 상륙했다. 올 들어 20일까지 사망자는 4500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에볼라 환자와 접촉했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300여명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지난 16일 의심환자가 나왔지만 다행히 에볼라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세계가 항공교통망으로 밀접하게 결합돼 있는 만큼 바이러스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힘들며, 발병지역에 대한 구호 지원과 질병 유입 시 신속한 대응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특징과 감염 경로, 발병 시 나타나는 단계별 증상, 예방 조치 등을 인포그래픽으로 알아본다.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 '눈보라 참사'

이스라엘 여성 마야(21)는 지난 14일 네팔 북부 트레킹을 시작했다.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나선 마야와 친구들은 안나푸르나의 절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모두 마야처럼 큰 두려움 없이 산행길에 오른 20대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일순 눈보라가 몰아쳤고, 마야의 카메라에 남아 있는 친구들 중 몇몇은 눈 속에 쓰러졌다. 마야는 5시간을 걸어서 대피용 오두막을 찾아냈다. 거기서 스무 시간을 버티다 15일 아침 다시 길을 나섰다. 어깨 높이로 쌓인 눈 사이를 헤집으며 내려오다가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카트만두의 병원으로 이송된 마야는 19일 영국 가디언에 당시의 두려움을 털어놨다. “눈 덮인 주검들, 흩어진 배낭들 위를 넘어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의 공포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높이 8091m, ..

[월드피플]“사람 죽이는 정책 그만둬라” 외로운 싸움 나선 피자배달부

“이라크에서, 시리아에서, 가자지구에서, 퍼거슨(흑인 소요가 일어났던 미국 미주리주 도시)에서, 사람들을 죽인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 그것이 정부 정책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사는 한 남성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다. 온라인 상의 청중들을 향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 일이다, 살인을 그만두자”고 호소한다. 미국 정부가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미국 내에서 무고한 이들의 죽음을 양산하면서 국가안보니 국방정책이니 하고 주장하지만 이런 정책으로는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지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이 남성이 열변을 토하고 있는 곳은 어느 주택의 주방처럼 보인다. 안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된 대규모 살상정책에 맞서 ‘생각의 전환’을 ..

전직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맞선 이유는? 리언 패네타 vs 버락 오바마

리언 패네타(76)는 미국의 변호사 출신 정치인이다. 샌타클라라 대학에서 공공정책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했다. 1977년부터 93년까지 16년 동안 하원의원을 지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나, 그가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뒤였다. 오바마는 2009년 패네타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앉혔고, 2년 뒤에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총괄했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그를 발탁했다. 국방장관이 될 당시 패네타는 이미 73세의 고령이었기에 다소 의외의 임명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2013년 장관직 퇴임과 함께 정계에서도 물러났던 패네타가 요즘 워싱턴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펴낸 회고록에 ‘북한에 핵무기를 쓰려 ..

신(新) 검열의 시대... 사이버 '통제'를 추구하는 국가와 웹 사용자들의 싸움

얼마 전 홍콩 도심에서 중국의 통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중국 측이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접속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이전부터 차단해왔지만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막지 않고 있었다. 홍콩 시위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퍼지자 이 서비스마저 막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여름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당시 총리의 권위주의 통치에 반발하며 이스탄불 등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지금은 대통령이 된 에르도안은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이 터지거나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페이스북·유튜브 같은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빈축을 샀다. 웹 검색·사이트 차단 넘어 인터넷 연결 끊기도 국내에서도 ‘온라인 검열’이 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동성결혼을 옹호하는 대만 달팽이

‘가족의 다양성을 기념하는 달팽이.’ 대만의 과학자들이 신종 달팽이에게 ‘동성 결혼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이름을 붙였다고 BBC방송 등이 13일 보도했다. 대만 과학자들이 동성결혼을 옹호하기 위해 ‘가족의 다양성’을 뜻하는 단어를 집어넣어 ‘아에지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라 명명한 달팽이. 사진 BBC ‘아에지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라 명명된 이 달팽이는 자웅동체(암수 한 몸)로 2003년 대만 동부에서 발견됐으며, 지금껏 보고되지 않았던 신종임이 최근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세계에서 성적 지향 따위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달팽이에게 가족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학명을 붙였다. 이 달팽이를 연구한 타..

미 국방부가 꼽은 국가안보 최대 위협은 '기후변화'

미 국방부가 꼽은 최대 위협은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닌 기후변화였습니다. 13일 미 국방부는 국가안보에 기후변화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단언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테러 증가, 전염병, 세계의 빈곤과 식량부족 등을 미국의 주된 안보 위협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도적 위기가 늘어나면서 군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앞으로 미군이 싸워야 할 ‘적’은 적성국의 군대나 테러조직을 넘어 해수면 상승, 강력한 폭풍우와 광범위한 가뭄 등으로 바뀐다는 것이죠. 따라서 전쟁 중심의 작전계획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명시했습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올해말 유엔 기후변화..

[월드피플] 코카 재배농, 3선 대통령으로..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선 승리

코차밤바는 볼리비아 중부, 안데스 산지에 위치한 고원이다. 인구 190만명의 이 도시는 한때 전 세계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관심 속에 유명세를 떨쳤다. 정부가 수도사업을 민영화하면서 미국 기업 벡텔에 물 공급권을 내주자 주민들이 ‘물 싸움’을 벌여 결국 벡텔을 몰아낸 것이다. 하지만 코차밤바에는 물 싸움 말고도 유명한 것이 또 있다. 코카인의 원료이자 미국 탄산음료 코카콜라의 이름이 된 식물 ‘코카’가 이 곳에서 많이 재배된다. 볼리비아 정부는 남미 ‘마약과의 전쟁’을 지원하고 나선 미국의 압박 속에 코카 재배를 금지시키고 코카를 키우는 가난한 농민들을 탄압했지만, 안데스 원주민들은 이 식물을 오래 전부터 식용·약용으로 써왔다는 점을 들며 맞섰다. 코카를 코카인으로 정제해 마약으로 공급하는 것이 문제이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녀,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스토리

소녀는 영특했다. 늘 교육을 강조하며 밤늦게까지 딸을 앉혀놓고 정치토론을 벌이던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9세에 처음으로 마을 사람들 앞에 나와 학교 교육에 대해 발언할 정도로 조숙했다. 11살 때에는 영국 BBC방송 블로그에 가명으로 자신의 생활과 소녀들이 학교에 가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운명은 가혹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17·사진)가 살던 곳은 파키스탄 북서부 팍툰콰주의 밍고라였다. 소아마비 접종을 해주는 보건요원들이 외국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극단세력의 공격을 받는 파키스탄이지만, 그중에서도 밍고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깝고 탈레반이 기승을 부리던 곳이었다. 탈레반은 2009년 1월 모든 소녀들의 교육을 금지시킨 뒤 여학교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곡절 끝에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