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다시 고개드는 신종플루... 근심하는 빈국들

딸기21 2009. 5. 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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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하고 세계 각국 감염자수가 늘어나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팬데믹(글로벌 전염병)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5일 멕시코와 접경한 텍사스주 캐머런 카운티의 한 여성(33)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이 여성은 인플루엔자가 겹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료진들은 밝혔다. 앞서 멕시코에서 넘어온 유아가 숨진 적은 있지만, 미국 내 거주자 중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미 보건부는 신종플루로 인해 더이상 학교들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휴교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긴장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감염자가 4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감염 사례가 보고된 주는 모두 38개주로 늘었다. 전날만 해도 CDC는 감염자가 286명이라고 밝혔었는데, 하루 만에 100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남태평양에 구호물품을 싣고 가던 미군 함정에서 감염자가 나타나 회항하는 일도 벌어졌다.

세계 신종플루 감염자도 계속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21개국 1700여명이 감염자로 확인됐으며 그 중 1500명 이상은 멕시코와 미국인이다. 캐나다 감염자도 165명으로 늘었다. WHO는 신종플루 대응이 취약한 72개국에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해주기 위해 5일 240만명 분의 약품을 선적하기 시작했다.
일본 NHK방송은 WHO가 전염병 경보단계를 현재의 5단계에서 ‘팬데믹(글로벌 전염병) 상황’을 의미하는 6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WHO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유럽 등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2차 전염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6단계 경보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실제로 6단계가 발령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멕시코는 공공기관 휴무 기간이 끝나는 5일부터 거리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도 신종플루 사망자가 3명 더 나왔고, 이로써 확인된 감염 사망자는 29명으로 늘었다. 감염자는 사망자 포함 총 942명이다. 멕시코시티 시 당국은 시민들이 ‘정상 생활’로 복귀하게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확산 재발을 우려해 다중 집회를 계속 금지시키고 있다.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매년 열리던 유명한 5월5일의 ‘싱코 데 마요(전승기념일)’ 축제도 취소됐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재무장관은 이번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손실이 최소 2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도 0.3~0.5%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 등을 지원하기 위해 13억달러 규모의 특별 경기부양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겨울 앞둔 남반구 '바이러스 공포'


겨울을 앞두고 있는 남반구 빈국들에 신종인플루엔자 A(신종플루)가 전파돼 재앙을 일으킬 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에이즈, 말라리아 등 숱한 전염병에 짓눌려 있는 아프리카 빈국들이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더 큰 부담을 져야 하게 됐다고 5일 보도했다. 아직 아프리카에서는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각국은 공항 검역을 강화하고 격리시설을 만드는 등 전염병 상륙에 대비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 열감지기를 배치했으며, 우간다와 잠비아, 에티오피아도 검진센터를 만들고 격리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예산이 없어 항바이러스제도 사들이지 못하는 형편이다. 보건 인프라가 열악하고 치료제도 없을 뿐 아니라 환자를 후송·검사·진단하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
남아공을 비롯한 적도 이남 남반구 국가들은 이미 에이즈, 말라리아, 콜레라, 뇌수막염 등의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신종플루까지 겹쳐지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우간다 보건부의 전염병 전문가 샘 자람바는 AP 인터뷰에서 “이 지역 주민들은 에이즈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라며 “신종플루가 발생할 경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와 달리 신종플루는 기침만으로도 옮겨지기 때문에 예방 지식이 적고 위생수준이 낮은 빈국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멕시코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미권도 겨울을 앞두고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신종플루와 함께 겨울철에 빈발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까지 유행할 경우 감염·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남미에서는 엘살바도르 2명, 콜롬비아·코스타리카에서 각각 1명 등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25명이 의심환자로 조사를 받고 있어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예방교육 등에 긴급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브라질의 백신 생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에서 항바이러스제 보유량을 공개한 나라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뿐이며, 다른 나라들은 보유량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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