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010 핫이슈

딸기21 2010. 12. 3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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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세계를 휩쓴 뉴스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이슈별로 짚어봅니다.


올해는 위키리크스의 한 해


지난 7월 22일이었죠. 위키리크스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기밀문서 9만건을 공개했습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미군이 아프간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정보. 미군의 민간인 살상이 그대로 드러났는데요. 

이어서 10월 22일에는 이라크전 관련 기밀문서 40만건을 공개했습니다. 역시 여기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군의 이라크전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 관련 자료들이었습니다. 특히 미군의 검문소가 주된 민간인 학살의 장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큰 파장을 불러온 외교문건 공개

11월 28일 위키리크스는 미국 국무부가 한국 등 전세계에 퍼져 있는 270여개 해외 공관과 주고받은 외교 전문 25만건을 입수, 순차적 공개에 들어갔습니다. 이 파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모든 문서들이 공개될 때까지 이어지겠죠. 

이런 식의 대규모 폭로는 사실 유례가 없기 때문에 이전의 어떤 공익제보 혹은 내부고발 사례와도 그 파장을 비교하기가 힘든데요. 한국 정부가 북한 붕괴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든가, 미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에 대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등의 여러 가지 물의를 빚을 만한 내용이 들어있었죠.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이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영국대사관 앞에서 해커 모임 ‘어노니머스’의 가면을 쓰고 줄리언 어산지를 석방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드리드 _ 로이터연합뉴스


위키리크스를 만든 줄리안 어산지는 얼마 전 영국에서 체포됐다고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앞으로 위키리크스 활동은 어떻게 될까요.

각국 정부가 민간기업들에까지 압력을 넣어서 서버를 막고 후원금 지불을 봉쇄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만, 위키 자원봉사자들은 계속 폭로활동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죠. 미국 정부는 어산지를 악마처럼 묘사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을 밝혀낸 용사라는 찬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위키리크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이라크 미군들의 민간인 살상 동영상을 공개한 일이었습니다. 이 동영상을 제공한 미 육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은 지금 체포되어 가혹한 처분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아무튼 그 뒤로 위키리크스하고 그 창설자인 어산지는 미국 정부의 눈엣가시가 됐지만 위키리크스의 내용을 보전하기 위한 자발적인 인터넷 운동은 오히려 세계 각국으로 번졌습니다. 더 이상 정보를 국가기관이 통제하기는 힘든 시대임을 보여주는 일이겠지요.


유럽발 항공대란

4월 14일 아이슬란드 아이야프야플라예르쿠둘 화산 폭발로 유럽 전역에서 화산재가 상공을 덮어,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항공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북서부 10여개국이 화산재 여파로 공항을 폐쇄, 세계 여러 대륙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며칠 씩 중단되고 항공기 이용객 연인원 수억 명이 발이 묶였죠. 항공사들은 화산재를 피해 비행기 운항 고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등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애를 먹었고요.



사진은 화산재와 전혀 상관 없는...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유럽 공항들이 닫히자 연쇄적으로 전세계 공항에서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폴란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려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발 묶여 참석을 못 했을 정도였습니다.

런던 히드로공항 운항 중단되자 지구 반대편 자메이카의 킹스턴에서 호텔들이 발 묶인 관광객들 덕에 특수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이 얼마나 긴밀하게 하나로 이어져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케 해준 사건이었죠.


미-러 핵무기 감축 협정 체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4월 8일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역사적인 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에 서명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1991년 타결했던 1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이후 약 20년만에 이뤄진 가장 포괄적인 핵 군축 협정으로 평가됩니다. 

향후 7년간에 걸쳐 2200기에 달하는 장거리 핵탄두를 1550기로, 지상-해상 배치 미사일은 1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한다는 내용의 최종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MD)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지요.


이번 협정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상대국을 여러 차례 파멸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며, 미러 양국은 여전히 지구상 핵무기의 90% 이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양국의 핵무기를 감축하겠다는 의지가 진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평입니다.


인공생명체 최초 탄생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DNA를 만들어, 이를 주입시킨 박테리아를 탄생시켰습니다. 생명의 근원인 유전정보를 인간 마음대로 조합한 인공생명체가 처음으로 태어난 겁니다.

미국 생명공학벤처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 연구팀이 인공적으로 만든 DNA로 박테리아 군체를 증식시키는 데에 성공, 5월 21일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자들이 생명체의 유전자를 조작·변형하는 단계를 넘어 완전히 ‘제조’해낸 것이어서, 생명공학 연구의 이정표로 평가받았습니다. 

인공생명체 탄생...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http://ttalgi21.khan.kr/2839


연구를 이끈 크레이그 벤터는 1990년대 다국적 연구계획인 ‘인간게놈프로젝트’와 경쟁하며 게놈 연구를 선도한 인물이죠. 하지만 벤터의 연구가 늘 그랬듯 이번에도 윤리적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트위터·페이스북 활기


140글자 이내로 단문 메시지를 보내는 사회적 네트워킹 사이트인 트위터 메시지가 8월 2일 200억번째를 기록했습니다. 멘션이라고 부르는 이 메시지의 주인공은 도쿄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드러났는데요. 트위터는 창설된지 4년만인 지난 3월 100억번째 트위트를 기록한데 이어 다시 반 년만에 200억번째 메시지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전세계에서 5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현 최고경영자(26)는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7월 21일 사용자 수가 5억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저커버그는 2010 시사주간 타임 '올해의 인물'로도 선정됐죠. 

온라인에서 사람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특성상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사용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게 되지만, 5억명이라는 것은 경이적인 수치입니다.
페이스북이 만들어진 것은 2004년. 당초엔 하버드대에 다니던 저커버그가 취미삼아 학생들끼리 안면을 터주는 사이트로 만들었던 것인데요. 하지만 바람을 타면서 세계적인 사이트로 부상했습니다. 저커버그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업자들)의 뒤를 잇는 젊은 벤처사업가의 우상으로 떠올랐습니다.



2010년 스러진 별들


문화예술계 별들이 많이 스러진 한 해였습니다.

미국의 역사학자 하워드 진(88)이 1월 27일 타계했습니다. 흑인 민권 운동, 베트남 전쟁 반대 등의 평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이었죠.
세상 뜰 때까지 보스턴대 명예교수였고요. 국내에도 '미국민중사'를 비롯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오만한 제국', '전쟁에 반대한다' 등 여러 저서가 출간돼 있습니다.

하워드 진 타계 http://ttalgi21.khan.kr/2613


같은 날 ‘호밀밭의 파수꾼’의 고독한 작가, 미국 소설가 J D 샐린저(91)도 사망했습니다. 6월 18일에는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프랑스 출신 미국 여성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가 5월 31일 사망했고요. 국내에도 부르주아 작품 전시된 미술관이 있고 미술 팬들 중엔 부르주아 사랑하는 이들이 많죠. 연세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돌아가실 때 99세였고요.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중 한 명으로 불렸던 호주 오페라 가수 존 서덜랜드(84)는 10월 11일 타계했습니다.


배우 겸 감독 데니스 호퍼


영화계에서도 진 별들이 많았습니다.


50년대 할리웃 미남배우, 마릴린 먼로와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열연했던 토니 커티스(85)가 9월 29일 사망했습니다. '이유 없는 반항'의 배우이자 '이지라이더' 감독인 할리웃 배우·감독 데니스 호퍼(74)가 5월 29일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미 하버드대 교수 출신 작가 에릭 시걸(73)이 1월 7일 사망했습니다. 올림픽위원회를 이끌었던 국제 스포츠계 거목, 스페인 출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90)도 4월 21일 타계했습니다. 

대선 재출마설이 나돌던 아르헨티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대통령 남편이죠. 60세에 지병으로 10월 27일 사망했습니다. 옛소련 총리를 지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72)도 11월 3일 세상을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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