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왕의 서사시, 샤나메 (5) 이리즈의 죽음

딸기21 2005. 4. 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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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장막이 걷히자 형들은 이리즈의 천막으로 갔다. 이리즈는 그들을 반갑게 맞았지만 형들은 인사 대신 동생을 추궁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투르가 말했다.
"어째서 어린 네가 연장자인 우리 위에 군림하고 있는 거냐?"
이 말을 들은 이리즈가 대답했다.
"권력에 굶주린 형님들에게 이르노니,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평화를 얻으십시오. 저는 이란의 주인이 되고싶어하거나 왕좌를 욕심내는 것이 아닙니다. 불화를 가져오는 권력이라면, 결국은 눈물로 끝을 맺게 될 겁니다. 우리가 평화롭게 지내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면 저는 이란의 왕좌에서 기꺼이 내려올 것입니다. 형님들이 저로 인해 괴로워한다면, 저는 결코 세상을 얻으려 욕심내지 않을 겁니다. 제 마음은 비천한 저에게 ‘좋은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있답니다."

사악한 생각에 사로잡힌 투르는 이리즈의 말을 듣고서도 마음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리즈의 진실한 답변이 아니었다. 투르는 성을 내며 앉아 있던 의자를 동생에게 집어던졌다. 이리즈가 자비를 청하며 말했다.
"형님, 신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아버지가 불쌍하지도 않으십니까. 부디 바라오니, 저를 핍박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피를 흘리면 신께서 보복을 하실 겁니다. 남의 생명을 빼앗은 자라는 말을 들으셔서는 안 됩니다. 악행을 저지르지 마세요. 옥수수 한 알을 지고 가는 작은 개미조차 밟아 죽여서는 안 됩니다. 개미도 생명이 있습니다. 생명은 은총입니다. 저는 이제 형님들의 눈앞에서 사라져서 은둔하며 살겠지만,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형님들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리즈의 말은 투르의 성을 돋굴 뿐이었다. 투르는 군화에서 독이 묻은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어 왕재(王才)인 이리즈의 가슴을 찔렀다. 젊은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숨을 거뒀다. 투르는 아우의 목을 베어내 사향과 용연향(龍涎香)으로 채워 아버지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적었다.
"당신이 사랑했던 자가 여기 있으니, 그에게 왕좌와 왕관을 내주려면 내주시오."
이런 사악한 짓을 저지르고 나서 형제는 막사를 접고 룸과 카타이로 돌아갔다.

한편 페리둔은 이리즈가 떠나간 길을 바라보면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페리둔은 이리즈가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을 마중 내보낸 뒤 자신도 직접 길을 나섰다. 그러나 페리둔 일행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하늘을 뒤덮은 먼지구름 뿐이었다. 흙먼지가 가까워오더니 슬픔에 잠긴 표정을 한 사자(使者)가 나타났다. 사자는 소매에서 금으로 만든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는 비단으로 싼 이리즈의 머리가 들어있었다. 사자의 얼굴을 대하는 순간 두려움이 페리둔을 엄습해왔다. 아들의 머리를 본 페리둔은 슬픔에 잠겨 말에서 내려왔다. 절규가 대기를 흔들고 군대는 통곡했다. 이리즈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깃발을 찢고 북을 부수고 코끼리와 징에 애도의 표식을 달았다.

페리둔은 걸어서 궁성으로 돌아왔다. 페리둔에게 달려온 귀족들은 먼지 가득한 길을 똑같이 밟아갔다. 이리즈의 정원에 이르렀을 때 페리둔은 비틀거리면서 젊은 아들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페리둔은 검은 흙을 왕좌에 던지면서 머리를 풀어헤치고 눈물을 흩뿌렸다. 그의 절규는 7개의 하늘을 거슬러 올라갔다. 페리둔이 비통해하며 말했다.
"삼라만상의 주재자이신 신께 기도하오니, 사악한 형제들에게 살해된 죄 없는 이 아이를 굽어보소서! 그들의 마음을 메마르게 만들어 더이상 즐거움이 깃들지 못하게 하소서. 이리즈에게서 나온 영웅이 복수해줄 때까지 제가 살아있을 수 있도록 하소서. 그 전사의 얼굴을 보고난 뒤 저는 제게 어울리는 죽음의 길을 것이며, 흙이 제 몸을 덮을 것이옵니다."

페리둔은 깊은 슬픔에 빠져 밤에도 낮에도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었고, 아들의 정원에서 종일 시간을 보냈다. 땅을 의자삼아, 흙을 침대삼아 지내는 동안 페리둔의 눈물이 대지를 적셨다. 가슴까지 풀이 자라나도록 페리둔은 그 곳에 머물렀다. 두 눈은 눈물로 멀어버렸지만 마음에서는 슬픔이 떠나지 않았고, 입에서는 통곡이 그치지 않았다.
"아들아, 내 아들 이리즈야, 너처럼 죽어간 왕자가 세상에 또 어디있겠니. 아흐리만에 머리를 빼앗기고 사자들에게 몸통을 찢기우다니." 페리둔의 통곡이 세상에 퍼져나갔다.

오랜 세월이 흘러, 페리둔의 귀에 이리즈가 남기고 간 딸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소녀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것을 들은 페리둔은 여자들이 거처하는 곳에서 손녀를 찾아냈다. 그녀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페리둔은 손녀를 젬시드 가문의 전사인 페스쳉 Pescheng 과 결혼시켰다. 페스쳉과 아내는 잘생기고 튼튼한, 왕자답게 생긴 아기를 낳았다. 그들은 아직 어린 아기를 페리둔에게 데려왔다.
"대지의 주인이시여, 이리즈를 보면 마음이 기뻐지실 겁니다."
증손자를 본 페리둔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페리둔은 아이를 팔에 안고 신에게 기도했다.
"신이시여, 아기를 볼 수 있도록 제 눈을 다시 돌려주소서."

Now when the curtain that hid the sun was lifted, the brethren went forth unto the tents of Irij. 
And Irij would have greeted them, but they suffered him not, but straightway began to question him, and heap reproaches upon his head. And Tur said-
"Why hast thou uplifted thyself above us, and is it meet that thy elders bow down before thee?"
When Irij heard their words, he answered, 
"The Kings greedy of power, I say unto you, if ye desire happiness, strive after peace. I covet neither the royal crown nor the hosts of Iran; power that endeth in discord is an honour that leadeth to tears. And I will step down from the throne of Iran if it shall foster peace between us, for I crave not the possession of the world if ye are afflicted by the sight. For I am humble of heart, and my faith bids me be kind. "

Now Tur heard these words, but they softened not his spirit, for he knew only that which is evil, and wist not that Irij spoke truly. And he took up the chair whereon he sat and threw it at his brother in his anger. Then Irij called for mercy at his hands, saying-
"The King, hast thou no fear of God, no pity for thy father? I pray thee destroy me not, lest God ask vengeance for my blood. Let it not be spoken that thou who hast life takest that gift from others.
Do not this evil. Crush not even the tiny ant that beareth a grain of corn, for she hath life, and sweet life is a boon. I will vanish from thy sight, I will live in solitude and secrecy, so thou grant that I may yet behold the sun."

But these words angered Tur only the more, and he drew from his boot a dagger that was poisoned and sharp, and he thrust it into the breast of Irij, the kingly cedar. And the young lord of the world paled and was dead. Then Tur cut the head from the trunk, and filled it with musk and ambergris, and sent it unto the old man his father, who had parted the world, saying-
"Behold the head of thy darling, give unto him now the crown and the throne. "
And when they had done this evil deed the brethren furled their tents, and turned them back again unto the lands of Roum and Cathay. 
Now Feridoun held his eyes fastened upon the road whither Irij was gone, and his heart yearned after him. And when he heard that the time of his return was come, he bade a host go forth to meet him, and he himself went in the wake. Now when they were gone but a little way they beheld a mighty cloud of dust upon the sky. And the cloud neared, and there came thence a dromedary whereon was seated a knight clad in the garb of woe. And he bare in his arms a casket of gold, and in the casket were rich stuffs of silk, and in the stuffs was wrapped the head of Irij. And when Feridoun beheld the face of the messenger his heart was smote with fear, but when he saw the head of his son he fell from his horse with sorrow. Then a cry of wailing rent the air, and the army shouted for grief, and the flags were torn, and the drums broken, and the elephants and cymbals hung with the colours of mourning, because that Irij was gone from the world. 

And Feridoun returned on foot unto the city, and all the nobles went with him, and they retraced their steps in the dust. Now when they were come to the garden of Irij, Feridoun faltered in his sorrow, and he pressed the head of the young King, his son, unto his breast. And he cast black earth upon his throne, and tore his hair, and shed tears, and his cries mounted even unto the seventh sphere. And he spake in his grief and said-
"O Master of the world, that metest out justice, look down, I pray thee, upon this innocent whom his brethren have foully murdered! Sear their hearts that joy cannot enter, and grant unto me my prayer. Suffer that I may live until a hero, a warrior mighty to avenge, be sprung from the seed of Irij. Then when I shall have beheld his face I will go hence as it beseemeth me and the earth shall cover my body."

Thus wept Feridoun in the bitterness of his soul, neither would he take comfort day and night, nor quit the garden of his son. And the earth was his couch and the dust his bed, and he watered the ground with his tears. And he rested in this spot till that the grass was grown above his bosom, and his eyes were blinded with weeping. Yet his tongue did not cease from plaining and his heart from sorrow. And he cried continually-
"O Irij, O my son, my son, never prince died a death like thine! Thy head was severed by Ahriman, thy body torn by lions."
Thus mourned Feridoun, and the voice of lamentation was abroad. Then it came about that after many years had passed Feridoun bethought him of the daughter of Irij, and how that men said she was fair. And he sought for her in the house of the women; and when he learned that she was fair indeed, he desired that a husband be found for her, and he wedded her unto Pescheng, who was a hero of the race of Jemshid. And there was born unto them a son fair and strong, worthy the throne. 

And when he was yet but a tender babe they brought him to Feridoun and cried-
"O Lord of earth, let thy soul rejoice, behold this Irij!"
Then the lips of Feridoun were wreathed with smiles, and he took up the infant in his arms and cried unto God, saying-
"O God, grant that my sight be restored unto me, that I may behold the face of this ba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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