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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2인자'가 기밀 누설자?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합참차장 조사 파문

딸기21 2013. 6. 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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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leak·누설)’의 끝은 어디일까.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의 도덕성과 명분에 타격을 입히는 폭로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군 서열 2위였던 전직 장성이 기밀 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NBC방송은 27일 수사·재판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군 합참 차장 출신인 퇴역장성 제임스 카트라이트가 지난해 벌어진 ‘이란 사이버공격작전 누출사건’의 혐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2010년 7월 일어난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해킹이었다. 독일 지멘스사의 소프트웨어와 장비만 골라서 공격하는  스턱스넷이라는 바이러스가 나탄즈의 원심분리기 1000개를 일시 가동중단시켰다. 이 바이러스가 ‘저격수’처럼 유독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사이버공격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미국의 해킹공작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난리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상세해도 너무 상세했다. ‘올림픽게임 작전’이라 이름붙여진 이 사이버공격의 구체적인 방법은 물론이고 이스라엘과의 협력 내용, 백악관 상황실 회의풍경까지 모두 보도한 것이다. 

중국을 해킹 주범이라 비난해온 미국은 체면을 구겼을 뿐 아니라, 공격작전 자체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이어졌다. 이란은 미국을 맹비난했으며, 사이버공격 대응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공격효과도 미미했고 나탄즈 핵시설은 곧 다시 가동됐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정부에 “국가기밀을 언론에 누설한 자를 찾아내 엄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설 경위 수사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8명이 간첩행위죄로 기소됐다.하지만 카트라이트가 용의선상에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카트라이트는 미군 전략사령부 사령관을 지냈으며 전임 행정부시절인 2007년부터 오바마 집권 뒤인 2011년까지 합참차장을 역임했다. ‘오바마의 이너서클’로 안보정책에 깊이 관여해왔으며, 그 자신이 ‘올림픽게임 작전’의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뒤 오바마는 “이런 종류의 누설에 대해서는 ‘제로 톨러런스(불관용)’로 응할 것”이라 엄포를 놨다. 그런데 바로 곁에 두었던 인물이 누설자였던 셈이다. 


법무부는 카트라이트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카트라이트도 코멘트를 거부하고 있다고 N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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