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약탈 미술품, 도난 미술품

딸기21 2005. 11. 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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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의 역사는 약탈, 도난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유물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문화유산의 약탈이 많이 사라진 요즘 미술품을 둘러싼 최대 현안은 `도난'이다. 미술관들은 미술품들을 도난당할까 혈안이 되어 지키고, 그러면서도 미술품 암거래시장에서 누군가가 훔쳐낸 미술품을 구입한다.

도난의 역사, 역사의 도난


미술품 도난의 역사는 사실 미술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유물에까지 눈을 돌린다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올라간다. 1901년 독일 고고학자들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수사(이란 남부)에서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석판을 발견했다. 기원전18세기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문명의 자랑인 함무라비법전은 이미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 키루스 대왕에 약탈돼 수사로 옮겨져왔다. 함무라비 법전은 지금 곡절 끝에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에 가 있다.

이슈타르의 문



유럽과 미국의 유명박물관, 미술관의 소장품 상당수가 이런 `약탈 미술품'이다. 영국박물관에 있는 메소포타미아 황금 하프와 고대 이집트의 로제타석,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박공 조각(일명 `엘긴 마블')은 대표적인 약탈미술품. `밀로의 비너스'를 비롯해 수많은 고대 문화유산이 전시된 루브르박물관은 아예 `약탈의 전시장'으로 불린다. 독일 페르가몬 박물관은 터키 페르가몬의 제우스신전을 통째로 옮겨다놓았다. 바빌론 최고의 유산인 `이슈타르의 문'도 이곳에 있다. 작년에 터키에 여행을 갔는데, 가이드가 입에 거품을 물며 페르가몬을 규탄하는 것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마구마구 맞장구를 쳐줬다. 이슈타르의 문은 바빌론에 갔을 때 '짜가'로 본 경험이 있다. 바빌론에는 가짜가 있고 진짜는 독일에 가 있다니.

문화유산을 빼앗긴 나라들은 물론 반환을 요구하지만 성사되는 일은 드물다. 유네스코는 1970년 약탈 미술품 거래 금지협약을 마련했으나, 그 이전의 약탈품들에 오히려 면죄부를 준 꼴이라는 지적도 많다. 

사라진 미술품들 

최근 들어 부쩍 문제가 되는 것은 미술품 도난. 미술품 암거래시장의 규모는 해마다 확대돼, 근래에는 마약, 무기와 함께 3대 암시장으로까지 꼽히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7일 이라크전 뒤 바그다드 박물관에서 약탈된 수많은 문화재들을 비롯해 지난해 노르웨이 오슬로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에두바르 뭉크의 `절규' 등 1969년 이래 사라진 `세계 10대 미술품 절도 사건' 목록을 발표했다. 1990년 일어난 보스턴 가드너 미술관 도난사건은 렘브란트의 `갈릴리바다의 폭풍우'를 비롯해 감정가 1400억원 어치의 그림 12점이 감쪽같이 사라진 `영화 같은 도난사건'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모와 실패(Madonna with the Yarnwinder),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기예수의 탄생'(Nativity), 카라바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1911년 루브르박물관에서 사라졌다가 되돌아왔고, 지난 6월에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프랑스 현대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이 사라졌다가 길거리에서 발견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되돌아오는 미술품은 거의 없으며 도난당한 미술품 대부분은 행방이 묘연하다. 대부분 작품은 암시장을 통해 개인소장가의 손에 들어가 꼭꼭 숨겨지기 때문이다. 

장물 미술품은 암시장에서 감정가의 10분의1 정도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BI는 미술품 암시장에 마약밀매조직들이 대거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조직들이 미술품 밀거래 시장에서 검은 돈을 미술품으로 바꿔 한차례 돈세탁을 한 뒤 남미와 일본 등으로 팔아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1985년 프랑스 파리에서 사라진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인상-해돋이'는 이 과정을 거쳐 일본에 흘러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뽑은 ‘세계 10대 도난 예술품’ 


도난 장소/ 도난당한 소장품/ 도난 연도 

1. 이라크 전쟁 뒤 바그다드 박물관/ 문화재 7000∼1만 점/ 2003년 
2. 미국 보스턴 가드너박물관/ 렘브란트, 드가 등의 회화 12점/ 1990년 
3. 스웨덴 국립박물관/ 르누아르, 렘브란트 작품 3점/ 2000년 
4. 노르웨이 오슬로 박물관/ 뭉크의 ‘절규’와 ‘마돈나’/ 2004년 
5. 오스트리아 비엔나 미술사박물관/ 첼리니의 ‘소금그릇’/ 2003년 
6. 이탈리아 팔레르모 산 로렌조 예배당/ 카라바조의 ‘아기예수 탄생’/ 1969년 
7. 미국 뉴욕의 아파트/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1995년 
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누에넨의 교회’ 등 반 고흐 작품 2점/ 2002년 
9. 영국 옥스퍼드 애쉬몰리언 미술관/ 폴 세잔의 ‘오베르’/ 1999년 
10. 스코틀랜드 드럼랜리그성/ 다빈치의 ‘성모와 실패’/ 2003년 


(자료 http//www.fbi.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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