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23

새 교황과 바티칸의 관료들, 누가 이길까?

미국 로스앤젤레스 가톨릭 대교구는 13일 197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벌어진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4건에 대한 보상금으로 피해자들에게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주는데 합의했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올초 바티칸이 금융투명성에 관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항의했고, 바티칸은 유럽연합(EU)의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도이체방크 대신 비EU 국가인 스위스의 컨소시엄으로 금융거래 상대를 바꿔버렸다. EU 금융당국과 독일로부터는 바티칸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교황이 군중 앞에 손을 흔드는 동안에도, 이면에선 성추문과 부패·돈세탁·비밀계좌·관료주의·파벌다툼이 검은 연기를 내고 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맞부딪쳐야 할 무거운 과제들이다. 가장 큰 숙제는 ..

"가톨릭의 마라도나이자 메시" 중남미 열광

아르헨티나와 중남미는 바티칸에서 들려온 소식에 열광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으며 눈물을 터뜨리는 신자들도 보였다.아르헨티나 언론들은 “가톨릭의 리오넬 메시”라며 새 교황 탄생을 환영했고, 아르헨티나 트위터 이용자들은 왕년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일화에 빗대 “또 한 번 신의 손이 작용했다”면서 떠들썩한 반응을 보였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에게 “아르헨티나 국민과 정부의 이름으로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간 클라린 등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새 교황이 과거 갈등관계였음을 꼬집는 기사들을 실었다. 새 교황은 페르난데스는 물론이고 페르난데스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대통령 시절부터 정..

프란치스코 새 교황, 교리엔 보수적이나 사회이슈엔 진보적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7)이 13일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에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빈자들의 친구’로 불렸던 아시시의 성자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프란치스코’를 택했다. 로마 교황청은 세계 각지에서 온 추기경들의 비밀회합(콘클라베)에서 5차례 투표 끝에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에 선출됐다면서 오는 19일 즉위 미사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흰 옷을 입고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군중들에게 ‘우르비 엣 오르비(바티칸과 세계의 신자들에게 보내는 축복)’를 건넸다. 교황은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한다”면서 “동료 추기경들이 로마의 새 주교(교황)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갔던 모양”이라며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

아일랜드 가톨릭 '성학대 스캔들'에 결국 교황이 사과

수십년 동안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저질러진 아동 성학대·폭력 등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아일랜드가 들끓고 있다. 급기야 교황이 공개적으로 아일랜드 국민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일 아일랜드 신자들에게 보내는 사목서한에서 “아일랜드 교회가 아동 성학대 사건들을 다루는 과정에 큰 잘못이 있었다”면서 “배신감과 당혹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비통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아일랜드 교회에 대해 조사할 것을 바티칸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2008년 뮌스터 교구의 존 메이지 주교가 성추문에 연루돼 아일랜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돼 파문이 커지자 지난해 3월 교황은 아일랜드 교회에 메이지 주교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공..

신부들에게 결혼을 허하라?

교황청이 유럽 곳곳에서 일어난 성직자들의 성추문으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지에서 일어난 아동 성추행·학대 스캔들에 더해, 교황청 의전담당 비서가 연루된 동성애 의혹까지 드러났습니다. 급기야 유럽 일부 언론들은 “성직자들에게 독신생활을 요구하는 가톨릭 규율이 문제”라고 지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아일랜드 가톨릭계를 이끌어온 션 브래디 추기경이 교단 내 아동성학대 스캔들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 사제들의 성추문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추행 등이 문제가 돼 정부가 조사위원회를 꾸린 바 있습니다. 가톨릭 교단에서 피해자들과 거액의 배상합의를 한 적도 ..

언제나 화제인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요 근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이라고 하면, 누구일까요. 아마도 지난 1월 백악관에 들어간,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겠지요. 두드러진 팔 근육으로 요즘 미국 여성들 사이에 ‘이두박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미셸 이야기는 잠시 미루고요, 프랑스로 옮겨가 볼게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엘리제궁의 여주인인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41)입니다. 브루니는 여러 모로 눈에 띄는 사람입니다. 모델로 잘 나가던 시절(옆 사진은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퍼왔는데 젊은 시절 사진인 것 같아요)에는 세계 최고 대우를 받았다 하고, 지금도 음반만 내면 히트를 치는 유명 가수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이탈리아 출신이고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지난해 결혼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

교황님, 콘돔을 쓰지 말라고요?

교황 베네딕토16세(아래 사진)가 즉위 뒤 처음으로 아프리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17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카메룬 등을 방문한 교황은 에이즈가 창궐하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유엔 산하기구들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아프리카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한 콘돔사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날 첫 방문지인 카메룬을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돈이나 콘돔을 나눠주는 것으로는 에이즈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질병을 막는 방법은 영적인 각성”이라며 “콘돔을 권장하는 행위는 오히려 상황을 악..

오는 11월 '가톨릭-이슬람 포럼'

`이슬람 비방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등 타종교에 대해 관용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온 교황 베네딕토16세가 가톨릭과 이슬람의 `종교 간 화해'를 위한 대규모 포럼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바티칸에서 무슬림 지도자들과 만난 교황이 가톨릭과 이슬람의 화해에 적극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BBC 방송이 5일 보도했다. 베네딕토16세는 4일과 5일 이틀 동안 교황청에서 `종교간 대화를 위한 주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장 루이 토랑 추기경 등 바티칸 간부 5명과 함께 영국 무슬림 신학자 셰이크 하킴 무라드 등 이슬람 대표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양측은 이 만남 뒤 공동성명을 내고 "오는 11월 4∼6일 사흘 동안 두 종교를 대표하는 24명의 신학자와 사제들이 모여 포럼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럼의 ..

교황의 '크리스마스 비판'

엄격한 전통주의자로 유명한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상업주의에 찌든 크리스마스 문화에 일침을 놓았다. 베네딕토16세는 9일 크리스마스 문화가 지나치게 물질 중심이라 비판하면서 고삐 풀린 상업주의에 맞서기 위한 바티칸의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방 발코니에 나와 모여든 군중들에게 영어로 인사를 전하면서 "물질주의에 빠진 정신상태로 인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자꾸만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 축하행사가 "여러분들의 마음을 희망으로 다시 채워주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베네딕토16세의 언급은 간단했지만, 젊은 세대가 성탄절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혼란스런 심정을 드..

교황님 내년에 미국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81ㆍ사진)가 내년 4월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가 12일 밝혔다. 교황청에서 파견돼 나온 피에트로 삼비 대주교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 주교회의에서 베네딕토16세가 즉위 3주년이 되는 내년 4월 15일부너 20일까지 엿새동안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워싱턴에 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만난 뒤 뉴욕으로 이동,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2001년 9ㆍ11 테러가 일어났던 `그라운드 제로'(옛 세계무역센터 자리)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교황은 미국 체류 중 한번은 워싱턴에서, 또 한번은 뉴욕의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두 차례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또 워싱턴과 뉴욕의 가톨릭 대학 총장들과 학생들을 만나는 시간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