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25

파키스탄, 準 내전상태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준(準) 내전에 가까운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친(親) 탈레반 무장세력들과 부족집단들이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정부군에 맞서고 있는 것.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도부의 은신처이자 배후 기지로 추정되는 이 지역의 정정 불안은 곧바로 아프간 탈레반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 변경지대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 공격작전을 벌이는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지만 주권침해와 무차별 살상에 대한 비난을 우려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릴라 사살-무장세력 반격 악순환 파키스탄 북서부 와지리스탄의 미란 샤 지역에서 31일 무장세력과 정부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폭탄테러 공격이 잇달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군 대변인 와히드 아르샤드 장군은 "게릴라..

민주콩고 내전 악몽 되살아나나

중부 아프리카의 자원부국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옛 르완다)에서 또다시 유혈분쟁이 번지기 시작했다. 수도 킨샤사 일대에서 며칠간 총격전이 계속돼 600명이 희생됐다고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킨샤사 주재 독일대사 등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주말부터 계속된 무장세력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최대 6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앤드 스파크스 영국 대사는 "희생자들 중에는 게릴라들 뿐 아니라 무장하지 않은 주민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콩고 정부는 6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구호기구들은 최소 1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었다. EU 외교관들은 "포탄이 거리와 주택에 떨어져 숨진 이들이 많은데 정확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시신 안치소..

소말리아에 다시 전쟁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에티오피아는 `이슬람에 맞선 기독교국가'를 자처하며 크리스마스인 25일 소말리아를 공격했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운 소말리아 군벌들은 거기 맞서 교전을 벌였다. 소말리아 내전이 에티오피아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비무장 민간인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현지 구호기구들이 전했다. 올들어 최악의 홍수를 겪은데 이어 분쟁이 벌어진 탓에 소말리아에서 50만명이 기아 선상에 놓이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홍수, 기아, 피난민 유엔 세계식량기구(WFP)는 25일 소말리아에서 헬기로 식량을 공중 투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는 원래 반(半)사막성 건조기후인데 몇 년 간 혹독한 가뭄을 겪은 뒤 올여름 반세기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피묻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분쟁지역에서 저임금·강제 아동노동 등에 의해 생산돼 거대 다이아몬드 가공회사들로 팔려가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피묻은 다이아몬드)'가 다시 핫이슈로 등장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다이아몬드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을 계기로, 1990년대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이 됐던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가 다시 한번 물위로 떠올랐다. 1캐럿에 50만원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음부지마이는 콩고강을 끼고 있는 광산 지대다. 이 마을 곳곳에는 땅속 깊이 파들어간 구덩이들이 널려 있다. 어린 소년들을 비롯해 동네 남자들은 모두 땅속을 헤짚는다. 맨발에 곡괭이, 허리에는 밧줄을 매고 땅굴로 들어가 다이아몬드를 찾는 ..

다르푸르 사람들

다르푸르 분쟁 '국제적 재앙' 우려 아프리카 북동부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지도)에서 벌어진 분쟁이 `인권 참사'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단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 특사를 추방한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다르푸르 사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재앙으로 치닫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단 정부는 22일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로 파견된 네덜란드 출신의 얀 프롱크가 자국을 비판하고 군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3일 내에 강제 추방키로 결정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알리 카르티 외무장관은 이날 프롱크 특사를 불러 25일까지 수단을 떠날 것을 통보했다. 2004년6월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 체류해온 프롱크 특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수단군이 다르푸르 전투에서 2차례 패한뒤 사기가 떨..

시에라리온의 난민촌

그러니까 난민생활도 좀 나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매정한 것일까. 가나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과 시에라리온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을 다녀왔다. 가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사람사는 곳 같긴 했는데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외곽 그라프톤에 있는 난민촌은 대체 뭘 먹고 사나 걱정스러운 몰골이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 협조로 차를 타고 난민촌에 들어가면서 본 마을 모습. 난민촌의 학교 시에라리온은 영국 식민지였다. 이 난민촌은 2차 대전 때 영국군 기지로 쓰였다는데, 활주로 흔적이 저렇게 남아 있다. 마틸다라는 이 아이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내 손을 붙잡고 따라다녔다. 때가 꼬질꼬질한 손을 입에 넣었다가, 내 손을 잡았다가. 나도 너같은 딸이 있단다. 데려올 수만 있다면..

가나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부두부람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27일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과 함께 부두부람 캠프를 찾아갔다. 아크라 시가지를 벗어나 노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교외로 나가니 구릉 위에 판잣집들이 세워진 난민촌이 나타났다. 캠프 입구 파란색 컨테이너 모양의 귀환사무소 앞에서는 라이베리아 귀환을 원하는 이들이 고향의 가족들과 연락할 길을 찾기 위해 상담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부두부람 캠프는 1990년 라이베리아 내전 때 도망쳐온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촌이다. 4만2000명이 거주하는 이 곳은 57만㎡(약 17만평) 면적에 병원 1곳과 45개의 학교, 교회가 있고 독립적인 신문도 있다. 자치단체 격인 복지위원회가 치안, 여성-아동, 보건, 영양 등..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팔 잘린 사람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외곽의 주이 마을에는 노르웨이 구호기구의 지원으로 만든 ‘앰퓨티(Amputee) 마을’이 있다. 내전 기간 소년병들에게 팔다리가 잘려나간 이들을 위한 일종의 정착촌이다. 며칠전 국제이주기구(IOM) 직원들과 함께 주이마을을 찾았다. 일자리도 없고 정부로부터 변변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내전 피해자들은 대개 낮동안 프리타운으로 구걸을 하러 나가기 때문에 마을은 한산했다. 뭉툭하게 절단된 팔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이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절단·전쟁피해자협회(AWWPA)의 알 하지 주수 자카(48) 회장은 갈고리가 달린 의수를 들며 취재진을 맞았다. 1999년 반군이 프리타운을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펼쳤을 당시 그는 은행에서 일하면서 시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반군이 당시 14세였던 딸을..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우울했던 여행.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끔직하고 참혹한 내전을 겪은 나라.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면한 빈국 시에라리온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라이베리아의 먼로비아에 들렀다가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는 프리타운을 지나 세네갈을 거쳐 종착점인 감비아로 가는 ‘완행비행기’였습니다. 프리타운 공항에 내린 것은 지난 30일. 시에라리온 내 9개 공항 중 유일하게 포장된 활주로가 있는 곳이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육지를 파고들어온 만(灣)을 건너야 하는데 교량이 없어 군 수송기를 개조한 헬리콥터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이 헬리콥터는 정말이지 '언제 떨어진들 이상할 것 없는' 형상이었는데요. 실제로 제가 이 헬기를 타고 두어달 ..

소말리아 분쟁, 암튼 미국이 문제

아프리카 동부의 빈국 소말리아에서 미군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반군들과 이슬람 세력 간 교전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미국’의 대리전 양상이 재연되면서 민간인 희생만 커지고 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지난 7일부터 이슬람법원연합(ICU)이라는 이름의 이슬람 무장세력과 ‘테러와의 싸움’을 명분으로 내건 군벌 간 교전이 벌어져 10일 현재 96명이 숨졌으며 20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투는 모가디슈 북부에서 교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전 희생자는 대부분 민간인이며, 9일에는 세 살배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 목숨을 잃는 일도 벌어졌다. The streets of Mogadishu are deserted on 09 May 2006. / AFP 알리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