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95

알 낳는 수컷

최근 미국 워싱턴을 흐르는 포토맥강에서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성별이 불분명해진 `간성(間性) 물고기'들이 발견돼 환경 비상이 걸렸다. AP통신은 6일 포토맥강 물고기들에서 수컷이 암컷 성향을 띠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환경호르몬 등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간성물고기가 이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은 2003년인데, 미 정부 지리조사팀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변종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리조사에 참여한 어류학자 비키 블레이저는 AP 인터뷰에서 "이제는 포토맥강의 모든 지류에서 간성물고기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포토맥강 지류에서 잡힌 선피시과(科) 어류 스몰마우스의 경우 모든 수컷이 간성물고기로 판명됐으며, 포토맥강 본류에서 잡힌 라지마우스 배스 수컷도 ..

돌리 탄생 10주년

오는 5일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돌리의 탄생은 전세계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돌리의 후예들인 여러 복제동물들이 뒤를 이어 태어났고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생명공학 시대를 상징하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열광과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돌리는 죽고 없지만,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빠 없는 복제 양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돌리의 탄생을 세계에 알린 것은 1997년2월22일. 복제의 대상인 어미양의 젖샘세포에서 유전자를 복제해 인공적으로 `제작'한 돌리의 탄생은 외신을 타고 일제히 전세계에 타전됐다. 돌리의 탄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암수 유전자가 합쳐져 새 생명체가 탄생한다는 자연의 원리를..

어느 백조의 슬픈 사랑이야기

독일 뮌스터의 아시(Aasee) 호숫가에 사는 수컷 백조가 사랑에 빠졌다. 동물의 세계에도 사랑은 있기 마련이지만 이 백조의 사랑이 외신들의 관심을 끌고 기삿거리가 된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조의 사랑의 대상이 진짜 백조가 아닌 백조 모양 보트라는 것이다. AP통신은 29일 보트를 보고 반해버린 어느 백조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백조가 백조보트에게 폭 빠진 것은 3주 전의 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백조는 자기 몸보다 5배나 큰 백조 보트를 좋아하게 됐고, 그 옆에 가서 날갯짓을 하고 머리를 부벼 가면서 애정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모형 백조는 한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조보트처럼 흰 백조 외관을 하고 있고, 승객들이 2명씩 짝을 지어 발로 페달을 밟아 운항하게 돼 있는 플라스틱 배다...

[2006, 아프리카] 도마뱀

난 어디만 가면 도마뱀이 보인다. 도마뱀이 날 따라다니나? 설마, 그럴리가... 모래많은 건조지대 도마뱀은 희뿌옇고 움직임이 몹시 빨랐는데 열대의 도마뱀은 화려하고, 크고, 좀 느리다(물론 그래도 나보단 빠르지만). 아프리카 갔다온 뒤에 주변의 모씨가 나더러 '오지 전문'이라고 놀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회사에서 낮잠 자다가 악몽을 꿨다. 아마존을 연상케 하는 밀림의 오지(이런 곳엔 가본 일도 없고 가고 싶지도 않은데)에서 무쟈게 고생하는 그런 꿈을... ㅠ.ㅠ 꿈속에서 강물에 빠졌는데 악어가 나타났다.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꿈속의 악어는 저 도마뱀을 공룡만하게 확대한 형상이었다... -_-

돌고래도 이름 부른다

안녕! 동물 중에서 영리하기로 소문난 돌고래. 첨단 기기로 무장한 어선들을 약올리며 어망을 찢는 심술꾸러기로도 소문난 돌고래들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해양생물학자들은 돌고래들이 주파수 신호로 일종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구분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8일 보도했다. 돌고래들이 내는 소리는 인간의 귀에는 `위-오-위-오' 하는 식의 장단음이 연결된 소음으로만 들리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구분이 가능한 일종의 언어에 해당된다는 것. 스코틀랜드 성앤드루스대학교의 빈센트 재닉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생포된 돌고래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컴퓨터로 정밀분석한 14개 사례 중 9개에서 돌고래는 자신을 `부르는' 친구에게..

지구온난화, 이제 시간은 10년 뿐!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를 유례없이 강도 높게 경고하는 연구결과들을 잇달아 내놨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최근호(3월 20일자)에서 "지구온난화 대재앙을 막을 시간은 앞으로 10년 뿐"이라는 절박한 경고를 내놓은 것을 비롯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등도 남극과 그린랜드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는 최신 연구보고서들을 공개했다. 빙하가 사라지고 해수면이 높아지며 생물 종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거론된 시나리오지만, 변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3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현재의 14.43℃에서 최악의 경우 2060년 16.5℃ 이상, 2100년에는 최고 19℃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

동물원의 탄생

동물원의 탄생 Savages and Beasts: The Birth of Modern Zoo (2002) 니겔 로스펠스 (지은이) | 이한중 (옮긴이) | 지호 | 2003-08-30 독일의 칼 하겐베크라는 ‘동물 전시사업가’ 사례를 중심으로 현대적 동물원의 탄생을 조명했다. 책 읽는 동안 ‘제목에 비해 참 재미없다’는 생각을 했다. 독일 사례만 다룬 데다가 어째 영 저자의 시각도 ‘객관을 가장한 편파’인 것 같아서 입 내밀고 읽었다. 중반부 넘어가니 재미가 있고, 이 작업이 왜 의미가 있는지도 알겠다. 동물원, 즉 이국적인 동물을 전시하는 것은 인류가 나라를 만든 이래 생겨난 오래된 일이다. 따라서 ‘현대 동물원의 탄생’이라고 말하기 위해선 의미를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전근대 시대 유럽 왕실이..

딸기네 책방 2006.03.02

세계의 개들

2006년은 개의 해다. 개는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1만4000년 전에 들개에서 길들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포유동물 가운데 가장 먼저 길들여진 개는 기원전 1만1천년 무렵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됐고, 기원전 1만년부터는 유럽에도 모습을 나타났다. 인간의 가장 오랜 동반자인 개(이건 정말 포유류중심주의 발상이로군)는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지구상 어디에든 함께 존재한다. 멕시코의 산악지대와 그린란드의 동토, 티벳의 고지와 유럽의 초원 모든 곳에 개가 있었다. 고대 이집트의 신화에도, 오딧세우스의 귀환에도 개가 얼굴을 내비친다. 노아의 방주에서 `스너피'까지, 신화속의 개 아프간하운드 황우석교수가 만든 복제 개 '스너피'로 인해 널리 알려진 아프간하운드는 역사가 오래돼 `고대의 개'로 ..

귀여운 커플

설치류의 천적인 뱀과 햄스터가 동물원의 한 방에서 석달 가까이 사이좋게 `동거 생활'을 하고 있다. AP통신은 19일 일본 언론들을 인용, 천적관계를 넘어 우정을 쌓고 있는 일본 도쿄(東京) 시내 동물원의 뱀과 햄스터의 이색스토리를 소개했다. 우에노(上野)에 있는 작은 동물원 `무쓰고로 동물왕국'에 살고 있는 두살배기 수컷 구렁이 아오짱이 햄스터와 한 방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원래 이 햄스터는 아오짱의 먹이가 될 운명이었다. 아오짱이 9월에 고양이와 격투를 벌여 다친 뒤로 식욕을 잃자 사육사들이 `특별식'으로 살아있는 햄스터를 마련해줬던 것.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오짱은 햄스터를 잡아먹기는커녕, 마음에 들어 하면서 아무 위협을 하지 않았다. 햄스터도 구렁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둘은 아오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