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48

이라크는 기자들의 무덤

이라크 새 헌법을 둘러싸고 이슬람 시아파쿠르드족과 수니파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헌의회가 헌법 초안을 표결 없이 그대로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해 충돌이 우려된다. 헌법초안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헌법 초안을 확정, 오는 10월15일 국민투표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초안위는 이날 제헌의회에서 헌법안을 낭독했으며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제헌의회는 표결 없이 이 헌법안을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초안위는 지난 22일 헌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아파, 쿠르드족과 함께 3대 정치세력을 구성하고 있는 수니파가 거세게 반발해 표결이 미뤄진 상태였다. 제헌의회의 헌법안 ‘무투표 확정’ 발표는 수니파와 협상을 통해 헌법안을 재조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주디스 밀러

`취재원 보호'를 고수하다 구속된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주디스 밀러(57)가 곧 감옥생활 한달을 맞는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검찰의 압력에 맞서다 끝내 수감된 밀러의 감옥 생활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밀러가 수감된 곳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구치소. 밀러는 여느 수감자들과 함께 지내며 감옥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2평 남짓한 방에서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보낸 편지에 답신을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소일하고 있다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옥중의 밀러를 만난 이들은 모두 그가 여전히 당당하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언론인보호위원회를 대표해 최근 그를 면회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폴 스타이거 편집장은 "그는 여전히 열정적이며 수감복을 입고도 위축되지 않..

어떤 사안을 볼 때에

범위를 한정시켜, '국제문제를 볼 때'라고 해두자. (국제문제가 딱히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내 '일'이니깐) "이런 배경과 사태 자체 의혹에 비춰 볼 때, 카리모프를 ‘개새끼’로 규정하고 미국의 ‘개새끼주의’를 비난하는 시각은 사태를 제대로 보는 데 오히려 방해된다. 후진사회의 모순과 외세 다툼이 뒤얽힌 혼돈을 통치자 개인의 독재성을 부각시키는 상투적 시각을 좇아 헤아리는 것은 무모하다." 우즈벡사태를 다룬 어떤 분의 컬럼을, 어떤 분의 서재에서 읽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개별 독재자의 성격 탓을 하지 말고 큰 틀에서 보라는 것. 미-중-러 얘네들의 '이면에 있는' 움직임을 보라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국제문제를 볼 때에 가장 우선시해서 봐야할 것, 그러나 우리가 놓치고 있는 ..

기자라고 목숨이 안 아까울까

기자가 전쟁지역 취재를 가라는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면 회사는 이 기자를 해고해도 될까?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 미국 ABC방송의 영국 런던특파원으로 일해온 리처드 기즈버트(44) 기자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취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영국 법원에 4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기즈버트는 지난 1993년 이후 ABC의 런던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옛 유고연방 분쟁을 취재했던 베테랑 기자. 회사는 그에게 2002년 아프간에 가서 취재할 것을 지시했지만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3년 회사는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 취재를 명령했지만 그는 지시를 거듭 거부했다. 지난해 6월 ABC방송 런던지국장 마커스 윌포드는 기즈버트를 불러 `고용계약 파기..

캠벨-모이어스 대담 <신화의 힘>

요새 캠벨-모이어스 대담 을 읽고 있다. 이윤기씨 번역인데, 이 양반 글을 꼼꼼히 읽어본 적은 없지만,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번역자가 너무 권위롭게 번역을 하니깐 그것도 어쩐지 눈꼴시다. 사실 이 책 아직 다 안 읽었는데, 요새 일본을 테마로 해서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걍 펴들었다. 앞쪽 몇장 밖에 안 읽었지만 잼난 부분이 몇군데 있다. 모이어스: 그러니까 저널리스트와 비슷한 셈이군요. 저널리스트에게는 자기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면허증이 있다니까요. 캠벨: 그건 면허증이라기보다는 의무 같은 것이겠지요. 저널리스트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계발시키는 의무를 지니니까요. 나는 평소에 내가 저널리스트 혹은 기자라는 생각을 거의 안 한다. 진짜로. 직업 따위가 나의 본..

딸기네 책방 2004.04.06

블레어와 BBC 싸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를 둘러싼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측과 BBC방송의 싸움이 `제2라운드'에 들어섰다. 총리실의 정보조작 의혹을 조사했던 허튼위원회는 블레어 총리에게 면죄부를 줬지만, `언론통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파문은 오히려 더욱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최고의 공영방송이라 불리는 BBC방송의 그레그 다이크(56)사장이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의 뒤를 이어 29일 전격 사임했다. 다이크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나의 최대 목표는 국민의 이익과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었다"면서 "회사의 운영방식이 허튼위원회의 비난을 받은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BBC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됐으며 정부의 탄압성 조치에 항의하는 직원들의 성명도 함께 공개됐다. BBC ..

용감한 BBC

이라크 전쟁 정보 조작의혹을 놓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BBC 방송 사이의 대결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영방송의 대명사'인 BBC와 총리실 간의 싸움은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 정당성 문제는 물론, 언론 자유라는 측면까지 맞물리면서 정치적인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BBC 이사회는 영국 정부의 이라크전 정보 조작 의혹을 제기한 뉴스 제작진과 그레그 다이크 현 사장의 보도제작 방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개빈 데이비스 회장은 "이사회는 기자들과 뉴스 제작진이 문제의 기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정확성이라는 원칙을 지켰다는 사실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익에 반(反)하는 외압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BBC는 지난달 25일..

이라크전 보도- 미디어오늘 기사

미 이라크침략과 한국언론] “현지 취재경쟁 치열해도 결국 귀동냥”전쟁지역 취재 다녀온 기자·PD “외국 통신사 사진선별 주의해야”2003년 04월 09일 (수) 00:00:00조현호 기자 미국의 이라크 침략 현장을 다녀온 특파원들은 미국의 관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전쟁의 의미를 좀더 본질적으로 천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요르단 암만에 파견됐다 이달 초 귀국한 문화일보 구정은 기자는 지난 7일 열린 ‘이라크 침공관련보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미군의 오폭에 의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미군이 총격을 가했다’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미군에 의해 총격이 가해졌다’는 식의 주어가 없는 문체를 사용해 주체를 가리는 기사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구 기자는 또 △현지에 대한 국내 취재진의 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