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94

비엔나의 '남녀 평등 표지판'

오스트리아 비엔나시(市)가 최근 새로운 `남녀평등' 안내판을 도입했다. 23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시가 선보인 것은 공공 교통수단에 설치되는 노약자석 표지판. 기존 표지판은 임신한 여성과 아이를 안은 여성, 남성 노인과 남성 장애인, 환자의 모습이 담긴 그림 네 개로 이뤄져 있었으나 바뀐 표지판에서는 임신부를 제외한 3명의 성(性)이 바뀌었다. 특히 남성이 아기를 안은 모습으로 바뀐 것이 눈길을 끈다. 시 정부는 또 공공시설이나 공사장의 안전표시도 바꾸어 선보였다. 비상구 표시에는 남성 대신 치마를 입은 여성이 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넣었고, 공사장 안내판에도 여성이 삽질을 하는 모습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이 표지판들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일었다. 기존 성역할에 충실할 것을 원하는 이들은 새 표지판..

출산율 높이려면 프랑스처럼 하라

"유럽 출산율 리그에서 프랑스 우승!"(더 타임스) 출산율 저하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프랑스가,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 덕분에 이젠 유럽연합(EU) 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유럽 언론들은 16일 프랑스의 지난해 출산율이 상징적인 수치인 2를 넘긴 것으로 발표되자 일제히 출산율 저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사례를 보도했다.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다른 유럽 선진국들에서도 정책이 사회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유럽 전반의 `회색화(고령화)'에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의 `성공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유럽국들은 물론이고, 출산율 저하 대책을 놓고 입씨름만 계속되고 있는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그녀의 투쟁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무크타르 마이 (지은이) | 조은섭(옮긴이) | 자음과모음(이룸) | 2006-08-24 무크타르 마이에 대해 끄적거린 적도 있고, 파키스탄 여성 문제에 대한 글을 때 무크타르 사건을 인용한 적도 있고 해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구해놨다. 마이는 이혼하고 친정 식구들과 함께 살아가던 여성인데, 어린 남동생이 동네 유력한 집안 딸과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집단 성폭행’이라는 ‘징벌’을 당한다. 이 사건은 워낙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외신에서 유독 많이 다뤄진 것은 사건 자체의 끔찍함을 넘어 마이의 투쟁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파키스탄에서 어느 집안 딸네미가 성폭행 당했다고 유력자들을 고소하고 법정투쟁을 벌이는 것은, 그것도 대법원까지 가는 가열한 싸움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딸기네 책방 2006.09.09

아들타령 끔찍하네... 일본 '왕자 바람'

(우선 딴소리부터. 나는 계속 '일본 천황' '황실' '황태자'라고 써왔다. 일본의 경우, 예를 들면 황실 법규를 정한 '황실전범'이라는 것이 있고, 이걸 고치기 위한 '황실전범 개정을 위한 전문가회의'라는 기구가 있다. 이건 고유명사다. 그런데 천황을 '일왕'으로 바꾸면, 고유명사에서는 '황실'로 표기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왕실'로 쓰는 모순이 생긴다.) 어제는 NHK를 틀어놓고 아침을 보냈다. (물론 방송을 알아듣는 것은 아니다;;) 아들 하나 바라며 목매다는 일본(전체 일본 국민들은 아니겠지만)을 보면서 한심스럽기도 하고, '그러니까 니들은 결국 선진국이 아닌거야' 속으로 욕하면서 그 난리를 들여다봤다. 벌써 어제 뉴스가 됐지만- 일본 국왕의 둘째며느리인 기코(紀子.39) 왕자비가 어제 오전 아..

콘돌리자 라이스- 별 하나? 별 둘?

콘돌리자 라이스 The Condoleezza Rice Story 안토니아 펠릭스 (지은이) | 정승원 | 오영숙 (옮긴이) | 일송북 | 2003-05-02 작년부터 콘돌리자 라이스에게 관심이 많이 생겼다. 내가 뭐 콘돌리자 라이스를 아는 사이도 아니고(그렇게 위대하고 대단한 인물을 내가 어케 알겠는가? 영어도 못하는데...)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편의상 조지 W 부시가 부르는대로 ‘콘디’라고 부르기로 한다(이 책에서 하도 콘디, 콘디 해서 귀에 못이 박혔다). 부시 정권 들어서고 나서 콘디 빼놓고는 미국 뉴스 담기가 힘들 정도로 콘디라는 인물의 비중은 막대했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일 때에도 부시가 귀담아듣는 건 콘디와 체니의 말 밖에 없다는 둥, 백악관에 살다시피 하며 말 그대로 지근거리에서 부시를 ..

딸기네 책방 2006.07.19

파키스탄 여성 인권... 이젠 좀 바뀌려나

여성인권 탄압으로 유명한 파키스탄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성들을 옭아매고 강제결혼과 성폭행 희생자로 내모는 이슬람 악법을 폐지하기 위한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면서 여론에 밀린 정부가 `죄수 아닌 죄수'로 수감돼 있는 여성들을 대거 석방키로 한 것.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1일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악명높은 `후두드(Hudood) 포고령'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 산하 이슬람정체성위원회에 지시했으며, 이 법에 의해 구속돼 있는 여성 수감자 1000여명을 곧 풀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우르두어로 `한계, 테두리'를 뜻하는 후두드법은 1979년 지아 울 하크 장군이 이끄는 군사독재정권 때 만들어진 것으로, 간통 혐의 등 부정한 것으로 지목된 여성들에게 가혹한 처..

와리스 디리, 사막의 꽃

사막의 꽃 Desert Flower (1998) 와리스 디리 (지은이) | 이다희 (옮긴이) | 섬앤섬 | 2005-07-30 재미있었다. 슬프고, 가슴 아프고, 두렵고,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 소말리아 유목민 소녀가 늙은이와의 결혼이 싫어서 움막집을 나와 맨발로 사막을 건넌다. 모래먼지가 날리는 길을 상처투성이 발로 걸어서 모가디슈로, 런던으로. 소녀는 ‘우연히도’ 모델이 되고 유명해지고 돈을 번다. 왕자님은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신데렐라 스토리다. 우연? 와리스 디리는 자신의 행운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알고 있다. ‘우연히도’ 모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소말리아의 사막에서 런던까지는 멀고 먼 길이었다. 살고자 하는 의지, 남다른 인생을 살고픈 욕망, 싸울 줄 아는 용기와 담대함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

딸기네 책방 2006.06.29

인물로 본 금주의 외신

미국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위수여식에 연사로 등단, 조지 W 부시행정부에 비판을 퍼부었다. 포스터는 "미국과 세계는 4년 전보다 나빠졌다"면서 부시행정부가 9·11 테러 뒤 미국이 받았던 세계의 호의와 동정을 `탕진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올초 포스터가 졸업식 연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졸업생들은 이날 연설에 열렬한 기립박수를 보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개인용 컴퓨터 (PC)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PC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의 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저널은 최근 `PC 시대 끝'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두 사람은 이 기사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PC는..

'살아 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 인터뷰

`살아있는 비너스'. 영국의 구족(口足) 화가 겸 사진작가 앨리슨 래퍼(41)는 스스로를 `현대의 비너스'라 부른다. 래퍼의 사진 작품이나 영국 런던 시내 중심가에 세워졌다는 그의 동상을 본 이들은 모두 래퍼를 `밀로의 비너스'에 비유하는 데에 동의할 것 같다. 래퍼는 팔이 없고 다리도 일부분 밖에 남지 않은 장애인이다. 날 때부터 치명적일 수 있었던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그러나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가가 되어 있다. 장애인의 달인 4월을 맞아 래퍼가 한국에 온다. `혼혈 스타' 하인스 워드의 방한이 한국인들에게 혼혈 문제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면, 팔다리 없는 예술가 래퍼의 방문은 장애인들의 현실을 돌아보고 장애인-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경기 파주..

사우디여성들 성전환 수술

여성 권익 면에서 세계 최악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이 나라 여성 5명이 지난 1년간 해외로 빠져나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사우디 신문 알 와탄지(紙)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성들은 `남성 지배구조로 인한 좌절감과 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성전환 수술을 받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은 여성차별적인 종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여러 이슬람국가들에서 여성들은 열악한 인권 현실에 맞부딪쳐야 한다. 특히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외간 남자를 만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운전도 하지 못하게 돼 있다. 이란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가 수상 기념연설 때 머리쓰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적인 환영 대신 지탄을 받아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