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8

유러피언 드림- 유럽을 생각한다

유러피언 드림 The European Dream (2004)제레미 리프킨 (지은이) | 이원기 (옮긴이) | 민음사 | 2005-01-18 외신 기사를 인용할 때 종종 ‘국제사회’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국제사회라는 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신문에서 ‘국민여론’을 얘기하는 것과 비슷할 텐데, 실체가 없는 것 같지만 ‘국제사회’나 ‘국민여론’이나 분명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뭉뚱그려 왜곡하기 쉽다 뿐이지, 국제사회나 국민여론이 존재한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국제사회의 반발에 부딪쳤다”고 한다면, 여기서 말하는 ‘국제사회’는 통상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이를테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런 개별 국가들을 가리킨다.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나라들 상당수가 미국의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

딸기네 책방 2006.10.20

터키가 나빠, 프랑스가 나빠?

프랑스 의회가 최근 터키를 겨냥,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한다는 법안을 만들어 터키에서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지는 등 양국간 갈등이 확산됐다. 이번엔 미국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프랑스측 법안을 `터무니없는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법안 파문으로 `과거사 반성'과 `표현의 자유' 사이 오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부인하는 프랑스(France in Denial)'이라는 사설을 싣고 프랑스의 `과거사 부정 처벌법'을 비판했다. 워터게이트사건을 파헤친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최근 저서 `부인하는 국가'에서 따온 제목의 이 사설은 프랑스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얼토당토 않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아직 상원에서 법안을 던져 내버릴 기회가 있으니 당장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

오르한 파묵, 그리고 터키라는 나라

터키의 과거사를 비판했다가 재판까지 받았던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대표작인 '내 이름은 빨강'으로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2일 스웨덴 한림어의 결정이 발표된 뒤 터키에서는 "터키 문학의 더없는 영광"이라는 환호와 함께 보수주의자들의 비아냥이 쏟아지면서 엇갈린 반응이 터져나왔다.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옛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비판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터키는 하루 동안 국제적인 영광과 오명을 함께 껴안은 셈이 됐다. 작가가 아니라 배우 같군요, 파묵 선생. 터키인들 `환호' 한쪽에선 `냉소' 파묵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 정부와 문학계는 일제히 환영과 축하를 보냈다. 이스탄불의 작가 쳉기즈 악타르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는 현대 터키의 깨어있는 의식을 상징하는 ..

독일은 유대인의 친구?

독일이 중동 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외교무대 전면에 나서고 있다.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을 계기로 군사활동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미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들 옆에 한 자리를 꿰찬 독일의 행보에 주변 유럽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레바논으로 향하고 있는 독일 해군의 프리깃함 2척과 군용헬기, 순양함 등이 다음달 2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리마솔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27일 보도했다. 1500명에 이르는 독일 해군은 지난 21일 빌렘스하펜을 출발했으며 키프로스에서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합류할 예정이다. 1990년대 이후 독일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나 유엔의 평화유지군에 포함돼 해외에 나간 적이 여러번 있었지만 레바논 파병의 경우 독일..

유럽은 터키를 싫어해.

유럽이 다시한번 터키에 문을 닫았다. 유럽의회가 2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유럽연합(EU) 가입후보국인 터키에 대해 "가입조건을 맞추기 위한 개혁이 지체되고 있다"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터키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인종.성적 차별 금지 등을 충분히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터키가 EU와의 관세동맹에 따라 EU 회원국인 남키프로스에 선박 입항과 항공기 기착을 허용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유럽의회는 루마니와와 불가리아와의 오랜 EU 가입협상을 타결짓는 보고서를 채택, 두 나라를 내년부터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었다. 반면 터키에 대해서는 `좁은 문'을 고수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가장 큰 이유는 키프로스 문제. 터키 남쪽 ..

교황님 왜 이러시나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이슬람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교황은 지난 12일 고국인 독일의 레겐스부르크를 찾아 야외미사를 집전하면서 이슬람의 지하드(성전·聖戰)를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교황은 14세기 비잔틴제국의 황제와 페르시아(이란) 지식인의 대화를 담은 옛 문헌을 인용해 "무하마드(마호메트)가 갖고온 것은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는 이슬람 지하드, 즉 성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문제의 구절을 수차례 강조해 읽었다. 이슬람권 격앙된 반응 교황의 발언에 이슬람권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모하마드 마디 아케프는 14일 "가톨릭교회의 수장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서..

복지국가여 안녕... 흔들리는 스웨덴

`복지국가'의 대명사인 스웨덴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17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스웨덴의 좌파와 우파가 운명을 건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른바 `스웨덴 모델'이 도입된 이래 74년 동안 무려 65년을 집권해온 좌파 연합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스웨덴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파고 속에서 다시 사민주의의 보루로 남게 된다. 그러나 우파 연합이 승리를 거둔다면 20세기 서유럽을 풍미했던 사민주의 복지국가 모델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BBC방송 등 유럽 각국 언론들은 선거의 향방을 주시하며 복지국가의 스폿라이트 뒤에 가려진 스웨덴의 경제 현실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들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흔들리는 좌파정권 현재 스웨덴의 여론은 집권 중도좌파 지지와 야당 우파연합 지지로 양분돼 있다. 양측의 ..

유럽이 아시아로 온다

식민주의가 끝난 이래 아시아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갖지 못했던 유럽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다. `제2의 아시아 진출'에 성공한 유럽의 무기는 유로화와 `유러피언 스탠더드(유럽식 기준)'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6일 아시아와 유럽이 경제적으로 최근 급속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단일경제권으로 통합된 유럽이 아시아에서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화가 몰려온다 네덜란드가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를 떠나고 프랑스가 인도차이나전쟁에서 패배해 베트남에서 물러난 지 60여년. 마지막 남은 유럽의 흔적이었던 홍콩과 마카오도 중국으로 환수됨으로써 유럽은 아시아에서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유럽연합 25개국이 유로라는 단일 통화를 도입하면서 달러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아시..

무함마드 만평 파문 총정리

전세계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의 이른바 ‘무하마드 만평시위’에 대한 뉴스가 한동안 시끄럽게 외신을 장식했다. 이슬람권의 중심인 아랍국들에선 시위가 어느 정도 사그러들었지만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무슬림들의 항의시위와 유혈충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석달 가까이 계속된 시위로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결국 최대 피해자는 유럽인들이 아닌 무슬림들이 되고 있다. 만평, 항의, 폭력, 유혈사태. ‘비무슬림’의 시각에서 보기에 무모하기 짝이 없는 격렬한 만평 시위는 왜 일어난 것일까. 무슬림들은 ‘별것도 아닌’ 신문 만화에 어째서 그렇게 거세게 항의하고 나선 것일까. ‘표현의 자유’와 센세이셔널리즘을 오간 언론들 이 사건을 바로 보는 첫걸음은 원인이 된 만화들을 보는 것이다. 만평 파문을 촉발한 것은 덴..

다시 고개드는 유럽의 보호주의

`국경 없는 유럽 통합 경제권'을 지향해온 유럽에 보호주의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각국 정부가 금융, 자동차 등 주력 산업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오히려 높이면서 유럽 경제통합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개 드는 보호주의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딧 은행과 독일의 금융회사 HVB는 최근 공동으로 폴란드 은행 2곳을 합병하려다가 폴란드 정부의 제지에 부딪쳤다. 이 합병 건은 `국적'이 다른 두 나라 기업이 공동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것 때문에 지난해 내내 유럽 금융업계의 관심을 모았었다. 유럽연합(EU)은 폴란드 정부의 합병 금지조치가 EU 조항에 어긋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9월 경영위기를 맞은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외국기업에 팔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