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52

글리벡의 패배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가 요구한 약품 특허권을 인도가 끝내 거부했네요. 인도 일간 더힌두는 1일 대법원이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제기한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특허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바티스는 2006년 인도에서 약물성분 함유량을 늘린 ‘고용량 글리벡’의 특허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인도 지적재산권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노바티스는 이 약이 이전의 제품들보다 향상된 것이므로 특허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용량을 늘린 것만으로는 특허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창의성과 고유성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7년을 끌어온 이 소송에서 법원이 노바티스의 주장을 기각함으로써 인도의 제약회사들은 이 약을 계속 생산해 싼값에 공급할 수 있게 됐습..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빌게이츠가 화장실 연구에 돈을 댄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19일 빈곤지역에 널리 보급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4200만달러(약 44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장실 연구에 수백억원이라니!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중요하다면 중요한 문제입니다. 세계의 빈곤지역은 대부분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이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고요. 유엔 등에 따르면 위생적인 화장실이 없이 살고 있는 사람이 전 세계 26억명에 이릅니다. 수세식 화장실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화장실이 사실상 없는 사람들 숫자가 그 정도라는 겁니다. 세계 인구의 5분의2에 이르는 사람 가량이 위생적인 화장실이 없어 배설물을 구덩이나 땅 위에 그대로 버리고 있는..

회사 다니면 죽는다

오래전에 현실문화연구에서 나온 [회사가면 죽는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현대인들의 가장 큰 공포죠. 하지만 직장이 사람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라는 연구결과도 많이 있다고 하네요. 일은 물론 중요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_- 직장에서 비생산적인 노동에 시달리는 것은 괴로움의 근원이기도 하지요. 미국 abc뉴스가 여러 연구결과들을 모아 인터넷판에 ‘직장이 사람들의 수명을 줄이는 7가지 대표적인 경우’와 그 대책을 소개했습니다. http://abcnews.go.com/Health/Wellness/working-early-death/story?id=11781365 첫 번째로 꼽힌 것은 오래 앉아 일하기.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무직 노동자들이라면, 더이상 설..

이어폰 때문에?

길을 갈 때나 밥을 먹을 때나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사는 ‘아이팟 세대’들의 청각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의료진의 조사결과, 10대 청소년 5명 중 1명은 청각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하버드 의대와 연계된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미 전역 12~19세 1800명의 청각 기능을 조사한 자료를 분석, 그 결과를 18일자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심각한 정도에서 미세한 정도까지, 청각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 학생이 19.5%에 달했다. 1888~94년 같은 연령대의 청소년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청각이상 비율이 15%였는데 이상 비율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대부분의 1..

바르는 에이즈 예방약

바르는 젤 형태의 에이즈 예방약이 임상실험에서 처음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여성들의 감염 예방과 태아의 수직감염을 막는 데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이즈연구프로그램(Caprisa) 연구팀은 항구도시 더반에서 동성애자가 아닌 18~40세 여성 889명을 대상으로 에이즈 치료제 테노포비르(tenofovir) 성분이 포함된 젤의 임상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여성의 절반에게는 치료제가 들어간 젤을 주고, 절반에게는 가짜약을 줬다. 그리고 섹스 전후 12시간 안에 질 입구에 바르게 했다. 1년 후 가짜 젤을 바른 여성들 중에는 60명이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반면, 치료제를 바른 그룹에서는 38명에 그쳤다. 감염율을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2년반이 지난 뒤에는 비교군보다..

제약회사의 윤리 불감증

영국계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출시 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11년간이나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볼모로 사업하는 거대 제약회사들의 윤리성에 대해 다시한번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12일 “GSK의 내부 자료를 단독입수, 분석한 결과 회사 측이 아반디아를 시장에 내놓은 1999년 이미 임상실험에서 부작용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GSK는 타케다 사가 만든 경쟁상품인 ‘액토스’와 아반디아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해 임상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아반디아의 효능이 더 낫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액토스에 비해 심장질환 위험을 더욱 크게 만든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다. GS..

23년의 '코마'에서 깨어난 벨기에 남성

Josephine Houben insists she knew her son Rom could understand her during his 23 year 'coma' (http://www.dailymail.co.uk) 벨기에 남성 롬 하우벤(46)은 1983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뇌사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는 아무 반응도 없는 병상의 아들을 매일 찾아와 ‘대화’를 나누며 바깥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우벤은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울 수도 없었다. 온몸이 마비되고 의식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진의 진단을 틀렸다. 그는 움직이지 못할 뿐,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의사와 간병인들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미, "유방암 X선 검사는 50대부터"

미국 정부 전문가위원회가 16일 여성들의 유방암 검사로 널리 쓰이는 마모그램(방사선조영) 검사 연령을 늦추고 횟수도 줄이라는 지침을 내놨다. 검사의 실익보다 방사선 노출과 ‘과잉 검진’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의료업계가 새 지침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연방 보건부 자문기구인 유방암예방특별위원회가 이날 “방사선 검사를 40세가 아닌 50세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검사 회수도 연1회가 아닌 격년에 1회로 줄이는 편이 낫다”는 지침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7년 전인 2002년 특위는 ‘40세 이후 연 1회 검사’를 권고했으나 이번에 지침을 수정, 미국내과학회보를 통해 발표했다. 다이애나 프티티 특위 부위원장은 “방사선 검사가 유방암 사망율을 ..

선진국 '백신 이기주의'

신종플루 백신 공급난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가 “미국인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며 개도국과 빈국들에 백신을 지원해주기로 했던 약속을 무로 돌렸다.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 때문에 보건·의료환경이 가뜩이나 열악한 개도국·빈국의 피해가 커질까 우려된다. 캐슬린 시벨리우스 미 보건장관은 28일 “미국인들의 예방접종이 끝나기 전에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8개 선진국들은 자국 백신공급량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을 개도국과 빈국에 지원하겠다고 WHO와 약속했다. 미 정부는 닷새 전인 23일에도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 공언했는데, 백신 접종에 사람들이 몰리고 공급..

화이자 '2조8600억원 벌금'

의료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의사·병원들에 향응을 제공하며 ‘불법 마케팅’을 해온 세계 최대 제약화사 화이자에 23억 달러(약 2조8600억원)의 기록적인 벌금을 매겼다.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돈을 퍼부으며 소비자들에겐 비싼 약을 팔아온 제약업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제약업계 압박 신호탄으로도 보인다. 캐틀린 시벨리우스 보건후생장관이 2일 화이자 벌금 합의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캐틀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마케팅과 프로모션(상품 판촉)을 해온 화이자가 12억 달러의 형사적 징벌금과 1억달러의 과태료, 민사상 징벌금 10억달러 등 23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제약회사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