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1

무질서의 지배자 마오쩌둥

무질서의 지배자 마오쩌둥 조너선 D. 스펜스 (지은이) | 남경태 (옮긴이) | 푸른숲 | 2003-10-24 조너선 스펜서의 책이라면 무조건 별 다섯개를 주고 보는 것이 나의 버릇 아닌 버릇이건만, 이 책은 국내에 출간된 스펜서 책들 중에서 확실히 태작이다. 분량이 짧다. 마오쩌둥을 좋아하건 안 좋아하건, 영웅으로 칭송하건 독재자라 욕하건 간에, 명색이 당대의 중국 전문가인 스펜스같은 학자라면 이정도 분량으로 다룰 인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스펜스가 개인적으로 마오쩌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가?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것은 나하고 별로 상관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학자에게도 취향이 있을 것이고, 글 쓰는 스타일이 있을 터이니깐. 스펜스는 1차 사료를 독특하고 재미난 방식으로 '요리'해서 일..

딸기네 책방 2004.11.08

조너선 스펜스, '반역의 책'

반역의 책 Treason by the Book (2001) 조너선 D. 스펜스 (지은이) | 이준갑 (옮긴이) | 이산 | 2004-07-16 스펜스의 책이 언제나 그랬듯, 이 책도 역시! 느무느무 재미있었다! 중국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나는 중국의 황제들, 정확히 말하면 강희제와 건륭제에게 관심이 많다. 주제에 무슨 황제들이냐고? 경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상급 드라마 '황제의 딸'에서 비롯된 관심이라고 설명하면 되려나. 실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이 드라마는 건륭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건륭제 자신이 꽤 중요한 주연급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건륭제 역할을 맡았던 배우를 좋아하기도 하고, 드라마에 묘사된 황제의 이미지에 뿅간 측면도 있다. 변방의 북소리...랄까, 조선(특..

딸기네 책방 2004.11.02

왕여인의 죽음

왕 여인의 죽음 The Death of Woman Wang조너선 D. 스펜스 (지은이) | 이재정 (옮긴이) | 이산 | 2002-05-13 알라딘에서 '왕여인의 죽음'을 검색해보면 두 종류의 책이 나온다. 하나는 이화여대출판부에서 예전에 냈던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이산에서 펴낸 이 책이다. 내겐 '왕여인의 죽음'이라는 책이 두 권 있다. 전자와 후자 모두를 갖고 있는데, 사정이 좀 있었다. 처음에 이대출판부에서 나온 책을 샀는데-- 허거걱 번역도 엉망이고 책도 너무 구식이어서 읽을 기분이 안 들었다고나 할까. 그러던 차에 후자를 어찌어찌 구하게 됐다(그렇게 해서 이산의 제법 훌륭한 버전으로 책을 읽게 된 셈인데, 말 나온김에 번역 얘기하자면 이 책의 번역은 꽤 훌륭해서, 읽을 때에 술술 넘어갔다). ..

딸기네 책방 2004.10.07

100년 뒤의 나를 흔든 '천안문'

천안문 조너선 스펜스 (지은이) | 정영무 (옮긴이) | 이산 | 1999-02-27 이제야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하면, 한 친구가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벌써 몇년 전이던가. 나보다 열 살 어린 그 친구와 “‘천안문’을 다 읽고나서 이야기해보자”는 얘기를 했었다. 친구는 약속대로 책을 읽었고, 나는 그저 책장에 꽂힌 ‘천안문’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조너선 스펜스의 책 중에서 나는 ‘현대 중국을 찾아서’ 1권과 2권을 가장 먼저 읽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빠져든 스펜서의 세계. ‘강희제’와 ‘칸의 제국’, 그리고 아주아주 오랜시간에 걸쳐 읽고야 만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왕여인의 죽음’. 한권 한권 내게는 주옥같고, 추억같은 책들이다. 스펜서의 책 몇권을 ‘찜’..

딸기네 책방 2004.10.06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

중국이 세계 에너지 판도를 바꾼다

21세기에 벌어질 가장 중요한 패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 간 에너지 경쟁이 될 전망이다. 중동경제연구(MEES) 등 석유전문지들은 16일 중국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유라시아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에너지 경쟁이 벌어질 것이며, 특히 중동 석유와 중앙아시아 유전지대 등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지난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석유수입 규모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MEES는 중국의 석유 소비가 앞으로 20년 동안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비 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25% 정도. 그러나 2030년이 되면 석유의 비중이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이 잡지는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1993년부터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됐다. 중국..

상하이에 자전거 금지령?

자전거로 유명한 중국의 대도시 상하이(上海)에 `자전거 금지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도심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상하이 시 정부가 내년부터 주요 도로에서 자전거 통행을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국영 상하이데일리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통금령이 내려지면 시내 간선도로에서 자전거 운행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는 도로에서도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시 범칙금이 현재의 10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는 중국 중앙정부가 사회주의 경제·생활원칙을 강조했던 시기에는 `프롤레타리아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자본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중국 경제와 명암을 같이하는 존재가 됐다. 특히 상하이같은 대도시에서는 고속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자가용 승용차 선호도가 ..

13억의 충돌 - 시장의 신화와 중국의 선택

13억의 충돌 - 시장의 신화와 중국의 선택 한더치앙 (지은이), 이재훈 (옮긴이) | 이후(시울) 13억의 충돌. 이른바 '신좌파'로 불리는 중국의 소장 경제학자 한더치앙은 중국의 시장경제 실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약 아닌 '충돌', 그것도 13억명의-. 지구상 인구 5분의1의 운명이 달린 이 실험에 대해 현지의 젊은 경제학자가 내쏟는 비판은 시장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 다소 구태의연하고, '유행에 뒤떨어진' 소리처럼 들리는 주장이다(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 유행이 그렇다는 얘기다). 책꽂이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책을 찾다보니 본의 아니게 이 책을 주교재로, 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을 부교재로 삼아 공부 아닌 공부를 하게 됐다. 한더치앙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딸기네 책방 2002.05.25

조너선 스펜스, '칸의 제국'

칸의 제국 조너선 D. 스펜스 (지은이), 김석희 (옮긴이) | 이산 . 서양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금세기 이전까지 여러 차례의 접촉(주로 정복과 관련있는)을 통해 형성된 중국의 모습은 바로 저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중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의 접근 방법은 늘 독특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일전에 제가 무지하게 칭찬했던 는 정통 역사책 글쓰기를 보여주는 반면 또다른 저술인 (게을러서 서평을 못 올렸습니다--;;)는 황제의 회고록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양쪽 모두 아주 훌륭합니다. 은 마르코 폴로에서부터 보르헤스까지 서양인들이 중국에 대해 적어놓은 텍스트들을 꼼꼼이 분석해서 '서양인의 마음 속에 비친 중국'을 설명합니다. 마르코 폴로 이후 서유럽의 탐험가들과 예수회 선교사들, 중국을 방문한..

딸기네 책방 2002.04.25

조너선 D 스펜스, '현대 중국을 찾아서 1, 2

현대 중국을 찾아서 1, 2 조너선 D 스펜스. 김희교 옮김. 이산 2002년, 딸기의 라이브러리에 기록하게 된 첫 책은 조너선 스펜스의 입니다. '올해의 꿈'이 자금성 방문이라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은데, 올해를 '중국의 해'로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 중 하나이거든요. 마침, 오랫동안 손에서 놓지 못했던 이 책을 오늘 아침 돌파했습니다. 청나라의 건국에서부터 89년 천안문 사태까지 중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엇이 중국의 현대('근대'라는 말과 구분 없이 쓰겠습니다^^)를 만들었는지, 중국의 지도자들은 현대가 던져준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늙은 용처럼 무기력해 보였던 이 거대한 나라는 끊임없이 도전과 응전을 계속하면서 싸워나갔다는 겁니다. (물론 저자가 이런 ..

딸기네 책방 200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