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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이 활동

어제는 꼼양은 물론, 꼼양 친구들까지 데리고 포스터 만들기 놀이. 이거 넘 재밌어서 완전 꽂혔어요. 친구 두 명은 각각 '식품과 영양' 그리고 '식물' 가지고 하고, 꼼이는 위에 보이는 것처럼 '인체'를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각각 이렇게 컬러인쇄를 해서 관련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뽑아주고, 설명을 써서 오려붙이고, 그림과 글씨로 꾸미도록 했어요. 꼼꼼이가 맨 위에 그려놓은 것은 방울토마토(나를 먹어)와 '싫어'라는 말풍선. 저 그림 위에 상상 속 자기가 있는 거래요 ^^ 포스터 아랫부분입니다. 확실히 꼼양이, 엄마랑 이런 거를 많이 해봐서 그런지 꾸미고 싶은대로 꾸미기 같은 것을 잘 해요. 꼼이 친구들은 "마음대로 꾸며보라"고 하면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꼼이는 "난 그럼 내가 만들고 싶은 세포를 만들래요"..

주말

*꼼꼼이 영어 CD에 Listening Comprehension 교재가 들어있는데, 당장 그걸 프린트해보고 싶기도 했고 또 내가 야근 다음날 휴일일 때에 라디오 알바가 겹치면 프린트를 못해 번거롭기도 했다.토욜이지만 출근한 ㅈㄱ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용산 아이파크몰 전자상가로 갔다. 우려했던 대로... -_- 몇번 쓰지도 못한 엡손 스타일러스 구형 복합기는 버리기로 하고저렴한 HP 복합기를 또 샀다. 벌써 3번째. (-_-)v *용산역 가는 길에 자전거포에 들러서 꼼꼼이 자전거의 보조바퀴 떼어낸 곳에 받침대 달아주고,내 자전거의 녹슨 기어 양쪽 다 교체.꼼양은 새 자전거 사달라는 애원의 눈빛 공격을 가해왔으나받침대 달고 촌스런 스티커들 떼어내니까 "엄마, 새거 안 사줘도 돼요."하며 금세 반색.집에 돌..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Julia`s Jihad (2009)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저 | 구정은 역 | 아시아네트워크 (번역한 책이 출간돼 나왔다. 너무나 훌륭한 편집자께서, 이슬람 개론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상세하게 '깊이보기' 코너들을 넣어주었다.) 두어해 전 삼림파괴와 기후변화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갔었다. 자와(자바)섬의 자카르타 공항에 내려 도심까지 들어가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서울에 오는 외국인들도 같은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강남의 테헤란로 부럽지 않게 우뚝우뚝 솟아있는 마천루들과 초현대적인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들은 인상적이었다. 더 인상적인 것은 호화로운 첨단 건물들 바로 옆을 흐르는 쓰레기투성이 개천과 골목들이었다. 아시아의 거대 개도국 인도네시아의 두..

발칸의 전설

[대산세계문학총서-49] 발칸의 전설 요르단 욥코프 저 | 신윤곤 역 | 문학과지성사 원래는 라현이가 벨라루스에 공부하러 갔을 때에 보내주려고 사놓았던 책이다. 동유럽 문학작품은 별로 접해본 일이 없던 차에 ‘불가리아 국민작가’의 소설이라고 해서 내가 꿍쳐두고 야금야금 읽었다. 단편모음인데다, 편당 분량도 적다. 책 두께도 얇다. 하지만 읽는 동안, 읽고 나서, 내내 마음이 묵직하다.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아서다. 이리 쓸리고 저리 얻어맞는 민초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렇게 닮았는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정국과 빨치산 투쟁에 이르는 시기 우리의 근현대사를 담은 문학작품들이 내내 머리 속에 교차됐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수백 년 간 점령된 발칸의 민중들. 그들을 괴롭힌 것이 어디 제국의 졸개들뿐이랴. 험한..

딸기네 책방 2009.04.23

빈곤대국 아메리카에 대한 신랄한 르포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ルポ 貧困大國アメリカ 츠츠미 미카 저 | 고정아 역 | 문학수첩 . 제목이 그럴싸하다. 책은 얇지만 내용은 기대 이상이다. 신문 서평에서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책’이라는 평가를 이미 보았던 탓에 기대치가 적당히 높아져 있었는데, 분량에 비해 아주 제대로 된 르포였다. 말 그대로, ‘빈곤대국 아메리카’. 세계에서 가장 강하면서 가장 취약한 나라, 가장 부자면서 가장 가난한 나라. 출발점은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금융위기, 아니 그 전 해에 이미 터져 나왔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미국의 주택 분양이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했을 때 업자들이 새로이 주목한 대상은 국내에 증가하기 시작한 불법 이민자와 저소득층이었다. 파산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 사람들이라도 얼마..

딸기네 책방 2009.04.21

평등해야 건강하다

평등해야 건강하다 The Impact of Inequality 리처드 윌킨슨 저 | 김홍수영 역 | 후마니타스 삶의 질은 중요하다. 건강해야 행복하고, 행복해야 건강하다. 잘 살아야(돈도 좀 있어야) 건강도 행복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먹고 살만해진 지금 우리는 왜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고 느끼는 걸까. 아니,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는 점점 많은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저자는 우리가 “불평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얼핏 당연한 얘기인 듯도 하고, 얼토당토 않은 얘기인 듯도 하다. 당연한 얘기로 들리는 것은 우리가 이미 경험적으로, 느낌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난할수록 보건 혜택도 못 받고 하루하루의 스트레스도 많은 것은 당연하다. 아프리카의 영유아 사망률만 보면 알 수 ..

딸기네 책방 2009.04.20

에너지디자인

에너지디자인 ENERGY AT THE CROSSROADS: Global Perspectives and Uncertainties바츨라프 스밀. 허은녕 외 옮김. 창비 대작이라면 대작이고, 지루하다면 지루하다. 저자는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대학을 나와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인데, 요즘 유행하는 지속가능성이나 저널리스틱한 환경-에너지 연구를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 화석연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쓸 것인지를 평생 연구해온 학자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방대하고, 구체적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국내 출간본에 붙은 세련된 제목과 깔끔한 표지만 보고 ‘에너지-환경문제를 트렌디하게 다룬 책’으로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옛소련과 동유럽 석탄연구에서부터 미국과 유럽의 재생가능 에너지 최근 연구현황까지를 꿰뚫고 있는 저자..

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38]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저/이현경 역 | 민음사 | 원서 : Le citta invisibili / Invisible Cities 책 하나를 끼고 몇 년 씩 뒹구는 것은 내게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칼비노의 이 책, 에 대해서는 하도 오래전부터 집착 수준의 애정을 갖고 있던 터여서, 이제야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여길 지인들도 있겠다. 너무도 오래 전, 조너선 스펜스의 을 읽을 때에 ‘마르코 폴로와 쿠빌라이 칸의 대화’로 인용돼 있는 것을 옮겨 적어 놨었다. 그 때만 해도 이 책이 제대로 번역이 되어있지 않을 때였던지라, 인터넷에서 용케도 번역물이 돌아다니는 것을 찾아내 프린트를 해서 뒤적거렸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묶여 국내에 제대로 출..

딸기네 책방 2009.04.17

'정의로운 전쟁'이 있을까 - 모가미 도시키 '인도적 개입'

인도적 개입 : 정의로운 무력 행사는 가능한가모가미 도시키 저 | 조진구 역 | 소화 저자는 국제기독교대학 대학(부설 평화연구소 소장 역임)에서 국제법 및 국제기구론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법의 권위자다. 일본 학자다운 꼼꼼한 사례분석을 통해 인도적 개입과 관련된 이슈들을 층위별로 다룬다. 일본어투를 그대로 번역으로 옮겨 놓아 문장은 지리멸렬해보이지만 반드시 한번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들이다. 좋은 공부가 됐다. ▶ 예전에 평화는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침략하지 않고 죽이지 않고 빼앗지 않는 것이야말로 평화였다. 1920년 국제연맹이 창설되어 ‘집단안전보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거기에 ‘침략을 진압한다’는 의미가 추가되었다. ‘침략하지 않을 것’에 ‘침략한 국가를 징벌한다는 것’이 평화의 중요..

딸기네 책방 2009.04.17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유재현의 온더로드-04]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민주화 속의 난민화, 그 현장을 가다 유재현 저 | 그린비 * [황해문화] 2009 여름호에 실린 서평입니다 “네팔을 제외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들락거렸던 나라들을 복기하듯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10년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에는 턱없이 짧은 세월이었다. 아시아는 근본적으로는 변함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냉전의 붕괴와 한때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민주화의 열기, 그리고 짧게는 1997년 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덮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말레이시아의 암노(UMNO)는 여전히 강고했으며, 필리핀은 마르코스 독재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아로요 치하였고 신인민군은 무력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일..

딸기네 책방 2009.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