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95

북극곰아, 미안해

얼마 전, 쇄빙선을 밀어내는(?) 북극곰의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었습니다.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서 유빙을 헤치고 나아가는 관광 쇄빙선에서 포착한 북극곰... 우리가 사는 곳에 오지 마, 얼음 깨지 마, 제발 저리 좀 가 줘... 하는 듯한 곰의 모습이 애절하지요... 아, 마구마구 미안해집니다... 내가 쇄빙선 타고가는 것도 아닌데... 얘네가 살고 있는 스발바르는 어떤 곳이냐면요 (사진 위키피디아) 이런 곳입니다. 척박하네요... 추워 보이네요... 1920년대부터 노르웨이 땅이었는데, 한때는 탄광이 있었고 고래잡이 배들의 기지였으나... 지금은 쇠락한 북극 관광지가 됐다는군요. 북극곰의 '위기'가 어디 어제오늘의 일이랍니까.워낙 상징성이 있고 미모가 빼어나다보니;;..

짐 모리슨 도마뱀!

미국의 전설적인 밴드 ‘도어스’의 리드 싱어 짐 모리슨의 이름을 딴 도마뱀 종류가 생겼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고생물학자 제이슨 헤드가 신종 거대 도마뱀 화석에 모리슨의 이름을 따 ‘바르바투렉스 모리소니(B. morrisoni)’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5일 보도했다. 헤드는 모리슨의 곡 ‘도마뱀 찬가(CELEBRATION OF THE LIZARD)’에 “나는 도마뱀의 왕, 무엇이든 할 수 있어(I am the lizard king/I can do anything)”라는 가사가 들어있어 이 거대 도마뱀에 모리슨의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짐모리슨 도마뱀의 상상도. livescience.com 정식 학명을 얻기 전까지 이 도마뱀 화석은 ‘도마뱀의 왕’이라는 별명으로만 불렸다. 약 3600..

코끼리 타고, 치타와 뒹굴고...'현대판 모글리'

차 안에 어린 소년 말란이 앉아 있습니다. 3살난 말란의 곁에 있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친구랍니다. 동물들 중 가장 빠르다는 치타거든요. 말란과 여동생 카일라에게는 ‘와쿠’와 ‘스카일라’라는 두 마리 치타가 제일 좋은 동무들입니다. 이들이 사는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남매의 아버지 하인 슈만(29)과 어머니 킴 슈만(29)은 가든루트 게임 롯지라는 자연공원에서 게임레인저로 일합니다. 게임 롯지는 우리 식으로 하면 ‘사파리 관광지’이고, 게임레인저는 관광객들을 이끄는 안내원입니다. 남매와 치타들의 인연은 지금부터 약 1년 전 가든루트에서 시작됐습니다. 말란은 겨우 2살이었고, 카일라는 태어난 지 석달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지요. 슈만 부부는 야생에서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던 새끼 치타 2마리..

남극 해저 1.6km에서 고래뼈 발견

과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고래 뼈가 남극 깊은 바다 밑에서 발견됐다. 거대한 고래 뼈가 남극 심해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며, 고래 뼈가 바다 밑 모래 위에서 발견된 것도 드문 일이다. 영국 국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팀은 18일 칠레 남쪽 남극해에 있는 영국령 사우스샌드위치 섬 근해에서 대형 고래 뼈를 발견해 학술지 ‘심해연구’에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길이가 10.7m에 이르는 밍크고래의 뼈로, 해수면에서 1.6km 아래의 모래 위에 놓여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뼈가 해양 생태계의 순환시스템을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래 같은 대형 생물이 죽어서 물 속에 가라앉으면 분해자 역할을 하는 생물들이 달려들어 살을 뜯어먹는다. 가장 먼저 상어나 먹장어, 갑각류가 달..

사육과 육식- 내용도 번역도 엉망인 책

사육과 육식 : 사육동물과 인간의 불편한 동거리처드 W.불리엣 저 | 임옥희 역 | 알마 딱 내 취향 아닐까 생각했는데... 영 내용이 엄떠여. 상업적 대량사육시대(저자는 이걸 '후기사육시대'라고 마치 대단한 시대구분이나 되듯이 '후기' 붙여 이름지었다)가 되면서 동물의 생식과 도축 같은 원초적이고 피튀기는 장면을 사람들 눈 앞에서 사라진 뒤로, 오히려 사람들은 폭력이나 폭력적 섹스에 탐닉하게 되었다? 그런데 상식선에서의 추론 정도- 즉 저자의 '상상'에 머물 뿐, 근거 자료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저자는 미국의 역사가이자 작가라고 한다. 문제의식은 재미있으나 그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인지, 그 사회문화적 함의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뭐가 문제인지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포르노를 많이 봐서..

딸기네 책방 2012.05.13

[아침을 열며] 우리를 돌아보게 한 '작은 뉴스들'

지난달 경기 성남의 시내버스 안에서 외국인 남성이 한국 노인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하철 패륜남, 개똥녀 등 비슷한 사건들이 하도 많으니 이제 이런 종류의 소동은 웹에선 일상이다. 하지만 이번엔 가해자가 ‘흑인남성’이라는 점때문에 시끄러웠다. 언론들은 “거구의 흑인남성이 한국 노인을 폭행했다”며 피부색을 강조했고, 네티즌들은 ‘무례한 흑인’을 욕했다. 이어진 보도에 따르면 이 흑인은 “shut up”하라는 노인의 말에 화가 났고, 뒤이은 노인의 한국말을 흑인비하 발언으로 오해해 폭행했다는 거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논쟁이 붙었다. 한국에서 흑인이 얼마나 적대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왔을지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노인을 때리는 게 정당화되느냐, 영어 같지도 않은 영어 쓰는 흑인은 나가라..

비둘기가 알아서 한다

사진 정리해서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면서... 계속 폴더에 쌓아두고만 있다. 요즘 정신도 없고, 정신이 있어도 바쁘고, 정신 있고 안 바쁠 땐 멍때리고 있다보니 정리 안 된 사진 폴더들은 쌓이고 또 쌓이고. 그 뿐이 아니라, 벌써 올 해의 반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책 한 권 읽지 못했다. 뒷부분 몇장 남겨놓은 채 2년이 지나버린 책들이 수두룩. 지금까지 꼬박 20년, 1991년부터니까 정말로 딱 20년 동안, 읽은 책은 모두 다 적어두었기에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 머리 속에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를 다 알 수가 있다. 1998년 초부터 1999년 여름까지 18개월 동안 책 한권 읽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 이후 10여년만에 다시 '책아 나를 떠나거라' 기간이 돌아온 것 같다. 참고로 1998년 그 때는..

2010 위기의 유럽

올해 유럽은 한 마디로 ‘위기’였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유럽의 금융중심지였던 영국, 그리고 복지국가로 명성을 날렸던 아이슬란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 2년 전이죠. 그 뒤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타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럽은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긴급 구제금융을 수용하고 다음 순서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거론되는 등 경제위기 여파로 유로권 전체가 흔들거린 한 해였습니다. 재정위기 발단이 됐던 그리스 사태 2009년 10월22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했습니다. 긴 협상 끝에 유럽국들이 그리스에 재정긴축안을 강제하는 대신 구제금융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적자가 GDP 대비 13%를 웃돈다는 집계가 나오면서 사태가 ..

'꼬마'야 어디갔니

서울대공원에서 말레이곰 ‘꼬마’가 도망가서 난리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동물에 ‘말레이’가 붙으면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말레이곰, 그리고, 말레이 맥. 말레이 맥의 귀여운 모습- 얘가 자라면 이렇게 됩니다 관련 글은 http://ttalgi21.khan.kr/2552 여기에~ 말레이 검은코뿔새라는 녀석도 있지요. 얘도 위풍당당하죠? ㅎㅎ 다시 곰으로 돌아가서. 탈출한 ‘꼬마’는 학명으로는 Helarctos malayanus 인데, 영어 애칭은 햇님곰, 꿀곰 Sun Bear, Honey Bear 랍니다. 착하고 이쁜가봐요. 키는 1.2m 정도까지 자라고, 몸무게는 30~60kg이 나간다니 작고 귀여운 곰이죠. 서울대공원에 가면 불곰도 있고 유럽 흑곰도 있고 반달가슴곰도 있는데 가장 ..

'마약상어' 아시나요

‘마약 상어’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요즘 여러 외신에서 다뤄지고 있는 중남미의 토픽인데요. 중남미 서부 태평양 바닷가에, 뱃속에 마약이 잔뜩 들어있는 상어가 출몰하고 있답니다. 신종 상어는 아니고, 마약 밀매범들이 아예 이 바닷길을 ‘상어 마약운반’ 통로로 쓰고 있다는 거죠. 멕시코,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로가 이 마약밀매의 주된 루트라고 합니다. ▶ Narco-Sharks Replacing Drug Mules 지난해 6월, 코스타리카의 푼타레나스의 사설 항구에서 멕시코 마약수사당국 파견요원들이 도버 스트레이트라는 화물선 한 척을 덮쳤습니다. 배 안에는 얼린 상어가 가득했는데, 상어 뱃속에 마약이 들어있더랍니다. 당국은 무려 895kg의 코카인을 압수했습니다. 그 한 달 뒤에는 코스타리카 당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