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54

이슬람 극단주의 입김 세진 아프간 주변국들

2001년11월, 희대의 대량살상 테러가 일어나고 두 달 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지속되는 자유(Enduring Freedom)'이라 이름붙인 미국의 아프간 공격작전은 성과를 거두는듯했다. 엽기에 가까운 여성탄압과 바미얀 불교유적 폭파 등을 저질러 `문명파괴자'로 악명을 떨친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은 전후 며칠 지나지 않아 지도부가 모두 도망치면서 무너져내렸다. 그러나 전후 6년을 바라보는 지금, 아프간 전후 재건작업은 이라크와 함께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레짐 체인지(체제 변경)' 정책의 양대 실패 사례로 지적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프간 뿐만 아니라 주변 이슬람권 국가들의 상황도 일제히 미국이 원했던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

에구... 왜 이러나 터키 자꾸 테러나네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터키가 테러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지중해변 휴양지 안탈리아 등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난데 이어, 22일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9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CNN튀르크 방송은 이날 앙카라 중심가 울루스의 쇼핑센터 앞에서 폭발이 일어나 6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폭발은 오후 6시45분쯤, 퇴근길 시민들이 몰리는 러시아워에 도심 대형 쇼핑센터 앞 버스정거장 부근에서 일어나 인명피해가 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곧바로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범들을 맹비난했다. 경찰은 쿠르드 분리운동 세력이 과거 사용했던 A4 플라스틱 사제 폭탄이 이용된 것으로 보아 쿠르드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

글라디에이터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은 영화에 묘사된 난타전과는 달리 엄격한 룰에 따라 1대1 승부를 펼쳤으며, 부상을 입을 경우 높은 수준의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방송은 에게해에 면한 터키 동부 고대 유적도시 에페스에서 발견된 한 무덤을 학자들이 조사, 매장돼 있던 유골을 분석한 결과 로마제국 검투사들의 무덤으로 확인됐다고 2일 보도했다. 고대 로마제국 유적 중에 검투사들만의 무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칼 그로스슈미트 교수가 이끄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의과대학 병리학자들은 5년전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에페스 검투사 무덤에서 나온 유골 67구를 정밀 분석했다. 이들 대부분은 20∼30세 나이에 죽었고, 대개 한 차례의 강한 공격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적인 무차별 공격이 아닌 1대1 승..

터키 정국 급물살

터키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슬람세력이 강해지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일어나자 집권 여당은 조기총선 실시를 전격 결정했으며, 헌법재판소는 시위의 원인이 된 대통령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군부 쿠데타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겼고요,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양 진영은 총선을 무대로 다시 결전을 벌이게 됐습니다. "조기총선, 대통령 직선하자" 이슬람 정당인 집권 정의개발당(AK)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는 1일 "총선을 치르기 위해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의회가 아닌 국민들이 뽑도록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BBC방송은 11월로 예정돼 있던 총선을 다음달 24일이나 7월1일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

터키의 고민 & 터키 현대사 연표

으으... 터키를 참 좋아했던 한 관광객의 입장에선, 한국전 참전 & 형제의 나라... 이런 거 들먹이지 않더라도, 참 이 나라의 행복을 빌고 싶은데 말이죠. `동서양의 교차로'로 불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120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슬람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근본주의 움직임이 강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붉은 초승달이 새겨진 국기를 들고 나와 거리를 덮었습니다. 이스탄불을 붉게 물들인 `시민들의 항거'는 유럽과 이슬람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 터키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서구식 입헌민주주의제도를 지켜나갈 것이냐, 이슬람주의로 향할 것이냐... 이 논쟁은 또한 21세기 이슬람 세계가 안고 있는 고민의 한 단면을 드러내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세속주의를 지켰던 이라크는..

세속주의 지키기 위해 분투 중인 터키

압둘라 굴 터키 집권당 대통령 후보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AP 터키 집권당의 대선 후보가 투표 시작 이틀전에야 결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BBC방송은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이 25일 대통령 후보로 압둘라 굴(56) 외무장관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굴 장관은 "근대 터키공화국의 버팀목인 세속주의 원칙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출마의사를 밝혀왔던 같은 당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도 당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전날 이스탄불 등지에서는 에르도안 총리의 대선 출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가 벌어졌었다. AK는 비판 여론을 고려, 에르도안 총리 대신 온건 합리주의자로 알려진 굴 장관을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학파 출신인 굴 장관은 2003년부터 외무장관직을 맡아왔으며..

터키의 뒷모습

터키 법원이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올라와있는 `반(反) 터키적인' 영상을 문제삼아 터키 내 유튜브 접속을 금지시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가하면 분리독립운동 지도자에게 `미스터(Mr.)'라는 경칭을 썼다는 이유로 한 정치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유럽연합(EU)에 들어가기 위해 민주주의를 보장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판결들이 잇달아 나오자 터키 안팎에서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안돼" 이스탄불 제1형사·평화법원은 지난 6일 유튜브에 근대 터키공화국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모욕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접속을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터키 최대 통신회사인 투르크텔레콤(원래 국영기업이다가 2005년..

시험대에 오른 터키의 민주주의

이스탄불 골든혼(Golden Horn)의 운카파니 다리가 추모객들로 가득차 있다. / 로이터 극우민족주의에 경도된 10대 소년에 살해된 터키 언론인 장례식에 10만명이 운집했다. 20세기 초반 벌어진 `아르메니아 학살'문제로 유럽과 과거사를 둘러싼 싸움을 벌이고 있는 터키가 이번 언론인 피살사건을 계기로 해서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23일 이스탄불에서 치러진 언론인 흐란트 딩크의 장례식에 아르메니아계를 비롯한 추모인파 10만명이 몰려 거대한 행렬을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CNN 투르크 방송 등은 이스탄불 시가를 가득 메운 추모행렬의 검은 물결을 집중적으로 방송했다. 곳곳에서 평화와 화해와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흰 비둘기들이 날아올랐고, 시가지에는 장중한 음악이 흘러 이스탄불 전..

교황 터키 방문 시작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터키 수도 앙카라 공항에 도착해 3박4일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터키 내 정교(동방기독교) 지도자들과 만나 화해를 굳건히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지난 9월 `독일 강연'으로 인한 가톨릭-이슬람 갈등을 교황이 어떤 식으로 추스릴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 교황은 예상대로 `종교간 대화와 화해'를 역설했으나 일정은 처음부터 어색하게 시작됐다. 교황은 이날 오전 알리탈리아 항공편으로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을 출발, 앙카라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교황은 동승한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이 정치적 목적을 둔 것은 아니라면서 "대화와 평화를 향한 노력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순례"라고 강조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문명 간, 기독교와 이슬람 간 대화가 필요하다..

교황 터키 방문 앞두고 대규모 반대시위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슬람국가인 터키를 방문한다. 이미 한차례 `반(反) 무슬림' 발언으로 설화(說禍)'를 빚은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터키에서는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 문턱을 넘기 위해 이슬람세력을 억제하려 애쓰는 터키 정부는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초비상 경계에 들어갔지만 교황의 이번 방문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교황 방문 반대" 대규모 시위 터키 최대 도시로 교황이 2박3일간 머물 예정인 이스탄불에서는 이미 며칠 전부터 교황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지난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세계적인 유적인 아야소피아를 점거하는 소동을 빚은데 이어 26일에는 도심에서 2만∼3만 명이 참가한 항의집회가 열렸다. 이슬람 정당 주최로 열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