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케냐.

딸기21 2008. 1. 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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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되고 발전해가는 나라였던 케냐가 정국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 `킬링 필드'로 향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케냐로 이민 갈거야"라는 소리 많이 했었는데, 어째 좀 힘들것 같군요.

지난해말 대선에서 므와이 키바키 현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는 17일 정부가 무장병력을 동원,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케냐가 "무고한 이들이 학살당하는 `킬링 필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렌지민주운동(ODM)'이라는 야당을 이끌고 있는 오딩가는 지난해 12월27일 대선에서 키바키 대통령측이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면서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지요.


A crowd of supporters of Kenya's opposition leader Raila Odinga man a road block 
at the entrance to the Kibera slum in Nairobi January 17. (AFP/Walter Astrada) 
 


BBC방송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 외곽 키베라에서 무장 경찰이 총기를 난사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장면을 방송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이
동영상은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평화시위대 앞에 무장 군인들과 경찰이 나타나 총격을 가하고 쓰러진 시위대를 발로 차는 장면, 시신들이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지는 장면 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에릭 키라이티 경찰 대변인은 "나이로비와 서부 교외지역에서 2명의 범죄자를 사살했을 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오딩가 측은 키바키 대통령이 경찰들에게 시위대 사살 명령을 내렸으며, 마타레라는 마을에서만 7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케냐는 1963년 아프리카 독립영웅 조모 케냐타에 의해 건국됐으며, 1978년부터 2002년까지 다니엘 아랍 모이라는 단 한 사람의 독재자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모이 정권은 다수 부족인 키쿠유족에 지지기반을 두고 개발독재를 펼쳐 경제를 안정시켰으나, 2002년 그가 물러난 뒤 오랫동안 억눌러온 민주화의 진통이 시작됐지요. 뒤이은 키바키 정권은 서방의 지원 속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금융지원을 받아 경제발전을 꾀하려 했지만 부패와 무능력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양입니다.

2005년에는 여당 정치인들까지 키바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대거 야당으로 이동하면서 정국 분열과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이번 대선 부정 파문으로 궁지에 몰린 정권이 결국 국민들을 상대로 총을 빼들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폭력 진압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나이로비 외곽 키베라는 빈민 밀집거주지역으로, `동아프리카 최대 슬럼가'로 불리는 곳이랍니다. 소수부족인 루오족 출신인 오딩가는 정부가 `인종청소'를 벌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케냐가 저렇게 되다니..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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