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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이 좀 바뀐 것 같다. 심판의 공정성을 둘러싼 '스캔들'이 우리가 예기치 않았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외로운 선지자의 광야의 외침...은 아니고, 아침에 이 문제를 놓고 잠시 부서 내에서 설왕설래가 있었다. 혹자들(주로 국제문제를 다루지 않는 부서의 관계자들)은 "축구 못하던 나라가 갑자기 잘 하니까 시샘해서 하는 소리들"이라는 말로 일축해 버렸는가 하면, 또 다른 축에서는 "각국이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서 심판 판정 문제를 편들거나 혹은 비난하거나 하는 분위기"라며 조금 다른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느끼는 것은, 판정 시비가 이제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외신들을 훑어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지금까지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제'로 취급됐었지만 스페인전 이후로는 '한국과 관련된 총체적인 판정 시비'로 바뀌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껏 고양됐던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자칫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혹자의 지적처럼 남유럽이냐 북유럽이냐에 따라서, 혹은 중국처럼 시샘하는 '일부 나라들' 때문에...라고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아침에 이 얘기를 했지만 주무부서로부터 "외신 보는 사람들(우리 부서)은 외국 것만 보니까 피해의식을 느끼는 모양"이라는 비아냥만 듣고 말았다. 그런 것은 아닌데, 심판 판정이 잘 되고 못 됐고를 떠나서 이건 중요한 문제인데.
★ Referees under fire
'비난 세례를 받고 있는 심판들'...딴지 식으로 하면 '똥꼬에 불붙은 심판들'이 되려나?
FIFA가 문제다. FIFA가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버리는 바람에(근데 사실 내 생각에도, 문제가 없었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여러 면에서.) BBC방송이 신나서 저런 제목을 붙이는 것 아닌가.
FIFA 대변인인 키스 쿠퍼가 "심판 판정미스가 한 두개 있었다"면서 "심판도 사람이다(이런 변명은 차라리 아니 함만 못하다)고 말을 했단다. BBC 보도를 보자면, 이탈리아의 불평불만은 사실상 무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스페인에 대해서는 좀 시각이 다르다. 스페인 축구협회가 FIFA에 공식 항의했고 한-스페인전의 판정에 대해서는 외신들이 전반적으로 심판 오심으로 보는 것 같다.
★ BBC가 꼽은 '오심 의혹 사례'
다 맞다는 게 아니고, BBC가 이렇게 평가했다는 거다. 경기를 머리 속에서 되새김질 해가면서 보시길. 눈여겨 볼 것은 'How bad' 부분이다. 이 방송에서 나름대로 심판의 오심의 '악성' 정도를 평가해놓은 것임.
◎ Italy 1-2 Croatia (주심 Graham Poll)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골 오프사이드 판정. 그러나 비디오를 보면 볼이 패스돼서 건너오는 순간, 비에리가 크로아측 마지막 수비수와 동일 선상에 있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How bad? Poor but forgivable
-이탈리아 마르코 마테라치의 프리킥 골도 인정해줬어야. 심판은 이탈리아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수비수 셔츠를 잡아 끄는 파울 범했다면서 인정 안 했음.
How bad? Mystifyingly bizarre.
◎ Senegal 3-3 Uruguay (주심 Jan Wegereef)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가 페널티킥 얻어냈는데, 비디오 돌려보면 우루과이측 반칙 없었다.
How bad? Unfortunate human error.
◎ Sweden 1-1 Argentina (주심 Ali Bujsaim)
-스웨덴의 마티아스 욘손이 아르헨의 아리엘 오르테가에게 파울 안 했는데 주심은 페널티 줬다.
How bad? Amateurish.
◎ Mexico 0-2 USA (주심 V M Pereira)
-미국팀 오브라이언의 손이 공에 닿았는데 주심이 못 봤다.
How bad? Forgiveable, but only just.
◎ South Korea 2-1 Italy (주심 Byron Moreno)
- 프란체스코 토티 퇴장시킨 것.
How bad? Pre-determined and provocative.
(무슨 말인지 아시죠? '예정된' '도발적인' 오판이라 이건데...쩝)
- 토마시의 골을 오프사이드로 본 것은 부심의 명백한 오판이다.
How bad? Just plain wrong. (그냥 실수일 뿐이라고)
◎ Brazil 2-0 Belgium (주심 Peter Prendergast)
- 요것도 상당히 말 많았죠. 빌모츠 골 인정 안 해준 것. BBC방송에 따르면, 주심이 하프타임 때 자기 실수 인정했다고 하는데 이미 기차는 떠나간 뒤...
How bad? Star-struck by the yellow jerseys. (푸하하...노란 유니폼만 보면 심판도 쫀다는 야그!)
◎ Germany 1-0 USA (주심 Hugh Dallas)
-1대 0으로 지고 있던 미국팀의 그레그 버할터가 쏜 슛이 골 문으로 향했는데 독일 팀에서 막았다...면서 심판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지만, 당시 독일팀의 토르스텐 프링스가 손으로 공 막았다.
How bad? Bottled a tough decision.
◎ Spain 0-0 South Korea (주심 Gamal Ghandour)
- 엘게라 골 인정 안 하고 공격자 파울 선언한 것.
How bad? Awful. (음...어제 SBS는 스페인 선수가 우리 애들 머리 내리누르는 거 보여주던데 BBC는 못 봤나보지?)
-모리엔테스 골든볼 인정 안 한 것.
How bad? Outrageous. (할말 없다. 나 역시, 저 장면 보면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 나 갑자기 이 남자가 멋져 보여, 고릴로 칸!
"심판은 공정하게 판정할 것으로 믿는다". 아쭈구리, 고릴라같이 생긴 올리버 칸이 말도 멋지게 하네. 우리랑 낼 맞붙을 독일 팀의 주장이지만 파이팅입니다요, 파이팅!(파이팅이 콩글리쉬라고 누가 그랬어? 외국 사람들도 그런 말 쓰던데...)
"I believe referees will be fair to us and make fair decisions," said the German captain.
그 다음 말은 더 멋있다.
"Even if we did face an unjust call, we won't dwell on them for too long during the match."
"Spain were too obsessed by what they perceived by as wrong decisions by the referee.
"Italy too allowed it to get to them. In the end it just worked against them."
허걱..그런데 좀전에 사커라인 게시판 들어갔더니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제가 알기로는 칸이 고릴라를 닮은 관계로.. 독일에서 리그경기를 할때 상대편 팬들이 칸을 놀리려고 골대옆에 바나나껍질은 놔둔다고 들었는데요...
얼마전에 어느 해설위원이.. 칸의 팬들이 칸에게 애정을 표현하기위해서 바나나를 골대 옆에 놔둔다고 하던데...
어떤게 맞는건지.. 바나나를 놀리려고 놓는건지.. 응원하려고 놓는건지...?"
대체 어떤 놈들이 우리(?) 칸에게 저런 짓을 하는겨?
★ 야 유모차에서 이제 좀 내려와라
오늘 아침 BBC에서 맘에 드는 기사는 요것. 심판 판정과 별개로, 이탈리아 스페인 하는 거 짜증난다 이 말씀.
"Like a couple of guests who have been slung out for over-enthusiasm round the sangria bowl, Italy and Spain have decided to hang around in the street outside and hurl insults at the hosts."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모차에서 장난감을 집어던지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루쟈 구단이 한 짓은 안정환 선수 베개 밑에 말 대가리 집어넣는 거(애들 하는 짓거리 비스끄무레한 미신) 수준".
"South Korean coach Guus Hiddink's advice that Italy and Spain should look to their own shortcomings was smugly given from the moral high ground of the victor's rostrum."
("너나 잘해"라는 히딩크의 충고는 승자의 여유, 도덕적으로 높은 경지에서 나온 말...딩크 아저씨는 역시 멋져!)
어머나, BBC도 웃겨. 이탈리아 스페인 흉보는 척 하면서 슬쩍 자기네 팀 칭찬을 해놨군. "잉글랜드와 세네갈을 봐라, 같이 8강전에서 떨어졌지만 너네랑은 다르잖니." (잉글랜드, 사실 너넨 이득 봤잖아. 호나우딩요가 빨간딱지 받았자나...10명이랑 싸우고도 졌는데 너네가 무슨 할 말이 있냐, 아무 말 안 한 것이 당연하지 -딸기 생각.)
내가 느끼는 것은, 판정 시비가 이제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외신들을 훑어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지금까지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제'로 취급됐었지만 스페인전 이후로는 '한국과 관련된 총체적인 판정 시비'로 바뀌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껏 고양됐던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자칫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혹자의 지적처럼 남유럽이냐 북유럽이냐에 따라서, 혹은 중국처럼 시샘하는 '일부 나라들' 때문에...라고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아침에 이 얘기를 했지만 주무부서로부터 "외신 보는 사람들(우리 부서)은 외국 것만 보니까 피해의식을 느끼는 모양"이라는 비아냥만 듣고 말았다. 그런 것은 아닌데, 심판 판정이 잘 되고 못 됐고를 떠나서 이건 중요한 문제인데.
★ Referees under fire
'비난 세례를 받고 있는 심판들'...딴지 식으로 하면 '똥꼬에 불붙은 심판들'이 되려나?
FIFA가 문제다. FIFA가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버리는 바람에(근데 사실 내 생각에도, 문제가 없었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여러 면에서.) BBC방송이 신나서 저런 제목을 붙이는 것 아닌가.
FIFA 대변인인 키스 쿠퍼가 "심판 판정미스가 한 두개 있었다"면서 "심판도 사람이다(이런 변명은 차라리 아니 함만 못하다)고 말을 했단다. BBC 보도를 보자면, 이탈리아의 불평불만은 사실상 무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스페인에 대해서는 좀 시각이 다르다. 스페인 축구협회가 FIFA에 공식 항의했고 한-스페인전의 판정에 대해서는 외신들이 전반적으로 심판 오심으로 보는 것 같다.
★ BBC가 꼽은 '오심 의혹 사례'
다 맞다는 게 아니고, BBC가 이렇게 평가했다는 거다. 경기를 머리 속에서 되새김질 해가면서 보시길. 눈여겨 볼 것은 'How bad' 부분이다. 이 방송에서 나름대로 심판의 오심의 '악성' 정도를 평가해놓은 것임.
◎ Italy 1-2 Croatia (주심 Graham Poll)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골 오프사이드 판정. 그러나 비디오를 보면 볼이 패스돼서 건너오는 순간, 비에리가 크로아측 마지막 수비수와 동일 선상에 있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How bad? Poor but forgivable
-이탈리아 마르코 마테라치의 프리킥 골도 인정해줬어야. 심판은 이탈리아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수비수 셔츠를 잡아 끄는 파울 범했다면서 인정 안 했음.
How bad? Mystifyingly bizarre.
◎ Senegal 3-3 Uruguay (주심 Jan Wegereef)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가 페널티킥 얻어냈는데, 비디오 돌려보면 우루과이측 반칙 없었다.
How bad? Unfortunate human error.
◎ Sweden 1-1 Argentina (주심 Ali Bujsaim)
-스웨덴의 마티아스 욘손이 아르헨의 아리엘 오르테가에게 파울 안 했는데 주심은 페널티 줬다.
How bad? Amateurish.
◎ Mexico 0-2 USA (주심 V M Pereira)
-미국팀 오브라이언의 손이 공에 닿았는데 주심이 못 봤다.
How bad? Forgiveable, but only just.
◎ South Korea 2-1 Italy (주심 Byron Moreno)
- 프란체스코 토티 퇴장시킨 것.
How bad? Pre-determined and provocative.
(무슨 말인지 아시죠? '예정된' '도발적인' 오판이라 이건데...쩝)
- 토마시의 골을 오프사이드로 본 것은 부심의 명백한 오판이다.
How bad? Just plain wrong. (그냥 실수일 뿐이라고)
◎ Brazil 2-0 Belgium (주심 Peter Prendergast)
- 요것도 상당히 말 많았죠. 빌모츠 골 인정 안 해준 것. BBC방송에 따르면, 주심이 하프타임 때 자기 실수 인정했다고 하는데 이미 기차는 떠나간 뒤...
How bad? Star-struck by the yellow jerseys. (푸하하...노란 유니폼만 보면 심판도 쫀다는 야그!)
◎ Germany 1-0 USA (주심 Hugh Dallas)
-1대 0으로 지고 있던 미국팀의 그레그 버할터가 쏜 슛이 골 문으로 향했는데 독일 팀에서 막았다...면서 심판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지만, 당시 독일팀의 토르스텐 프링스가 손으로 공 막았다.
How bad? Bottled a tough decision.
◎ Spain 0-0 South Korea (주심 Gamal Ghandour)
- 엘게라 골 인정 안 하고 공격자 파울 선언한 것.
How bad? Awful. (음...어제 SBS는 스페인 선수가 우리 애들 머리 내리누르는 거 보여주던데 BBC는 못 봤나보지?)
-모리엔테스 골든볼 인정 안 한 것.
How bad? Outrageous. (할말 없다. 나 역시, 저 장면 보면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 나 갑자기 이 남자가 멋져 보여, 고릴로 칸!
"심판은 공정하게 판정할 것으로 믿는다". 아쭈구리, 고릴라같이 생긴 올리버 칸이 말도 멋지게 하네. 우리랑 낼 맞붙을 독일 팀의 주장이지만 파이팅입니다요, 파이팅!(파이팅이 콩글리쉬라고 누가 그랬어? 외국 사람들도 그런 말 쓰던데...)
"I believe referees will be fair to us and make fair decisions," said the German captain.
그 다음 말은 더 멋있다.
"Even if we did face an unjust call, we won't dwell on them for too long during the match."
"Spain were too obsessed by what they perceived by as wrong decisions by the referee.
"Italy too allowed it to get to them. In the end it just worked against them."
허걱..그런데 좀전에 사커라인 게시판 들어갔더니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제가 알기로는 칸이 고릴라를 닮은 관계로.. 독일에서 리그경기를 할때 상대편 팬들이 칸을 놀리려고 골대옆에 바나나껍질은 놔둔다고 들었는데요...
얼마전에 어느 해설위원이.. 칸의 팬들이 칸에게 애정을 표현하기위해서 바나나를 골대 옆에 놔둔다고 하던데...
어떤게 맞는건지.. 바나나를 놀리려고 놓는건지.. 응원하려고 놓는건지...?"
대체 어떤 놈들이 우리(?) 칸에게 저런 짓을 하는겨?
★ 야 유모차에서 이제 좀 내려와라
오늘 아침 BBC에서 맘에 드는 기사는 요것. 심판 판정과 별개로, 이탈리아 스페인 하는 거 짜증난다 이 말씀.
"Like a couple of guests who have been slung out for over-enthusiasm round the sangria bowl, Italy and Spain have decided to hang around in the street outside and hurl insults at the hosts."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모차에서 장난감을 집어던지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루쟈 구단이 한 짓은 안정환 선수 베개 밑에 말 대가리 집어넣는 거(애들 하는 짓거리 비스끄무레한 미신) 수준".
"South Korean coach Guus Hiddink's advice that Italy and Spain should look to their own shortcomings was smugly given from the moral high ground of the victor's rostrum."
("너나 잘해"라는 히딩크의 충고는 승자의 여유, 도덕적으로 높은 경지에서 나온 말...딩크 아저씨는 역시 멋져!)
어머나, BBC도 웃겨. 이탈리아 스페인 흉보는 척 하면서 슬쩍 자기네 팀 칭찬을 해놨군. "잉글랜드와 세네갈을 봐라, 같이 8강전에서 떨어졌지만 너네랑은 다르잖니." (잉글랜드, 사실 너넨 이득 봤잖아. 호나우딩요가 빨간딱지 받았자나...10명이랑 싸우고도 졌는데 너네가 무슨 할 말이 있냐, 아무 말 안 한 것이 당연하지 -딸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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