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박정희'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61) 대통령이 `종신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우간다 의회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의 3선 연임 금지규정을 철폐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상정했으며, 수도 캄팔레에서 열린 장기집권에 반대 집회를 강제해산시켰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의회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을 역시 압도적인 지지로 이른 시일 내에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무세베니 정권의 탄압을 받고 있는 야당 지지자들은 이날 캄팔라 시내에서 "무세베니가 재출마하면 우간다는 파멸"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시켰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지금도 초헌법적 권력을 휘두르는 무세베니 대통령의영구집권이 가능해질 것으로 야당은 우려하고 있다.
서부 앙콜레 출신인 무세베니 대통령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악명 높은 독재자 이디 아민 다다에 맞선 투쟁에 뛰어들었다. 게릴라부대인 `국민저항군'의 지도자로 명성을 얻은 그는 아민 정권이 축출된 뒤 집권한 구국전선(FNS) 정부를 다시 뒤엎고 1986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차지했다.
젊은 시절 사회주의에 경도됐던 무세베니 대통령은 집권 뒤 90년대 개발독재 드라이브로 중부 아프리카 일대에서 드물게 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그는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 한국의 초고속 성장에 깊은 감명을 받아 한국에 시찰단을 보내 성장 비법을 배워가는 등 `아시아의 용들'을 모델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우간다는 90년대 10%에 육박하는 연간 경제성장률을 보였고 정치도 비교적 안정됐으며 빈곤율이 20% 이상 떨어졌다. 에이즈 문제에서도 서방과 국제구호기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에이즈 파국'은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6년 대통령에 재선된 뒤에는 르완다와 옛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의 중재자로도 활약했다.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은 무세베니의 오른팔이었던 우간다 정보국장 출신이고,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인 조지프 카빌라의 아버지 로랑 카빌라 전대통령은 막역지우였기 때문에 무세베니 대통령이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까지 통치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98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국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워싱턴을 방문, `중부 아프리카의 지도자'로 위상을 굳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바뀌고 있다. 성장 정책의 이면에는 독재와 빈부갈등의 그늘이 짙어지기 시작한 것. 정적을 탄압하며 독재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한때 그를 `아프리카의 빅 맨(Big Man)'이라 부르며 환호했던 서방도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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