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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고리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은이) | 양선아 (옮긴이) | 강 | 2003-08-25
주변의 평에 비하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베르메르...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대학교 때 마구잡이 발표 수업이 있었는데, 미술에 대해 아무거나(!) 주제를 잡아서 발표하면 되는 거였다. 그때 나는 베르메르에 대해 발표를 했었다. 내용은 개판이었으므로 여기서 까발기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림의 모델이 되어본 경험도 있다. 어릴 적 우리집 2층 마루는 엄마의 화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화실이 따로 없었던 엄마가 그림 도구를 널려놓은 공간이었다. 엄마는 어릴적 나한테 이런저런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셨었는데, 제일 많이 했던 것은 흑염소 옆에 가서 서있는 것과, 커다란 진짜 수세미(열매)를 들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어른이 된 지금도, 어쩌다가 흑염소를 보게 되면(그런 일은 많지 않았지만) 그 옆에 가서 서있어야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한다.
'모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또다른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 엄마 전시회에서 만난 예쁜 언니에게서 난초를 받은 일이다. 눈이 크고 통통한 체격이었던 그 언니는 난초를 주면서 잘 들고가라고 했고, 집에 와서 난초를 열심히, 아주 열심히 키웠다. 나중에 엄마한테 여쭤보니 누드모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누드모델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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