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안회가 말했습니다. "저는 뭔가 된 것 같습니다."
공자가 물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저는 仁이니 義니 하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후 안회가 다시 공자를 뵙고 말했습니다. "저는 뭔가 된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저는 禮니 樂이니 하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지나 안회가 다시 공자를 뵙고 말했습니다. "저는 뭔가 된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저는 좌망(坐忘)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좌망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손발이나 몸을 잊어버리고, 귀와 눈의 작용을 쉬게 합니다. 몸을 떠나고 앎을 몰아내는 것. 그리하여 '큰 트임(大通)'과 하나됨. 이것이 제가 말씀드리는 좌망입니다."
공자가 말했습니다. "하나가 되면 좋다 [싫다]가 없지. 변화를 받아 막히는 데가 없게 된다. 너야말로 과연 어진 사람이다. 청컨대 나도 네 뒤를 따르게 해다오."
해설에 따르면 '좌망'은 2편 제물론에 나온 오상아, 4편 인간세에 나온 심재, 6편 대종사에 나온 여우 이야기 등과 함께 장자의 중심 사상 가운데 하나라고. 중요한 것은, 인의예악을 잊기 위해서는 우선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 이라고 편역자는 해석을 했다.
그런데 좀 의문이다. 꼭 갖고 있어야 하나? 그건 너무 공자스러운;; 해석 아닌감? 잘은 모르지만 인의예악을 모르는 갓난아이같은 상태를 장자 샘은 더 좋아할 것도 같은데... 나야 뭐 잘 모르니 일단 패스. 인의예악을 가질 것도 아니니 잊을 것도 없습네다...
장자 책에 공자와 안회의 대화가 몇번 나오는데, 이상하게 좀 웃기다. 안회라는 캐릭터가... 어쩐지 띨빵해보이면서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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