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도 남성과 결혼,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수단 여성이 국제사회의 압력 덕에 풀려났다.
AFP통신은 지난달 ‘배교’를 이유로 카르툼의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메리암 이브라힘 이샤그(27)가 23일 카르툼 인근 옴두르만의 여성 전용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샤그의 변호인인 모하나드 무스타파는 “이제 그는 교도소 밖에 있다”며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다니엘 와니와 메리암 이브라힘 이샤그. /다니엘 와니 페이스북
무슬림 아버지와 기독교의 일파인 에티오피아 정교 신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샤그는 기독교도와 결혼해 이슬람을 버렸다는 이유로 지난달 15일 태형 100대와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수단은 1983년 만들어진 법에 따라 무슬림 여성과 이교도 남성의 결혼을 금하고 있다. 반면 무슬림 남성이 다른 종교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허용된다.
이샤그가 기독교도인 다니엘 와니라는 남성과 결혼한 것은 2012년이고, 이미 두 사람은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다. 또 이샤그는 사형 판결을 받았을 당시 만삭이었다. 법원은 이샤그 뿐 아니라 어린 아들까지 함께 수감했다. 이샤그는 지난달 27일 옥중에서 딸을 출산했다.
이샤그 사건이 알려지자 국제 인권단체들은 ‘결혼의 자유’마저 박탈한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카르툼 법원 판결에 대해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비판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수단 정부에 무슬림의 개종을 금지한 법률을 고치라고 촉구했다.
이 사건이 이슬람권의 여성 인권침해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국제적인 이슈가 되자 수단 정부는 석방을 검토하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마침내 이샤그가 풀려났지만, 수단 당국은 공식적으로 석방 사실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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