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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현실지구'] 파타고니아의 중국 기지

딸기21 2024. 1. 2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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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아르헨티나의 남쪽 끝 파타고니아에 직경 35미터의 접시안테나가 서 있다. 에스파시오 레하노(Espacio Lejano) 우주기지, 중국 우주항천국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미국 턱밑’ 중남미 들어선 중 우주기지

 

중국은 2015년 말 인민해방군 개혁 때 사이버 전쟁과 우주 관련 임무를 맡는 전략지원부대(PLASSF, 中国人民解放军战略支援部队)를 신설했다. 이 부대가 외계우주 탐사 네트워크(CLTC)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된 업무는 위성 발사와 통제다. 그 일환으로 아르헨티나와 2014년 협약을 맺어 남극 근처에 2평방킬로미터의 땅을 빌렸고, 중국 국영 교통건설(CCC)이 기지를 지었다. 50년 동안 토지를 쓰는데 세금 면제 혜택까지 얻어냈다. 중국은 기지 설비와 통신망 등, 천체망원경 등을 갖추느라 5000만달러 이상을 썼다. 

 

The Chinese satellite tracking station in Neuquen allegedly run by the Chinese National Space Agency, but banned for all Argentines entering the premises / mercopress.com

 

 

중국 관영 언론은 2019년 창어 4호가  달의 뒤편에 착륙하는 데에 이 기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언론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기지를 군사용으로 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파이위성을 여기서 움직이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다.

 

[더디플로맷] The Patagonian Enigma: China’s Deep Space Station in Argentina 

 

2014년 협약에는 중국이 위성 신호를 추적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다고만 돼 있고, 어떤 정보를 어떤 용도로 수집하는지 등등 구체적인 내용은 적시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2016년에 협정을 고쳐 ‘민간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규정을 포함시켰고 중국이 이 기지에서의 활동을 아르헨 쪽에 통보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아르헨의 감독권은 보장돼 있지 않다. 아르헨티나와 명목상 공동운영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기지에 대한 접근은 중국 측이 통제한다. 공동운영을 한다는 아르헨티나 국가우주활동위원회(CONAE)는 하루 2시간 미만, 운영시간의 10%만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협약에는 아르헨티나가 중국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경우 중국에 즉시 통보해야 하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붙어 있다. 현지 지역당국과 미디어 접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대 계약이 체결된 것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의 좌파 정권 시절이었고 당시 야당은 '주권 상실'이라 비판했다.

 

Argentine President Javier Milei gestures to supporters in Rio Gallegos, Argentina, on Friday. The right-wing libertarian won the country’s presidency in November. Photo: Reuters

 

 

이 기지에서 사고가 일어나거나 외교적 갈등이 불거지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일까. 이게 문제다. 양국 협정에 따르면, 여기서 중국 정부가 수행한 모든 활동은 전부 중국 책임이며 아르헨티나에는 책임이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1967년 유엔 총회에서 통과된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우주공간의 탐사와 활용과 관련해 국가들의 활동을 관리하기 위한 원칙’이라는 게 있다. 통칭 ‘국제우주조약(The Outer Space Treaty)’이라 불리는 이 조약은 한 국가가 관할권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우주 활동에 대해 국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악의적인 국가 혹은 집단이 남의 나라 땅을 빌려서 인류에 위해가 되는 활동을 하거나, 고의는 아니더라도 사고를 일으켜 인류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그런 일을 막을 책임을 그 영토를 보유한 국가에 부과한 것이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와 중국의 협정은 이를 무시했다.

 

[로이터] China’s military-run space station in Argentina is a ‘black box’

 

현재로선 중국이 군사시설로 쓰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 기지 주변에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말라르궤 우주기지(Malargüe Station)가 있는데 이곳도 50년 임대에 면세 혜택을 누린다. 아르헨티나 측이 안테나 사용시간의 10%를 쓸 수 있는 것도 똑같다. 그러니 중국에만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 차이가 있다면, 유럽우주국은 민간 연구기관이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민주적 규칙에 따라 운영되는 반면에 중국 측 운영자는 인민해방군이라는 사실이다. 

 

컴퓨터 수출하고 콩 사가고... 중국과 아르헨티나의 관계

 

메르코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파타고니아 우주기지를 만들기로 하면서 남극의 관문인 티에라 델 푸에고의 해군 항구와 남대서양의 일부 어업권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아르헨티나의 정권은 좌우를 오갔고 최근에는 돌출 발언에 반중국 발언을 불사하는 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했다. 밀레이 정권이 파타고니아 우주기지 협약도 손대지 않을까 전망이 나오면서, 갑자기 이 기지가 중국과 아르헨티나의 향후 관계를 가늠케 하는 상징처럼 떠올랐다.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R) welcomes Argentine President Cristina Fernandez de Kirchner to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on February 4, 2015. The close ties between the two leaders resulted in a broad range of cooperation agreements between Argentina and China, including the construction of the Espacio Lejano space station.  © Getty Images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1972년 국교를 맺었고 이듬해 이사벨 페론이 특사가 돼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1970년부터 1974년까지 중국은 라틴아메리카의 12개 국가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는데 당시 중국은 주로 소련의 영향권에서 탈피하기 위해 각국과 손을 잡는 것에 치중하는 수준이었다. 그 뒤 중국 경제가 커지면서 1990년대 이후로는 광물, 에너지, 식량자원 확보에 혈안이 됐고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중남미 각국과 교역을 늘렸다. 아르헨티나와 중국의 관계는 좌파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 시절인 2004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으며 그 부인이자 후임 대통령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때인 2014년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중국은 브라질과 매년 아르헨티나의 교역상대로 1, 2위를 다툰다.

 

[NOTICIAS] Perón y Mao: la historia secreta del primer viaje de Argentina a China

 

2022년에는 정상급이 거의 찾지 않았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참석해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공식 가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은 그 대가로 영국이 지배하는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주장을 지지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해줬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의 도로, 철도, 해운항만 등 대형 프로젝트에 투자한 상태다. 중국이 수입하는 것도 많다. 꼭 필요한 가축 사료용 대두가 대표적인 수입 품목이다. 중국은 컴퓨터 등 전자제품과 소비재를 팔고, 농업대국 아르헨티나는 대두 등 농산품을 중국으로 보낸다. 이는 아르헨티나에 좌파가 집권하든 우파가 집권하든 계속되는 구조적 관계다. 아르헨티나가 대두값을 올리거나 수출관세를 높이면 중국은 반발하고, 양측이 협상하는 일이 몇 년에 한번씩 되풀이된다.

 

1974년 중국을 방문한 이사벨 페론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아르헨티나가 '을'이다. 2023년 4월 아르헨티나는 중국산 수입품 값을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지불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바라기도 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달러 보유고가 모자란 탓이 컸다. 그런 처지이면서 대선 기간에 “공산주의자와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큰소리 쳤던 밀레이는 경솔하기 짝이 없었다.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2009년부터 매년 통화스와프 계약을 갱신해왔는데 밀레이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중국이 65억달러 규모의 이를 중단해버렸다. 아르헨티나로서는 채무 상환과 무역대금 결제에 긴요한 버팀목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밀레이 정권을 길들이려는 중국의 압박조치다. 돌출 발언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밀레이는 "중앙은행을 없애겠다"고 공약했지만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역시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채무불이행을 모면해왔다.

 

중국과의 관계는 밀레이가 끊고 싶다고 쉽게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2010년대 후반 집권했던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도 중국을 소리높여 비판하더니 이전 정권들이 중국과 맺은 협정은 계속 유지했다. 중국도 극단 대립을 원할 리 없다. 당장 대두를 사야 하고, 또 아르헨티나의 리튬 광산에도 투자해놨다. 현실 속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통화스와프를 보류해놓고 아르헨티나 농수산물 관세를 인하하는 당근을 내준 것도 이런 관계를 보여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아르헨티나 농산품과 공산품 143개 품목의 관세를 낮춰주거나, 인하 조치를 연장해줬다. 말린 옥수수 등의 관세는 아예 0%로 낮췄고, 유아용 조제분유와 치즈, 해바라기씨유 등도 관세를 대폭 낮췄다. 중국은 2016년부터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인하를 지렛대처럼 활용하고 있다.

 

중남미 곳곳 중국의 '우주 시설'

 

그래서 우주 계획은 어떻게 될 것이냐. 중국이 남극 부근에 지은 일종의 교두보라고 보는 쪽, 즉 미국은 밀레이가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하길 바란다. 미국이 보기에 우주협력을 빌미로 한 중국의 침투는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중남미 전역에 걸쳐져 있다. 이를 테면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 고지에 아마추마 지상기지라는 원격 위성기지국이 있다. 2013년 문을 연 이 기지국은 볼리비아의 유일한 국영 위성인 투팍 카타리 1호와 하루 24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작년 11월 워싱턴포스트는 이 기지가 또 다른 용도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구 반대편 중국에서 과학자들과 국영 우주개발 회사들이 볼리비아의 위성 기지를 원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Chinese-made satellites dishes stand at the Amachuma Ground Station in La Paz Department, Bolivia. The ground station allows Beijing to surveil skies 10,000 miles from China. / 워싱턴포스

 

 

중국의 위성 개수는 700개가 넘는다. 숫자가 늘수록, 지구 상공 여러 곳을 지나는 위성을 추적하고 통신할 지상 시설이 필요하다. 볼리비아의 지상기지는 중국을 위해 그 임무를 맡아주고 있단다. 미국이 볼리비아의 원주민 출신 정치인 에보 모랄레스 당시 대통령을 ‘좌파’로 몰아붙여 고립시키려 할 때에 볼리비아가 중국에 밀착되면서 시작된 일이다. 중국은 2008년 베네수엘라, 2015년 페루에 지상국을 지었으며 파타고니아 우주기지도 그 일환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볼리비아 기지국을 건설한 중국 국영기업은 2008년 이후 라오스,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벨라루스, 나미비아, 케냐에 비슷한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 A growing global footprint for China’s space program worries Pentagon

 

2030년까지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겠다는 중국, 그 ‘우주굴기’를 주도하는 것은 인민해방군 산하 기관과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 중국항천과기공업집단공사(CASIC) 등의 국영 회사들이다. 과기집단공사는 중국 유일의 대륙간 핵미사일 제조업체이고 과기공업집단공사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회사다. 레하노 기지의 운영을 맡은 것도 이들 기업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중북부의 카피탄 마누엘 리오스 공군기지 안에 중국이 지은 위성기지국이 있고 과기집단공사와 만리장성산업공사(CGWIC)가 운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중국 공산당이 중남미-카리브해 지역 관계 백서를 처음 발간했을 때만 해도 우주분야는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문장 뿐이었다고 한다. 2016년 백서에서는 원격 감지와 통신 위성, 위성 데이터 활용과 항공우주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적으로 다뤘으며 2022년에 발표된 중국 공산당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에도 반영됐다.

 

The CBERS-4A, the sixth satellite of the China-Brazil Earth Resources Satellite program, is launched atop a Long March 4B carrier rocket at the Taiyuan Satellite Launch Center in North China's Shanxi province, on Friday. XINHUA. 2019.12.21

 

 

중국과 중남미의 우주 분야 협력은 1988년 중국-브라질 지구자원 위성(CBERS) 프로그램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미국이나 유럽 도움 없이 우주탐사 영역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다. 유럽 싱크탱크 '지정학정보서비스(GIS)'의 작년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후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이 프로그램에 따라 6개의 위성이 발사됐다. 초반엔 중국이 비용 70%를 내다가 2002년부터는 브라질과 반반씩 부담하고 있다. 중국은 2004년에는 금융위기 여파에서 휘청이던 아르헨티나와 첫 우주협력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2005년에는 베이징에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를 설립했는데 페루가 창립 회원국으로 동참했고 멕시코는 옵서버로 참여했다.

 

[Dialogo-Americas] China’s Ground Stations in South America Raise Concerns  

[CHINA Daily] Xi wants more China, Brazil space cooperation

 

중남미 지역기구인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와 중국이 합의한 '2022-2024 공동 행동계획'에는 위성기술 등에서 협력할 중국과 CELAC 간 우주포럼을 만드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에게 미국의 GPS가 아닌 중국이 개발한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두’를 쓰도록 설득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Illustration displaying the China-led ILRS concept. Credit: DSEL

 

 

밀레이가 문제? 미-중 갈등의 파편일 뿐 

 

중남미 국가들끼리의 우주 협력은 기술적, 재정적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가 주도해 2021년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우주기구(ALCE)’를 만들었는데 자체 위성기술을 개발한다면서도 초기 예산은 1억 달러에 불과했고 브라질의 당시 우파 정권도 참여를 거부했다. 그런데 중국이 이 우주기구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해 중국은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건설 로드맵을 공개했고 작년 4월에는 이를 위한 협력기구(ILRSCO) 설립을 발표했다.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등은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협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나라들을 중국이 끌어당기려 하고 있다. 구속력이 없는 다자간 협정인 아르테미스와 달리 중국의 달 기지 협력기구는 행정력을 갖춘 공식 조직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Space News] China attracts moon base partners, outlines project timelines

 

좌파 지도자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다시 이끌게 된 브라질은 미-중 갈등 사이에서 균형을 중시한다. 브라질이 나서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남미 국가들에는 중국과의 우주 기술 협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주도해온 우주 관련 국제규범이 이원화될 수 있으며, 미-중 간 땅에서의 경쟁과 대립이 우주 지정학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JON BENEDICT FOR FOREIGN POLICY/GETTY IMAGES

 

 

미국은 파타고니아의 기지가 중국과 중남미의 '군사협력'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돈이 오가는 것은 미-중과 중남미 국가들의 무기거래를 통해서다. 아르헨티나는 2015년에 중국과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산 8×8 VN-1 전차 110대, JF-17 썬더(샤오룽)/FC-1 다목적 전투기 14대, P18 말비나스급 초계함 5척을 구매하거나 공동 생산하는 것 등이 약속에 들어있었다. 그런데 그해 아르헨티나 정권이 우파로 바뀌었고 무기구매는 중단됐다. 2019년 좌파 정부가 집권하자 중국과의 협력이 다시 강화됐다. 작년 말 우파 정부로 또 정권이 교체됐고,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하자마자 중국 전투기 대신에 덴마크가 쓰던 미국산 F16 전투기를 사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통화스와프를 중단한 것은 이 무기거래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이 나쁘냐 중국이 나쁘냐를 따지기는 힘들다. 밀레이가 별난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가 집권하기 전부터 아르헨티나에는 반중 여론이 늘 있었다. 중국에는 그들이 덜 중요하지만, 남미 국가들에게는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다. 구조적으로 불균형한 관계에 대한 반발이 적잖이 퍼져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짓자 걸음을 걷게 만든 주범은 미국이다. 미국편이냐 중국편이냐를 선택하라는 압력을 받는 국가들은 많고, 그로 인한 갈등이 유독 아르헨티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셈이다. 중국에 위성 기지를 내주고 있는 볼리비아 역시 서방과 중국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미국에 불만을 드러내왔다. 파타고니아의 중국 기지는 미국과 중국이 남의 땅을 놓고 벌이는 또 하나의 정치공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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