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칼라시니코프, '소총의 아버지'

딸기21 2006. 6. 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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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내 발명품을 쥐고 있는 것을 보면 인생의 회의가 든다."


소총의 대명사인 칼라시니코프소총(AK소총)을 발명한 옛소련의 군사전문가 미하일 칼라시니코프(86·사진)가 오는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되는 `2006 소화기(小火器) 확산방지회의'를 앞두고 소형무기 확산에 대해 애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소총의 아버지' 칼라시니코프는 인터뷰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만든 내 총이 오사마 빈라덴 같은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들려있는 모습을 TV에서 볼 때면 `과연 내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만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전세계에서 내 발명품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시니코프소총, 통칭 AK소총을 그가 고안한 것은 1941년. 그는 러시아 서부 브리얀스크에서 나치 독일군과 전투를 하던 중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부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으면서 AK소총을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소련을 나치 침공에서 지키기 위해 만든 이 소총은 사용법이 간단한데다 생산비용도 적게 들어 개발 2년 뒤 옛소련군의 `공식 화기'로 채택됐다.

그러나 65년이 지난 지금, 칼라시니코프소총은 국가의 방어무기라기보다는 마피아들과 게릴라들, 테러범들의 무기로 전락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권총과 소총 같은 소화기로 인해 50만명 이상이 숨진다. 유엔은 1분에 1명꼴로 총에 맞아 숨진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희생자들 중 30만명은 내전 등 총격전으로 인해 사망하고, 20만명은 총기를 이용한 범죄나 자살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소화기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들, 그것도 여성과 어린이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내전과 마약조직과의 전쟁 들이 벌어진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AK소총 1정이 15달러(1만3000원) 정도에 매매된다.


사태가 심각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총기제조국들은 8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화기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유엔의 총기규제 정책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 AK소총의 개량형인 AK74, 101, 103모델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며, 최대 `인기품목'인 AK74는 무려 50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칼라시니코프는 이번 소화기 회의에 성명서를 보내 각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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