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한가운데, 남회귀선 바로 아래에 핏케언 아일랜드(Pitcairn Island·지도)라는 영국령의 섬나라가 있다. 면적 47㎢, 인구 45명의 이 나라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선거를 실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나라는 2002년과 2004년에 이어 올해에도 12월24일에 총선을 치른다. 의원 수는 총 8명. 그중 임기 1년의 선출직 의원 5명은 전체 주민투표로 뽑히며, 이 5명이 또다른 1명을 추천한다. 나머지 2명은 국가원수 격인 총독이 지명한다. 원래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거를 치르게끔 돼 있지만 2003년과 2005년은 주민들 뜻에 따라 전년도 선출된 의원들이 계속 자리를 지켜 선거를 생략했다.
이 섬은 원래 타히티계 주민들이 거주하던 곳이었으나 1767년 서양인들에게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건너온 영국계 주민들이 자리를 잡아 원주민들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섬의 인구는 1937년 최대 233명에 이르렀으나 수십 년 사이 대부분 뉴질랜드로 이주해버리고 이제는 45명 밖에 안 남았다. 주민들의 생계수단은 어업이고, 대부분 경제활동은 물물교환 형태로 이뤄진다.
인구는 작지만 법원과 항소법원, 대법원이 다 있는 어엿한 나라다. 다만 공직자들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생활수단을 가져야만 한다. 최근에는 그나마 분업이 이뤄져, 스코틀랜드 출신의 전업 경찰을 최초로 영입했다고 UPI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핏케언 주민들은 내년에도 12월24일에 총선을 치를 계획이다. 내년에는 이 곳 외에도, 섬나라들에 선거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대서양 북부의 턱스&케이코스, 남태평양의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버진아일랜드, 마셜군도, 세이셸 군도, 필리핀 근방의 북마리아나제도 등에 잇달아 대선, 총선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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