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미군의 소말리아 민간인 학살 재연

딸기21 2007. 1. 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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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알카에다 테러범들을 잡는다며 소말리아를 이틀간 폭격, 수십명의 소말리아인들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은 미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쟁'이 아프리카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인 대량 살상

미군은 지난 7일밤부터 9일 오후까지 이틀에 걸쳐 소말리아 남부 바드마도 섬과 하요 지역을 공습했다. AC130 공격기를 포함해 전투용 헬기들이 동원돼 두 지역을 폭격, 8일 소말리아인 31명 이상이 숨지고 9일에도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최소 50명이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993년에도 소말리아 이슬람세력을 제거하겠다며 공습과 지상 작전을 펼쳤다고 소말리아인 1000여명과 미군 19명을 희생시켰다. 이 사건 이후 빌 클린턴 당시 행정부는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동부 지역 내전에서 손을 뗐었다.


Somali government forces riding pick-up trucks patrol

near the presidential palace in Mogadishu, January 9, 2007. REUTERS



An undated file photo shows an AC-130 gunship.

Many people were killed in Somalia in a U.S. air strike. REUTERS



13년 만에 소말리아 공습을 감행한 것에 대해 미국은 "알카에다 지역 책임자가 은신해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정보관리는 이번 공격 전 정보를 입수했으며, 공습을 통해 알카에다 조직원 5∼10명을 사살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말리아인이 50명 이상 숨진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군의 공습 때문에 하요 지방에서는 갓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까지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미 국방부 브라이언 휘트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습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세한 정황이나 공격 배경이 되었던 정보의 내용, 알카에다 조직원 사살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대테러 전쟁' 이번엔 아프리카?

미국은 공습에 앞서 소말리아 근해에 아이젠하워 항공모함까지 배치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공습으로 숨진 이들 중 알카에다 조직원이 한명이라도 들어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말리아에서는 1993년 미국이 공습에 실패하고 떠난 뒤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 간 격렬한 내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이슬람세력이 다시 득세,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했다가 연말 에티오피아군의 공격을 받고 후퇴했다. 미국은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공을 뒤에서 지원해오다가 결국 직접 나서 공습을 퍼부은 셈이 됐다.


미국은 소말리아가 알카에다에 넘어가 이라크처럼 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아프리카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당장 소말리아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져 오히려 이슬람 극단주의가 강화될 우려가 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공습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모가디슈 민심을 전했다. 택시기사 디크 무르셀은 이 신문에 "미국은 다만 1993년 `블랙호크 다운'의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 미군의 공습이 소말리아 정정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반총장이 "미군의 공습이 초래할 새로운 상황과 적대 행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930∼40년대 소말리아를 식민통치했던 이탈리아도 미국의 일방적 공격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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