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이런 책은! 칼비노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애정은 주변사람들에게 하도 늘어놔서 남사스러울 지경이지만, 이 책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었다! 딸과 함께 침대에 누워, 며칠에 걸쳐서 서로 번갈아 큰 소리로 읽어주며 어찌나 즐겁던지. 무척이나 칼비노스러운 엽기잔혹발랄판타지동화다. 반쪼가리 자작 - 이탈로 칼비노 / 이현경 옮김 / 민음사 그날 아침, 노인은 때까치가 있는 새장 문을 열고 아들 방까지 날아가게 했다. 그리고 까치와 박새의 작은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모이를 주었다.잠시 후 메다르도의 방에서 창틀을 향해 무엇인가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났다. 그 뒤 노인이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처마널에 때까치가 죽어 있었다. 노인은 손을 동그랗게 모아 때까치를 데려왔다. 그리고 마치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