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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당대회> 개막

딸기21 2008. 8. 2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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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25일 개막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5일 밤,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됐네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대선 후보시대를 여는 전당대회라는 점에서 초유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요. 민주당 대의원들과 지지자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취재진 등 2만여명이 자리를 메웠다고 하는데요. 이날 전대는 CNN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정작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캔자스주, 아이오와주 등지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개막식은 본 행사 시작 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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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연설 주인공은 오바마 부인 미셸

개막식 주인공은 단연 미셸이었습니다.
미셸은 15분간 연설하면서 남편이야말로 변화의 거대한 파도를 이끌어갈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애국심 논란’ 의식한 듯이, “하와이에서 아버지 없이 자라난 소년이 변호사가 돼 큰 로펌에서 일하고 결국 백악관을 향해 갈 수 있게 해 준 나라가 미국이었다, 그래서 나는 미국을 사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셸은 또 “남편은 19년 전 처음 나와 만났을 때, 그리고 10년 전 첫 딸을 낳았을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로 이날 연설에서 미셸은 오바마의 인간적인 면을 돋보이게 하는데 주력했는데요. 하버드대 출신 엘리트 이미지를 없애 대중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인 듯합니다. 오바마의 두 딸도 단상에 올라 아버지와 화상 대화를 하면서 가족애를 과시했습니다.


뇌종양 투병 중인 에드워즈 케네디 의원도 참석

올해 76살인 케네디 의원은 최근 뇌종양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이었죠. 전날까지만 해도 전당대회 참석은 못하고 동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전당대회가 시작된 뒤에 존 F. 케네디(JFK)의 딸 캐롤라인이 삼촌 케네디의 투병생활 근황이 담긴 동영상을 소개하자 장내에서는 "케네디는 안나오는구나"하는 반응들이 나왔는데, 갑자기 불이 모두 꺼지더니 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장내에서는 에드워즈의 애칭인 “테디”를 부르는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바마는 존 F 케네디와 비슷한 이미지 때문에 ‘흑인 케네디’라 불리기도 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케네디가는 오바마에게 든든한 원군이 돼주고 있습니다.
케네디 가문은 당내 경선 초반에 오바마 지지를 선언해 힘을 실어줬습니다. 캐롤라인 케네디는 오바마의 부통령 인선을 도왔고요. 일각에서는 클린턴 집안이 민주당을 쥐고 흔드는데 불만을 느낀 케네디가가 오바마를 통해 다시 주도권을 잡으려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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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진영, 여전한 앙금

그런데 오바마 측과 클린턴 측의 균열은 봉합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돼 가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클린턴은 이번 전당대회 대선 후보지명 투표용지에 자기도 이름을 올리겠다고 끝까지 고집해서 관철시켰습니다. 대의원수 확보에서 밀려 오바마가 이기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그래도 표결까지 가보겠다는 건데요. 자기 세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26일, 남편인 빌 클린턴 전대통령은 27일 연설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빌 클린턴 전대통령이 오바마 칭찬보다는, 자기 치세 때 경제가 얼마나 좋았었는지를 강조하고 싶어해서 오바마 캠프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습니다. 오바마 진영은 끝까지 승복을 거부하는 듯한 클린턴 측 행보에 이력이 난 상태라고 하고요.
문제는 오바마가 여전히 클린턴 지지층 표를 다 흡수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 됐든 답답한 것은 클린턴이 아니라 오바마인 셈이죠. USA투데이-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 가운데 47%만이 오바마를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자칫 민주당 승리에 가장 큰 암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매케인 부인은 그루지야 방문


민주당은 25~29일 전당대회를 하고, 공화당은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전당대회를 치릅니다. 원래 상대 당의 전당대회가 있는 기간에는 이벤트를 잡지 않는 것이 일종의 ‘예의’인데, 이번엔 워낙 박빙이다보니까 공화당에서도 어떻게든 초를 쳐보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공화당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을 민주당 전대가 열리는 덴버로 보내, 전당대회장 바로 옆에서 공화당 지지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또 오바마 부인 미셸 연설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매케인 부인 신디가 그루지야 방문길에 오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신디는 원래 재활치료·아동보호 전문가입니다. 신디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만나고 병원과 국제기구 등 방문할 계획이라는군요.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의 '물타기 작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지율 안 올라 속 타는 오바마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율은 계속 박빙입니다. 24일 발표된 CNN 조사에서는 오바마 매케인 모두 47% 지지율 기록했습니다. 전날 공개된 USA투데이-갤럽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48%로 매케인 45%보다 3% 앞섰습니다. 22일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는 오바마 49% 대 매케인 45%로 오바마가 4%포인트 우세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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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16일 실시된 로이터-조그비 조사에서만 매케인이 5%포인트 우위였습니다. (국내 일부 언론들이 이 조사만 뽑아서 마치 매케인이 우세하다는 듯 보도하기도 했는데, 가장 최근 치러진 10개 여론조사 중 9개에서 오바마가 2~4% 우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변화 추이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 것 같고요. 오바마가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부통령으로 고른 것은 지지율에는 거의 영향을 못 미쳤습니다. 바이든 효과는 전혀 없었던 셈인데요. 오히려 바이든 카드가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지지율이 뛰어오르지 않은 것은 오바마 측에는 큰 걱정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오바마 저격 모의' 일당 체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된 것과 때를 같이 해,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암살하려 했던 일당이 체포됐습니다.

AP통신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콜로라도주 덴버 근교 소도시 오로라에서 오바마 저격을 모의했던 타린 가트렐(28) 등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트렐은 오로라에서 망원경이 장착된 고성능 라이플총과 무전기, 방탄조끼 등을 실은 픽업트럭을 몰고 가다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가트렐을 심문한 뒤 그가 투숙했던 호텔을 뒤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을 더 체포했습니다. 이들 중 한 남성은 나치의 상징인 하겐크로이츠(卍)가 새겨진 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트렐은 “오바마가 대선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하는 순간 저격을 할 계획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백인 우월주의자 그룹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소지품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발견된 걸로 미뤄, 마약중독자들이 벌인 헤프닝일 가능성도 있는 듯 합니다.

오바마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덴버의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에서 후보수락 연설을 합니다. 이 날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유명한 연설을 한지 45주년 되는 날이기도 해, 최소 7만5000명의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선후보 경호를 맡고 있는 재무부 산하 비밀검찰국은 오바마가 탁 트인 장소에서 군중들에 둘러싸이게 된다는 점 때문에 경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비밀검찰국은 지난 8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오바마를 암살하겠다고 떠들고 다닌 레이먼드 가이즐(22)이라는 청년을 붙잡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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