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뇌와 뇌를 연결? '아바타 기술' 현실 되나

딸기21 2013. 3. 1. 23:00
728x90

뇌와 뇌를 이어, 다른 생명체에게 전자신호로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 머리 속 생각과 지식을 누군가에게 보내 행동하게 할 수 있다면. 영화 <아바타>에 나왔던 일이 실제로도 가능해질지 모른다. 미국과 브라질의 신경과학자들이 쥐의 뇌와 뇌를 잇는 실험에 성공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1일 결과를 발표했다.

 

미 듀크대 병원의 미겔 파이스-비에이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쥐 2마리를 서로 떨어진 우리에 넣은 뒤 뇌에 각각 전극을 붙였다. 쥐가 들어있는 우리에 버튼을 달아놓고, 버튼을 누르면 음식(정확히 말하면 물)이 나오게 했다. 첫번째 쥐는 버튼을 눌러 음식을 얻어내는 방법을 알아냈고,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뇌의 활동패턴은 전기 신호를 거쳐 두번째 쥐의 뇌에 전달됐다.


 

두번째 쥐는 버튼을 누르는 훈련을 거치지 않았지만 원격으로 뇌에 입력된 전기 신호를 통해 음식을 얻는 방법을 배웠다. 두번째 쥐가 성공적으로 먹이 버튼을 누르는 확률은 70%가 넘었다. 다른 쥐가 배운 내용을 받아들여 같은 행동을 되풀이한 것이다. 두번째 쥐가 버튼을 누르는 데 실패하면, 실패에 이르게 된 뇌의 활동 패턴을 첫번째 쥐에게 보내도록 했다. 

두 마리 쥐의 뇌는 이런 피드백을 통해 성공률을 높여갔다. “두번째 쥐는 다른 쥐가 보내주는 정보를 마치 자기 뇌 속의 속삭임인 양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 ‘뇌-뇌 상호교류’라는 이름을 붙이고 “일종의 유기체 컴퓨터를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실험실과 브라질 나탈 지역의 실험실을 연결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뇌와 뇌가 이어질 수 있는지 살폈다. 속도는 느렸지만 거리에 상관없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근래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동물의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기계장치 등으로 전달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는 동물의 뇌와 뇌를 전기신호로 연결해 행동으로 확인한 실험은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동물들 간 ‘뇌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