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발산시장 생선장수 장옥자(74세) 여사 필담
-엄마, 물고기 혀 있어?
-민어도 이꼬 도미도 이따.
-봤어?
-민어 주글때 혀 말려서 내장오 들가고 도미 혀 빼고 주거.
-우럭도?
-이따. 몰라.
-특별한 얘들만 있나?
-이찌.
-물고기 혀도 먹어?
-꺼끄러 회 안 먹어. 대가리라 끄러 먹지.
-뻥 같아. 물고기 혀는 왜 있어?
-입맛 다시고 그래야지.
유명 소설가인 하명희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위 글의 장옥자 여사는 하 작가의 모친.
글이 정말 재미있다. 민어도 이꼬 도미도 이따. 뭐가? 혀가...
혀가 있는 이유는 ‘입맛 다시고 그래야’ 하기 때문이라는 장 여사님의 통찰력에 빵 터졌다.
야근 중 문득 궁금하여... 일본 총선결과 체크하다 말고, 물고기 혀에 대해 찾아봤다.
(내가 진짜... 명희 땜에 별짓 다하고 있음)
Fish tongues 를 검색해보니 호주박물관의 Q&A가 떡하니 뜬다.
“물고기는 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근육질 혀와는 다르지요. 물고기 혀는 입 바닥에 접힌 주름처럼 돼 있습니다.”
아항. 그렇구나.
호주전갱이 Cottonmouth Trevally. 사진 australianmuseum.net.au
사이언스포커스 기사를 보니, 정확히 말하자면 혀라기보다는 basihyal 라고 불리는 주름인데 그게 혀의 역할을 한단다.
어떤 경골어류(뼈대 있는 애들)은 혀에 이빨이 나 있다! 육식을 하기 위한 처절한 진화의 과정이랄까... 글로사노돈이라는 놈은 이름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혀 이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글로사노돈 사진 찾아보니... 헉 얘 좀 낯설다... 무섭다...
글로사노돈. 사진 Fish Identification
대부분 주름처럼 돼 있다고 하지만, ‘메롱’을 할 수 있는 물고기도 있단다. 칠성장어... 얘는 입 밖으로 혀를 내밀 수 있다고 함. 물론 칠성장어처럼 혀를 내밀 수 있는 물고기는 매우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메롱을 못 하는...
맨 위에 올려놓은 것은 호주전갱이 Cottonmouth Trevally다. 혀가 하얀 색깔이라고 함. 학명은 Uraspis secunda... 굳이 알 필요는 없을 것같음.
기생해서 살아가는 몇몇 갑각류는 tongue biters라고 불린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얘네들은 물고기 입 안에서 살면서 혀 역할을 대신 해준다고.
‘입의 혀처럼 군다’는 것이 바로 얘네들 얘기였구나!
갑각류뿐 아니라, 물고기 입 안에 들어가서 혀를 뜯어먹고 사는 벌레도 있단다. Cymothoa exigua 라는 녀석이 그런 예. 일종의 이(머릿니 할 때의 그 ‘이’)인데...
Photograph by Matthew R. Gilligan (twistedsifter.com)
흑 징그러... 무서워요... 이게 머야....
이렇게 괴기스런 사진으로 마무리를 할 수는 없으니. 이뿐 물고기 사진들.
Trigger Fish
Lined Butterflyfish
Regal Tang
Pufferfish
Blueface Angelfish
Rainbow Parrot fish
Clown Trigger Fish
Young Emperer Angel Fish
Top 22 World’s Most Beautiful Fish 이라는 웹페이지에서 가져왔다.
물고기 미모 순위 매기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살짝 궁금...
그러나 마지막은, 언제나 그렇듯 만타레이님!
사진 New Scien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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