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의 빈국 소말리아에서 미군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반군들과 이슬람 세력 간 교전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미국’의 대리전 양상이 재연되면서 민간인 희생만 커지고 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지난 7일부터 이슬람법원연합(ICU)이라는 이름의 이슬람 무장세력과 ‘테러와의 싸움’을 명분으로 내건 군벌 간 교전이 벌어져 10일 현재 96명이 숨졌으며 20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투는 모가디슈 북부에서 교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전 희생자는 대부분 민간인이며, 9일에는 세 살배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 목숨을 잃는 일도 벌어졌다.
The streets of Mogadishu are deserted on 09 May 2006. / AFP
알리 모하마드 제디 총리는 양측에 휴전을 호소했으나 정부의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는 1991년 내전 발생 이래 사실상 중앙정부가 통치력을 잃었으며 군벌들이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수도가 아닌 외곽의 바이도아라는 소도시에 청사를 두고 있는 형편이다.
유엔 소말리아 특사 프랑수아 론세니 폴은 10일 성명을 내고 양측에 한발씩 물러설 것을 촉구했다. 소말리아 내전 뒤 유엔은 군벌들에게 무기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금수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군벌들은 제각기 해적들과 연계, 사설 ‘어업권’을 팔아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 어선을 납치한 것도 군벌들과 이어진 해적들로 추정된다.
소말리아 정부는 미국이 이슬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군벌들에게 무기를 지원, 유엔 금수조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압둘라히 유수프 아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이달초 AP 인터뷰에서 “미국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리비아를 방문 중인 아메드 대통령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내전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군벌은 아예 ‘반테러연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슬람세력과 싸우고 있다. 소말리아가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범들의 훈련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해온 미국은 금수조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유엔이 ‘특정 국가’의 소말리아 무기 금수조치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특정국가가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안보리 보고서를 통해 “금수조치가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최근 몇 달간 중부와 남부 소말리아에서 무장세력의 전투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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