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사흘간 폭력조직들의 경찰서 습격이 이어져 63명이 숨졌다. 브라질에서는 걸핏하면 교도소 폭동에 폭력조직간 시내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치안부재 상황이 계속돼 왔지만 다이너마이트까지 동원된 이번 공격 사건은 국가권력에 대한 특히 심각한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폭들, ‘경찰과의 전쟁’
인구 2000만 명으로 남미 최대도시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범죄조직인 ‘제1도시군사령부(PCC)’ 조직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현지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PCC 조직원들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100여차례에 걸쳐 경찰서를 공격했으며 상파울루 주 내 70곳 이상의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PCC 조직원들이 주도하는 폭동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청원경찰, 교도관 35명과 폭력조직원 14명 등 6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주 정부는 병력을 투입해 교도소 폭동 진압에 들어갔으나 40여 곳에서는 여전히 보안병력과 폭도들 간 대치와 인질극이 계속되고 있다.
Shock troops members head towards the under-18 'Febem da Vila Maria' prison complex where a riot rose up in Sao Paulo, Brazil. / AFP
PCC의 공격은 상파울루 주 치안당국이 이미 체포된 PCC 조직원 765명을 상파울루 시에서 620㎞ 떨어진 경비가 삼엄한 교도소에 수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일어났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상파울루 주 전체가 사상 최악의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상파울루 주정부의 안이한 치안대책을 비난했다. 브라질은 연방국가여서 주 정부가 치안 등 모든 부분의 주 행정을 책임지고 있다. 브라질 경제의 중심인 상파울루 지역은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PT) 정권에 반대하는 제랄두 알키민 전 주지사와 클라우디우 림부 현 주지사가 행정을 맡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 주 정부 간 치안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상파울루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지만 림보 주지사는 “치안은 주 정부 통제 하에 있다”면서 연방정부의 보안병력 파견을 거부했다.
빈발하는 교도소 폭동
PCC는 1993년 브라질 교정당국이 경찰병력을 투입해 교도소 폭동을 일으킨 폭력조직원 111명을 사살한 참사가 벌어진 뒤 살아남은 수감자들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마약과 무기 암거래, 납치, 은행 강도 등을 일삼으며 조직원들이 교도소에 수감되면 주기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고 시설 파괴를 저지르고 있다.
Members of the First Capital Command(PCC), riot on top of the Junqueiropolis penitentiary in Sao Paulo state, Brazil, Sunday, May 14, 2006. / AP
브라질에서 교도소 폭동은 드문 일이 아니다.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수시로 조폭 소탕작전을 벌이지만, 열악한 교도소 상황 때문에 오히려 범죄조직들이 더욱 세력을 늘리는 기회만 만들어준다는 비판이 많다. 교도소들을 장악한 것은 교정당국이 아닌 PCC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PCC는 2003년 11월에도 조직원 체포에 대한 보복으로 주 내 경찰서 50여곳을 습격해 경찰관 3명을 살해했으며, 앞서 2001년에도 교도소 24곳에서 폭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 지난 3월에는 120명 수용규모인 상파울루시 외곽 훈다이의 교도소에 470명 이상이 수감되자 ‘콩나물 감옥’에 항의하는 방화와 폭동이 일어났었다.
범죄 천국 브라질
PCC를 비롯한 범죄조직원들은 브라질 전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폭력조직이야말로 브라질의 ‘유비쿼터스(어디에나 편재하는 것)’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극심한 빈부격차. 브라질은 인구의 1% 대지주가 전체 국토의 45%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토지의 집중이 심하며, 부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등지에 대저택을 짓고 사설 경호원들을 고용해 별천지를 만들어놓고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빈민층이 거주하는 대도시 지역은 거의 슬럼화해 강도, 절도, 마약밀매, 납치 등 중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연간 1만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브라질 제1의 경제도시이자 남미 최대도시인 상파울루가 폭력조직이 일으킨 폭동으로 공포의 도시로 변했다. 아직까지 상파울루에 거주하고 있는 5만여명의 한국 교민들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폭력조직들이 경찰서 공격에 이어 상점가와 은행 등을 습격하고 있어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AP통신과 CNN방송 등 외신들은 인구 2000만명으로 중남미 최대도시인 상파울루에서 대형 범죄조직 `제1도시군사령부(PCC)'의 폭동이 나흘째 계속되면서 무정부 상태로 변했으며, 사망자가 최소 81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PCC는 도심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약탈을 자행하고 있다. 15일에는 저녁 8시 이후 시내를 통행하는 사람들을 무차별 사살하겠다고 선언, 도시 전역이 혼란과 공포에 빠져들었다. 현지 언론들은 폭도들의 공격이 통제불능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엄령에 준하는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각급 학교와 관공서, 기업체는 문을 닫았고 시내 상가들은 철시했으며 대중교통 운행도 거의 중단됐다.
Boys play around an attacked bus burned with molotov cocktails by gang members in Campo Limpo neighborhood, a south area of Sao Paulo, Brazil. / AFP
○…AP통신은 이날 시내 중심가에서 폭력조직원들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은행, 상점 등을 약탈했다고 전했다. 상파울루 시내는 이날 오후 PCC가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서둘러 귀가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기업체들은 오후 업무를 중단한 채 직원들을 퇴근시켰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들이 일시 운행중단에 들어가면서 일찍 퇴근하려는 시민들로 주요 도로는 오후 내내 정체 현상을 빚었다.
○…저녁이 되면서 PCC의 약탈과 공격을 우려한 시민들이 모두 안전한 집안으로 대피한 탓에 거리는 통행금지령이 내린 듯 인적이 끊겼다. 대학을 포함해 각급 학교는 수업을 중단했으며 관공서와 기업체들도 문을 닫았다.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봉헤치루와 테오도루 삼파이우, 라르구 13 데 마이우 등 시내 중심가에서도 상가들이 대부분 철시했다. 파울리스타 거리에 위치한 한국 기업과 공관들도 오후 4시 쯤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걱정한 일부 시민들이 낮동안 식료품 사재기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들은 상파울루의 폭동이 확산될까 초비상이 걸렸다. 룰라 대통령은 "유사시 연방 보안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으나 주정부는 자체적으로 통제력을 회복하겠다며 연방군 투입을 거부하고 있다. 치안당국은 주 내 43개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동들은 2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협상을 통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번 폭동은 PCC가 수감 중인 조직원들의 외곽 교도소 이송에 반발하면서 시작됐었다.
Pedestrians observe the window of an office building riddled with bullet holes after gangsters shot at it in one of many overnight attacks, as police try to halt the worst wave of crime-related violence in memory, in Sao Paulo, Brazil /Reuters
상파울루에는 한국 교민 5만명이 살고 있다. 교도소 폭동을 상습적으로 일으켜온 폭력조직 ‘제1도시군사령부(PCC)’가 경찰서를 습격하고 상가들을 약탈하는 폭동을 일으키면서 교민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상파울루 한국 총영사관의 권영욱 총영사는 “한국 교민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지 상황을 전했다.
-상파울루는 지금 무정부상태라고 하는데.
“오후 8시 이후에는 PCC가 행인들을 사살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저녁이 되면서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다. 처음엔 PCC의 경찰서 공격으로 폭동이 시작됐는데 지금은 은행과 상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치안부재 상태라고 보면 된다.”
-한국 교민들도 피해를 입었나.
“브라질 전체에 한국 교민이 5만2000명인데 그 대부분인 4만9000명이 상파울루 시내에 살고 있고, 1000명은 시 외곽에 거주한다. 지금(현지시간 15일 저녁)까지 교민 피해는 접수된 것이 없다.”
-총영사관에서는 교민 안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15일 오후 3시에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인회와 함께 봉헤치르 등 시내 교민 밀집거주지역 경찰서와 협조해 순찰을 강화토록 했다. 총영사관 직원 7명 모두 비상 대기하며 교민 안전에 신경쓰고 있다.”
-약탈이 계속될 경우 한국 교민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은.
“한국 교민들이 특별히 폭력조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시내에서 PCC 조직원들과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민들에게 외출을 하지 말고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안전조치를 따를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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