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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별 카론

딸기21 2006. 8. 1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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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새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새로운 지평선)호를 쏘아올렸다. 이 탐사선의 행선지는 당시만 해도 `태양계 맨 끝 행성'이던 명왕성과 몇 개의 위성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탐사선의 목표는 `두 개의 행성'으로 바뀌었다. 명왕성의 위성으로 알려졌던 카론(Charon)이 1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태양계의 또다른 행성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난 이런 주제를 좀 과하게 좋아하는 편이어서, 약간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신비의 별 카론


명왕성은 태양에서 평균 59억㎞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선회한다. 지구에서는 평균 48억㎞ 떨어져 있다. 카론은 명왕성에서 2만㎞ 떨어진 거리에서 함께 공전한다.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보다 훨씬 작다. 달과 비슷한 질량에 지름은 2400㎞ 정도로 추측된다. 그나마 명왕성의 크기를 과학자들이 `확정'해서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카론은 명왕성의 절반 크기다. 행성과 위성이라 보기엔 크기 차이가 적고 거리가 가깝다. 명왕성은 1930년 발견됐지만 카론은 1978년에야 존재가 인식됐다. 지구에서는 하나의 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명왕성과 카론의 실체, 그 둘의 관계와 기원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란거리가 돼왔다. 과학자들 사이에선 카론이 명왕성의 위성이라는 주장과 명왕성-카론으로 구성된 `이중행성'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었으나 이번 IAU 총회는 후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명왕성과 카론은 태양계와 그 바깥의 경계 지역, 우주먼지들이 떠돌고 있는 카이퍼벨트(Kuiper Belt)를 지나며 함께 돌고 있다. 과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 있는 이런 천체들(TNO)에게 어떤 자리를 줄 것인지를 고심해왔다. 뉴호라이즌스호가 출발하긴 했으나 명왕성 1만㎞까지 근접하려면 지구 시간으로 9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명왕성과 카론 둘 모두 행성 자리를 꿰찼지만, 궁금증은 이제부터다.




명왕성(왼쪽)과 카론(오른쪽)의 상상도.


명왕성과 카론의 온도는 절대온도 0도(영하 273℃)에 가까워 분자들의 운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별들은 고체가 아닌 기체덩어리가 얼어붙은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보인다. 궤도 또한 의문투성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에서 해왕성까지의 궤도에 있는 기존 행성들은 원형 궤도를 그리며 공전하지만 명왕성과 카론은 일그러진 타원형으로 돌고 있어, 때로는 해왕성보다도 태양에 가까워진다.

또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거의 나란히 공전면(面)을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달리, 명왕성의 공전면은 17도나 기울어져 있다. 원반형 태양계를 옆에서 보면 다른 행성들은 모두 한줄로 늘어서있는데 명왕성과 카론만 비스듬히 원반의 위아래를 오르락거리는 형상이 된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명왕성과 카론이 원래 한덩어리로 된 해왕성의 위성이었다가 갈라져나갔다고 주장한다. 태양계 밖을 떠다니던 별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태양계에 붙잡혀있게 된 `외계의 볼모'라는 추측도 있고 태양계 생성 당시의 찌꺼기가 남은 것이라는 설도 있다


다음번 새 식구는 누구일까


IAU는 이번 총회에서 오랜 논란이 벌어졌던 명왕성과 카론의 행성 지위를 결정했을 뿐 아니라, 2003년 발견된 UB313(일명 제나-아직 명칭은 확정되지 않았다) 천체와 소행성 세레스(Ceres)도 행성 명단에 넣었다. 일반인들에겐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바뀌었다는 것이 놀라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문제는 과학자들이 3년 넘게 토론해왔던 것들이고, 이번 결정이 그리 '뜻밖의' 일은 아니었다. 제나가 발견되자 과학자들 사이에선 "명왕성이 행성이라면 제나도 행성이어야 하고, 제나가 행성이 아니라면 명왕성도 행성이 아니어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져나왔다. 타당한 얘기였다. UB313의 경우, 직경 3000정도로 명왕성보다 더 크고 더 기울어진 타원 궤도를 그리고 있다.

 



여러 별들의 궤도


이런 논란을 거쳐 이번 총회가 열렸고, 이 참에 행성 기준을 다시 정하자, 이렇게 된 것이다.

IAU에 따르면 행성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충분히 큰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있어 역학적 평형을 유지할수 있는 둥근 천체'로 `별(항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되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니어야' 한다.

특정한 수치를 크기의 기준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력을 갖고 뭉쳐있는 태양계 안의 천체들은 관측기술이 발달할 경우 언제든 행성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천문학자들은 9개로 인식돼온 태양계 행성들의 문을 넓게 열어놓은 셈이다.

IAU 위원장인 미국 하버드대의 오언 깅리치 박사는 "과학은 살아있는 작업"이라면서 "과학은 언제나 놀라운 소식들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관측된 천체들 중 다음번 `행성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 해도 12개다. 행성 예비군에 속한 천체 중에는 해왕성 너머 카이퍼벨트 부근에 위치한 TNO 9개와 소행성 3개 등이 들어있다. 이것들이 행성으로 인정된다면 인류는 기존 9개의 행성(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 신규 3개, 다시 12개를 더해 24개의 행성 명단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새로 행성이 된 천체들

카론

2003 UB313(제나)

세레스

 

새 행성 후보들

△ 해왕성 너머 천체(TNO)들 :

2003 EL61, 2005 FY9, 세드나, 오르쿠스, 콰오아, 바루나,

2002 TX300, 익시온, 2002 AW197

△ 소행성 : 베스타, 팔라스, 하이기아


  이거 너무 신기해요...이제 생명체가 있는 별을 발견하는일이 남았군요! 2006/08/22    
  ^^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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