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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러공포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구촌은 여전히 테러공포에 휩싸여 있다.
미 정보당국은 알카에다가 사우디와 바레인, 예멘, 케냐에서 미국인 및 미국 관련 시설을 노린 대형 테러공격을 가해올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해당국 주재기관들에 경계령을 내렸다고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위험 국가들'이 지목된 경위로 볼 때 알카에다의 테러위협이 상당히 구체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바레인 마나마 주재 미국대사관측은 걸프국가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경고를 내보냈다. 지난 5월과 11월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했던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도 긴장 속에 성탄을 맞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리야드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소개령을 내렸었다. 오사마 빈라덴의 고향이자 테러빈발국가 중 하나인 예멘, 지난해 이스라엘 항공기가 격추되고 호텔 폭탄테러가 일어났던 케냐도 요주의국가 명단에 올라 있다.
두 차례의 대형 자살폭탄테러를 겪었던 터키도 3차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주요시설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터키의 경우는 크리스마스 휴일을 앞두고 이스탄불의 쇼핑몰 등 인구밀집지역에 있는 서방시설과 이스라엘 관련시설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좀더 세부적인 정보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테러설은 정보당국의 보안자료가 유출되면서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이 보안자료는 시리아에서 넘어온 테러범들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탄불 경찰국은 "유출된 문서는 테러경계를 강화하라는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성명을 냈지만, 지난달 두 차례의 대형 테러로 62명이 숨졌었던 이스탄불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터키 경찰은 23일 폭탄트럭 5대 분량의 폭발물을 찾아내 압수하고 이스탄불 연쇄테러 용의자 20명을 체포했다.
미국 본토의 불안감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21일 테러경계태세를 한 단계 상향조정한 `코드 오렌지'를 발동했다. 22일에는 워싱턴 일원에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공격에 대비,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했으며 뉴욕 부근에는 대공미사일 부대를 배치했다. 미국 언론들은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 항공정찰 활동이 재개됐고 뉴욕 일대 통근열차에 경찰관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모처럼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면서 `크리스마스 랠리'를 맞는 듯했던 미국인들은 테러공포로 인해 또다시 '추운 성탄절'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2. 유혈 속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예수 탄생지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은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우울한 성탄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 부근의 관광제한을 해제, 경축행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부터 베들레헴에 군대를 주둔시켜오다가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과 휴전이 이뤄진 지난 7월 부대를 외곽으로 철수시켰다. 그러나 테러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관광객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불허해왔다.
베들레헴은 현재 팔레스타인측 통제 하에 있으며,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무슬림들은 성탄 축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팔 유혈사태로 관광객들은 오히려 어느 해보다도 적다고 영국 BBC방송은 보도했다. 한나 나세르 베들레헴 시장은 "이스라엘측의 오랜 통제조치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성탄절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베들레헴 순례를 막아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었다.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 94년부터 매년 베들레헴에서 성탄을 보냈으나, 이스라엘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의 베들레헴 방문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남부 가자지구의 난민촌에서는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몇 개월만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장갑차 30대,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이집트와 접경한 가자지구의 라파 난민촌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8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반군들의 무기밀수 통로를 파괴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측은 양국간 정상회담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한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 굶주린 나라들
빈곤국가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명절'이 아니다. 아프리카 빈국 짐바브웨에서는 국제 사회의 원조 부족으로 수백만명이 배고픈 성탄절을 보내게 됐다고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국제 사회의 지원이 모자라 짐바브웨 국민 250만명에게 공급되던 식량 배급량을 성탄 절기에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WFP는 내달 1월이 통상 식량 공급량이 가장 적은 달인데다 1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겹쳐 내년엔 짐바브웨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짐바브웨는 원래 주요 식량 수출국이었으나 이상기후로 강수량이 불규칙해지고 정부의 부패로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데다 에이즈마저 창궐하면서 몇 년전부터 가장 심각한 '원조 외존국'의 하나로 전락했다.
WFP는 또 세계적으로 3억5000만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모리스 WFP 사무총장은 미국 시카고 트리뷴 인터뷰에서 "북한과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국가에서 특히 어린이 기아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북한의 경우 WFP가 어린이 400만명을 포함, 65만명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FP는 방글라데시 어린이 120만명에게 식량을 대주고 있으나 식량자원을더 확보할 수만 있다면 수혜자가 현재의 5배에서 10배까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식량부족이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에서는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가 1400만명에 이르며, 이들 대부분이 끼니를 거르고 있다. 지구촌에서 성인을 포함해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은 8억4000만명으로 10년전의 4000만명에 비해 20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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