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아프리카-남미 "우리끼리 서로 돕자"

딸기21 2009. 9. 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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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등 ‘반서방 지도자’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27일 베네수엘라의 카리브해 휴양지 마르가리타 섬에서 열린 ‘아프리카-남미(ASA)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정상들은 입을 모아 남-남 협력을 다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사진은 이 뉴스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마르가리타 섬의 풍경;;이랍니다 ^^


이틀에 걸친 회의가 끝나는 이날 차베스는 개도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지구촌 빈국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유엔 총회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서구 중심의 국제기구들에 맞설 남-남 협력기구를 제안했습니다(울나라가 G20 들어갔다고 보수 언론들이 시끌벅적 떠들어대는데, 부자 친구들 사귄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고 가난하지만 자원 많은 이 쪽이랑, 무쟈게 강조하던 그 ‘자원외교’ 좀 더 신경쓰는 건 어떨까 싶네요. 부자 친구들이랑 사귀는 거 자랑하지 말란 뜻이 아니라 이쪽 저쪽 친구들을 다 사귀어야 한다는 거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마르가리타 섬 폴라마르에서 열린 ASA 정상회담에서 폼을 잡고 있군요 /AP


2006년 나이지리아 아부자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28개국 정상들과 대표단 6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차베스와 카다피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같은 남미-아프리카 군사협력기구(SATO)의 창설을 주창했습니다. 카다피는 “아프리카와 남미는 혁명과 해방의 역사와 이상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룰라도 “우리는 새로운 동맹을 건설, 우리 스스로를 서로 도울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소 촌스런 차베스가 패션리더 카다피를 맞고 있습니다. 
이집트, 알제리 같은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아프리카랑 종교, 문화, 역사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중동권에 끼어있는 반면 카다피는 일찌감치 이슬람권과 거리를 두면서 
아프리카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아프리카연합(AU)이 강화된 측면도 있고요. 
만델라 할아버지하고도 좋은 관계였고... 잘 선택한 것 같아 보이네요. /로이터


차베스는 개도국들의 천연자원을 서방 선진국들에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와 남미 사람들이 풍요로운 땅을 갖고도 가난하게 사는 것은 그동안 착취를 당해왔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땅을 강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말은 맞지요. 물론 그것이 100%는 아닙니다만... 차베스는 짐바브웨의 무가베와 광물·석유자원 개발 상호협력을 다짐했습니다. 무가베는 1980년 영국에서 짐바브웨를 독립시킨 투사였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최악의 독재자로 비난받는 인물이지요. 무시무시한 독재자... 이런 놈들이 자꾸 판치면, 남남 협력이 희화화될 수 있어서 사실 쪼끔 거시기하긴 한데... 
무가베는 “아프리카가 산업화되기 힘든 것은 식민제국들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탓”이라면서 “베네수엘라가 석유와 기술을 이전해준다면 우리의 광물과 농산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베네수엘라는 먹을 것이 좀 모자라는;; 나라이거든요.

각국 대표들은 이 회의에서 무역·에너지·광업·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아프리카 최빈국 시에라리온과 광업회사 공동출자 협정에 서명했고요. 말리, 나미비아, 앙골라, 탄지나아, 남아공과도 비슷한 협정을 곧 맺을 예정이며 모리타니, 니제르와는 석유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칠레의 바첼레트도 무가베와 광물개발 협력을 약속했다는군요.




우리의(누구 맘대로 우리의;;) 룰라 아저씨가 차베스랑 얘기를 하고 있네요. (아래는 독사진 ㅋㅋ)
최근 지지율이 70%로 폭락(!)했다가 다시 80%로 뛰어오른 룰라... 
어느 면으로 보아도 존경스럽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요는, 노동자들을 무참히 ‘배신’하지 않았다는... 결국 좌파에게는 그것이 힘이라는... /AP


무가베는 두 대륙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월드컵과 비슷한 남미-아프리카(ASA) 축구대회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룰라는 “올림픽 같은 스포츠행사는 부국들만의 것이 아니다”라면서 “2016년 올림픽을 브라질에서 열 수 있도록 제3세계 국가들이 밀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미국 시카고와 2016년 올림픽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요. 코펜하겐에서 곧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6년 개최지를 발표할 예정인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 위해 뛴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은 비상이 걸린 모양입니다.
회담에서는 과거 서방 식민제국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정상들은 서방이 빈국들을 내팽개치며 과거의 죄상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상들은 2011년 리비아에서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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