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러 '핵 감축' 새 협상 마무리

딸기21 2010. 3. 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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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에 대한 협상을 끝내고, 다음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1년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프라하 방문 때 밝힌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이 현실로 한층 다가선 셈이다. 백악관과 크렘린은 협상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확인하면서, 며칠 내로 양국 정상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24일 “미국과 러시아가 프라하에서 다음달 8일 쯤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의 조인식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지난해 4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핵 없는 세상’이라는 구상을 제안했다. 이에 러시아가 화답하면서 양국간 핵무기 감축협상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시한이 만료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후속편이 될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을 둘러싼 협상은 몇차례 고비를 넘기며 1년 가까이 진행돼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나라 정상이 한차례 더 대화를 나눈 뒤 며칠 내로 합의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전화로 구두합의를 확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렉세이 파블로프 크렘린 대변인도 “새 협정 문서에 모든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새 협정은 향후 10년 동안 미·러 각국이 보유중인 전략핵탄두와 운반수단을 대폭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핵탄두 수는 현행 2200개에서 각각 1550개 이하로 줄여야 하며, 발사대 수와 폭격기 수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이미 지난달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내면서 전략핵탄두 수를 ‘수백개’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역시 보유중인 핵탄두 대부분이 노후 상태여서 의견접근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정부는 집권 뒤 전임행정부 시절 논란을 빚은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을 폐기하고 러시아를 향해 “관계를 리셋(재설정)하자”고 제안했다. MD 논란의 중심이었던 프라하는 오바마 정부의 전향적 조치로 인해 ‘비핵화의 무대’로 변신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정은 오바마 정부의 대외정책에서 가장 확실한 성과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무기통제협회 등 군축운동 단체들은 “탈냉전 시대의 사실상 유일한 전면적 군축협약”이라며 환영했다.

새 협정은 조인식 뒤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공식 발효된다. START의 경우 82년 협상을 시작해 94년 발효되기까지 12년이나 걸렸다.
이번 협정은 냉전 시기에 진행된 START 때보다는 여건이 양호한 편이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에 대한 정치공세를 펼치며 비준을 늦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치 매커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새로운 군축협정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장애가 된다면 절대 비준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비준에는 의원 100명 중 6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친민주 무소속 59명의 찬성을 받더라도 공화당에서 최소 8명 이상의 찬성표를 끌어와야 한다. 오바마는 24일 오전 상원 외교위원회의 존 케리 의원과 리처드 루거 의원을 만나 협상 경과를 설명하면서 협력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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