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로의 변화 속에 인쇄매체가 위기를 맞은지는 오래됐지만, ‘타임’과 함께 시사주간지의 양대 산맥이던 ‘뉴스위크’였기에 충격이 적지않아 보인다.
WP컴퍼니의 도널드 그레이엄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5일 투자은행인 앨런&컴퍼니에 뉴스위크 매수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비즈니스”라면서 “올해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이 잡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존 미첨 뉴스위크 편집장은 모기업의 결정에 대해 “앞으로도 우리 잡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있다고 보지만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놀라울 것도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위크를 누가 사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비즈니스위크’를 사들였던 블룸버그 그룹은 뉴스위크를 매입할 뜻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1933년 창간된 뉴스위크는 61년 WP 산하로 들어와 90년대 이전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타임’이 보수적이고 친 공화당 성격인 반면 뉴스위크는 베트남전 등의 주요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리버럴한 입장을 보이면서 독자층을 확보했다. 민권운동이나 대중문화 등에 많은 지면을 할애, 젊은 층의 각광을 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독자들을 온라인 미디어나 TV 등에 빼앗기면서 90년대 이후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2007년 뉴스위크와 타임은 발간일을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로 바꿨다. 한 주의 이슈를 선도하는 역할은 포기하되 해설·에세이 기사를 늘려 주말 독자층을 겨냥해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대세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2000년 상반기 314만부였던 뉴스위크 발행부수는 지난해 상반기엔 197만부로 줄었다. 같은 기간 타임은 407만부에서 333만부로 감소했다.
지난해 뉴스위크는 2810만달러(약3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1540만달러에서 82.5%나 늘어난 액수다. 수입은 2008년 2억274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6550만달러로 줄었다. 광고 수입도, 판매 수입도 모두 감소했다.
사정은 타임도 비슷하다. 뉴스위크와 타임은 각각 1부 당 가격이 5.95달러, 4.95달러이지만 판매부수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구독자들에겐 50센트씩에 배달해주고 있다.
잡지의 생존 위기는 심각하다. 한때 미국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잡지였던 ‘TV가이드’는 2년 전 단돈 1달러에 오픈게이트캐피털이라는 투자회사로 넘어갔다.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는 발행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간지에서 월간지로 바꿨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지난해 역시나 ‘헐값’인 500만달러에 블룸버그로 넘어갔다. ‘리더스다이제스트’는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발행부수를 대폭 줄였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만 미국시장 판매부수를 늘리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찰스 휘태커 교수는 “모든 주제를 다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던 예전 방식의 시사주간지로는 다양화, 세분화된 요즘 독자들의 요구를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월요일 아침마다 가판대에서 타임과 뉴스위크를 골라들고 한 주를 내다보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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