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읽던 책 읽기라고 했다가
주어가 정확히 나 자신인지 내가 아닌지
내가 헷갈려 바꿨습니다. 스스로도 하도 많이 하는 짓이라)
예전부터 보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서 막 고르는 편이지만,
그 중에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거나 계속 볼 것 같은 책이면,
절대 중고를 사지 않고 새 책을 사는 버릇이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책을 아끼는 편은 아닌데ㅡ책에 대해 하면
안될 짓 이라고 하는 모퉁이 접기라던가, 습기 많은 곳(화장실)
에 두고 잃어버리기, 시디를 사이에 끼워넣기 등ㅡ그런데도,
이상하게 속 내용에 글이 적혀 있다던지, 줄이 쳐진 것은 두고
못 보는 그런 이상한 기질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 것이 최근에 이 마을을 통해 <줄 친 책 환영>, <보던 책 주쩨요>
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그 계기도 아시다싶이 마구 책을 뿌리는 딸기언니 덕분이에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키로가 넘는 그 거리를 수동으로 오고 간
책만해도 꽤 많거든요. 기차에서 책을 읽을 때 '가장' 집중하는
편이라 항상 갈때도 책 한 짐. 올때도 받은 책 한 짐해서 엄청
무거운 짐을 항상 매고 다니는 기분인데 그러다 집에 오면 그냥
책장에 고이 꽂아둔 채고 잊어버리기 일쑤라 몇 달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다 갑자기 생각나 읽는 책도 꽤 많아요.
그 중에 최근에 읽고 있는 책 중에 하나인 아이슈타인 박사의
나의 세계관 인데요. 이거 전에 읽었던 톨스토이 와의 대화라는
책에서도 흔적이 있었는데, 이번 책에도 꽤 흔적이 많아요.
아. 그 전전에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이 없다에서도 그렇고.
줄이 쳐져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관점의 차이랄까,
관심의 차이랄까 그런 것도 보이고, 내가 줄을 치고 싶은 부분은
어딜까 생각하게 되면서 언니가 친 부분과 비교도 하게 되고,
그런 부분의 차이가 뭘까 하면서 그 책이 점점 더 흥미로워져요.
저자 뿐만이 아니라 먼저 본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
보자면 내가 줄 친 부분은 항상 나무에 있어서 잎새 부분이에요.
개인적인 내용이라던가 내가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언급. 동감인 부분인데 비해,
먼저 읽고 줄 친 분(-_-)은 글의 요점 중에서도 마음에 가는
부분에 줄이 쳐져 있지요. 즉 나무의 줄기 부분.
그 책을 그 책 자체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요.
그에 비해 전 완전 자기 이야기 하듯 책을 보고 있다는 것이 두드러져요.
그러다가 그 부분이 일치가 되면 왠지 그 부분이 뭔가 정수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참 즐겁지요.
아마, 이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알고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인 듯 싶은데(모르는 사람이 줄 친거 보면 나도 모르게
경계부터 하고 봄-_-)여튼 덕분에 책 탐험을 신나게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여러모로 좋은 마을이군요(^^;)
그래서 결론은 저랑 책속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언제든 책 주세요.(뻔뻔) 책 보고 같이 이야기 해도 좋을 것 같고요.
크크 나도 어제 딸기언니가 준 이타적유전자를 두어장(;;;) 읽었는데, 간간히 적혀있는 메모를 보면서...밑줄친 문장을 보면서....아직 자세히는 못봤지만, 나처럼 쓸데없는데 밑줄 안긋도 뭔가 핵심에 딱딱 줄을 쳤구나..라는 것을 느꼈지.^^ 근데 소설이나 수필같은 것은 다른 것 같아. 집에서 어떤 책을 읽다가 내 동생이 밑줄을 그어 놓은 부분을 읽게 되었는데, 녀석이 이때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지 짐작이 되더라고.-_- 나두 책에 밑줄 긋고, 적어놓고 하면서 보는데, 나중에 친구가 내 책을 빌린 후 막 놀리더라. 뭐.."아..! 아...!" 이런게 적혀있었데.-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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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을 때 꼭 밑줄을 치거나 낙서를 하는 버릇이 있어서... ^^;; 와나캣의 글을 읽고 보니, 정말 나는 '책 자체만' 보는 것 같네. 맞는 말인 듯. 책을 볼 때 '평소 나의 느낌'이나 '나의 생각' 같은 것은 거의 없이, 이 책의 요점은 뭔가, 한마디로 '내용' 내지는 '지식'만 보는 겉 같다. 느그들도 책에 밑줄 많이 그어서 나한테 넘겨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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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맨날 침대에 누워서 자기전에 잠깐만 책보는 사람은 절대 밑줄을 칠수가 없지. 누워서 볼펜을 들고 있으면, 금새 잉크가 안나오걸랑.. 아! 연필로 하면 되겠구나. 아니지, 줄치려고 한 손을 움직이는 순간, 책이 미끄러지니까 안되겠군. 음... 역시, 앉아서 책상에서 정독을 해야 하는 거이야. 누워서 책보면, 눈나빠지고, 금새 졸립고, 종종 책을 얼굴에 거의 덮고 졸다가 후다닥 다시 깨서, 어디까지 읽었나 찾아보면, 도무지 기억이 안나. 불과 몇초, 몇분전에 읽은 내용이 기억이 안나. 뭘 하는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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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 나리 아! 아! 아! 가 뭐냐. 난 오옷♥ 이렇게 적은 적은 있어도. 여튼 덕분에 줄 치는 좋은(?) 습관이 생겼지요. 딸기언니 그래서 언니의 소설책은 깨끗한 것입니까.(내지는 안읽었나?-_-) 자기 전에 저도 많이 읽어요. 전 자기 전에 엎어져서 읽는데, 침대 옆에 연필 꽂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하나 달까나? 그렇지만 역시 줄치면서 읽으려면 누워서 오분간 읽을 때는 잘 안되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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