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주민 24명 시골마을 위협하는 미국 네오나치들

딸기21 2013. 9. 22. 14:09
728x90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리스는 주민이 24명 뿐인 작은 마을이다. 포장도로에서 5km를 더 들어가야 하는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네오나치’로 불리는 백인 우월주의자인 폴 코브(61)라는 사람이 이사오면서부터다. 


코브는 리스를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본거지로 만들어 “(백인들을) 위협하는 인종들을 몰아내고 (백인) 민족의 깃발이 휘날리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브는 22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방송된 인터뷰에서 “리스를 넘어 다른 마을, 나라들, 전 세계로 나의 운동을 퍼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시골마을 리스에 있는 인종주의자 코브의 집. 코브는 이 작은 마을의 집들을 사들여 ‘인종주의자들의 천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 미 공영라디오(NPR)


망상증에 걸린 인종주의자의 발언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리스 주민들에겐 작은 일이 아니다. 코브는 2년 전 리스의 택지 12필지를 사들였다. 인구밀도가 낮은 노스다코타에서도 특히 외진 곳에 있는 리스는 땅값이 몹시 싸서, 필지당 500달러(약 54만원)에 불과하다. 

코브는 미국 내 최대 네오나치 조직으로 알려진 ‘사회주의민족운동(NSM)’ 회원들을 22일 리스에 불러들여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인종주의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들이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조직의 ‘사령관’을 자처하는 제프 셰프라는 인물은 마을의 이장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의 운동이 마을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오나치 활동가 폴 코브(61). 사진 미 공영라디오(NPR)


코브는 2005년 워싱턴에서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추모행사가 열렸을 때 파크스를 비난하며 소동을 부린 적이 있고, 캐나다로 넘어가 인종차별을 주장하다가 2010년 ‘증오 선동’ 혐의로 기소돼 다시 미국으로 도망쳐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기소되지는 않았다. 

주민들은 코브의 움직임을 보며 불안해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그가 집을 사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라이언 쇼크 이장은 “저런 (네오나치) 그룹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코브의 집 맞은 편에 살고 있는 리스 주민 바비 하퍼는 특히 크게 위협을 느끼고 있다. 마을의 유일한 흑인이기 때문이다. 하퍼의 부인으로 백인인 셰릴 하퍼는 공영라디오(NPR) 방송에서 “저들이 나에게 남편을 떠나 자기들의 운동에 동참하라는 협박을 벌써 해왔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