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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유럽

딸기21 2022. 1. 3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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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ad sign directs traffic towards the Nord Stream 2 gas line landfall facility entrance in Lubmin, Germany, September 10, 2020. REUTERS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가지 않게 보장해달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26일 거부했다. 미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 하지만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다.

 

당장 유럽에 천연가스 비상이 걸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노르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이다.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수송하기 위한 이 가스관은 2021년 9월 완공됐으나 미국이 압박을 해서 독일이 일단 가동을 보류한 상태다. 최근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경제제재 등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드스트림2을 가동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출연해 “확실히 해두고 싶다,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드스트림2는 결코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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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 간의 문제인데 미국이 거기에 어느 정도나 관여할 수 있을까. 프라이스 대변인도 구체적으로 파이프라인과 관련해 어떻게 제재를 할 것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러시아와 독일 양국 간의 문제이고 미국이 원한다 해서 가동 계획을 중단시킬 수 있는지 아직은 의문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압박을 독일이 무시하고 러시아 가스를 들여가기는 힘들 것이 분명하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독일과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교장관도 서방 국가들이 “노르드스트림2를 포함해서” 강력한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연방의회에서 밝혔다. 다만 베어복 장관은 모스크바와도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드스트림2는 총연장이 1225km로 건설하는 데에 5년이 걸렸다. 비용은 110억달러가 들었다. 가스관을 소유, 운영하는 것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연간 55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수송하게 될 터였다. 가스프롬 측은 연간 1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해왔다. 

 


러시아의 돈줄이 될 가스관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전부터 의견이 분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하기로 유명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가스관 프로젝트의 거간꾼 역할을 했고 독일 기업들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 기업들이 이 가스관에 투자를 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은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누차 중단을 요구했으며 이 사업에 관여한 유럽 기업들도 제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독일 안에서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고 주장해온 녹색당이나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를 바라는 이들은 반대했다.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가스관에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가스관을 “위험한 지정학적 무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독일이 건설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러시아 가스가 필요해서였다. 이 가스관이 현재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도구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역설적이게도 독일이 이 가스관을 만든 것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분쟁을 피해가기 위해서였다. 러시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가까워지려 하면 가스관을 잠갔다. 독일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오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중간에 있는 나라 때문에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니까,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가스를 공급받기 위해 해저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만든 것이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복잡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 독일 안에서는 미국이 독일의 에너지정책에 부당하게 간섭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사민당도 기본적으로 그런 입장이지만, 최근 기류가 좀 바뀐 분위기다.  
2주 전만 해도 크리스틴 람브레흐트 독일 국방장관은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을 러시아와 서방 간 분쟁의 도구로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를 향해서 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숄츠 총리는 최근 이 가스관을 제재에 포함시킬 것이냐에 대해 “모든 것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군대를 배치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니까 독일도 조금 더 강경론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입장에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연정 내 녹색당은 가스관 가동에 반대한다. 하지만 연정의 주축인 숄츠 총리의 사민당은 줄곧 가스관 프로젝트를 지지해왔다. 무엇보다 독일에는 러시아산 가스가 필요하다. 


이미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시장에서 가스값이 치솟고 있다. 독일은 당장 천연가스 비축고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독일은 전력의 15% 이상을 가스로 생산하는데 독일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가스량은 연간 소비량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수입한다. 독일 연방경제수출통제국(BAFA) 통계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천연가스 1190억 입방미터를 수입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러시아산이 32%, 노르웨이에서 사들인 게 20%, 네덜란드에서 가져온 것이 12%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러시아산이 절반을 차지한다고 에너지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 못하게 하면 러시아가 그 보복으로 독일로의 가스 수출을 줄일 수 있다. 독일 전체에 비축할 수 있는 가스 총량은 연간 사용량의 4분의1인 240억 입방미터 분량이다. 가득 채웠을 때 용량이 그렇다는 것이고 현재 채워져 있는 것은 용량의 45%에 불과하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게다가 비축량의 5분의1이 레덴이라는 곳의 가스보관시설에 있는데,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아스토라라는 회사가 이 시설을 운영한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을뿐 아니라, 독일 에너지 수급구조가 러시아와 그만큼 엮여 있다는 얘기다. 독일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관계는 냉전 시절부터 시작해서 수십년 역사를 갖고 있으며 곡절이 많았지만 굳건히 유지돼왔다. 

만일 러시아가 가스를 끊으면 독일에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석탄이나 석유 발전을 늘릴 수 있다. 그런데 독일이 수입하는 것은 러시아산 가스만이 아니다. 지난해 1~10월 독일 원유 수입량의 3분의1이 러시아에서 왔다. 석탄의 경우 전체 소비량의 절반이 넘는 53%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게다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연정의 기본정책이며, 기후대응에서 유럽을 이끌고 있는 독일이 줄곧 강조해온 일이다.

 


우크라이나 때문에 가스 걱정을 하게 된 것은 독일만은 아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량의 80% 이상이 유럽으로 갔다. 독일이 가장 많이 사갔고 이어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네덜란드 등의 순이었다. 중국으로 가는 초대형 파이프라인을 만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산 가스 가운데 아시아로 간 것은 12% 밖에 안 된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의 3분의 1이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흘러갔는데, 노르드스트림2가 개통되면 독일뿐 아니라 서유럽 여러나라들이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지역을 피해 러시아 가스를 들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러시아산 가스가 줄어들거나 만의 하나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침공하기라도 하면 에너지 위기가 벌어질 것으로 유럽국들은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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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드스트림2를 가동하지 못하게 압박하고 있는 미국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에너지 걱정을 줄여줘야 반러시아 전선에 성공시킬 수 있다. 2020년 통계로 보면 세계 천연가스 생산/수출 1위는 러시아이고 이어 미국 카타르 노르웨이 호주 순이다.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파이프라인 수출이 많고, 카타르 호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많다. 미국은 반반 정도다. 미국은 노르드스트림2를 포기하면 독일과 유럽에 더 많은 가스를 보내주겠다며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LNG 양이 실제 지난달부터 크게 늘었다. 하지만 주로 파이프라인으로 가스를 받아온 독일 등 유럽국들 입장에선 LNG 수입량을 늘리려면 추가 시설과 비용이 필요해질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러시아 가스 의존을 낮추면서 유럽이 쓸만큼 다른 곳에서 충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주요 가스 생산국들이 LNG를 유조선으로 유럽에 더 많이 보내게 해서 "유럽이 겨울과 봄을 넘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백악관은 현재 유럽행 LNG 양을 늘리는 문제를 카타르, 호주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유럽이 필요로 하는 가스를 충당할 수가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작년에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의 양이 평년보다 4분의1 줄었으나 올해에는 경제활동이 다시 늘고 가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석유의 경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일종의 수급 통제 메커니즘이 있다. OPEC이 세계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기는 했지만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과도 오펙+ 등의 논의테이블을 만들어서 생산량과 가격을 통제한다. 하지만 천연가스는 그런 글로벌 메커니즘이 없다. 수요공급을 누군가가 조절해본 전례가 없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유럽이 에너지 수급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를 놓고 전례 없는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정은의 '현실지구']동유럽의 냉전, 다시 부딪치는 '두 세계'

 

[구정은의 '현실지구']동유럽의 냉전, 다시 부딪치는 '두 세계'

우크라이나 주변에, 상투적인 표현을 빌면 ‘전운이 감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8500명이 우크라이나 일대에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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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뒤 한층 심각해짐.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함. 만일 그런 행동을 한다면 러시아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 바이든 대통령은 군대 배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이 경제적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 주장. 달러화 금융결제 제한 등 제재를 얘기한 것. 

 

현재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국경지대에 러시아군 12만 병력 주둔 중. 러시아는 또한 소위 합동 군사 훈련을 위해 벨라루스로 군대를 이동시켜 이웃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북쪽, 동쪽, 남쪽에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놨음.
그런데 백악관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소규모 침공(minor incursion)”이 될 거라면서 나토가 군사적 대응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거기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함.

 

발등의 불이 떨어진 우크라이나는 바이든 기자회견 끝나자마자 긴급히 미국 정부와 고위급 접촉을 가졌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보도. 우크라이나 측은 당장 위협을 받고 있는데, 미국이 작은 침공과 큰 침공을 구분하면서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우려.

 

그간의 진행과정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줄곧 미-러 관계가 나빴다. 취임 두 달도 안 된 지난해 3월 17일 바이든은 TV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killer)”라고 지칭. 러시아 측은 격렬히 반발,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였음.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안에서 이례적으로 거센 반정부 시위에 부딪치고 있던 상황이었음.


그러고 나서 3월 30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로 군대를 이동시킴. 군대는 며칠 뒤 일부 철수시켰지만 군사장비는 대부분 그대로 국경에 둠. 그리고 4월 6일 러시아는 멀리 떨어진 극동지역, 일본 북쪽 태평양에서 칼리버 크루즈미사일과 초음속 지르콘 미사일 발사실험을 함. 

4월 15일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유를 들며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하고, 러시아인 32명과 기업들을 제재함.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 제재 받고 있었고. 미국은 또 2020년 8월 러시아 반푸틴 정치운동가인 인권변호사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 뒤에도 제재 강화. 그러다가 대선 개입으로 다시 제재를 추가한 것. 푸틴 정부도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일시 추방함.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든-푸틴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서로 예의를 갖추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들 평가했지만 여러 이슈에서 대립을 풀지는 못했고, 갈등만 확인.


며칠 지나지 않은 6월 23일 영국 군함 디펜더호가 크림반도 근처로 항해. 나토는 러시아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표시. 당시 러시아가 경고사격을 했고, 푸틴은 뒤에 “우리가 원했다면 침몰시켰을 것”이라고 발언. 이어 6월 말에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시브리즈’ 합동 해상훈련이 크림반도 앞바다 흑해에서 벌어짐. 푸틴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비난하며 러시아에 “심각한 안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함.

7월 12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역사적 통합에 관하여’라는 장문의 글을 발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민족, 전체가 하나다”라고 했음. 우크라이나의 주권은 “러시아와 협력해야만” 지켜질 수 있다고 했고,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를 향한 대량살상무기’로 만들어서 “반 러시아 프로젝트”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


그러고 두 달 뒤인 9월 10일에는 자파드2021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함. 나토와의 갈등 수위는 계속 올라감. 10월 6일 나토는 러시아가 나토에 파견한 외교관 8명을 스파이라며 쫓아냄. 러시아도 그에 맞서 모스크바의 나토 사무실을 폐쇄하고 나토와의 협력 임무들을 중단시킴. 나토는 원래 냉전시절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진영에 맞서서 결성한 군사동맹기구이지만 냉전이 끝난 뒤에는 러시아와도 어느 정도 협력을 해왔음. 그런데 다시 냉전 시절 같은 분위기로 돌아간 것. 10월 말에 러시아는 다시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 군사력을 증강함.

푸틴은 11월 18일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가리키며 서방이 “레드라인에 대한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함. 군사력 배치로 이미 서방에 경고를 했고 “긴장이 높아졌으며, 러시아는 가능한한 이 긴장을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발언을 함. 서방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계속 개입하려 하면 긴장을 풀지 않겠다는 것. 11월 30일에는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배치돼 있는 나토의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도 MD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


바이든도 12월 7일 이를 맞받아치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더욱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함. 12월 23일 푸틴은 러시아 전체에 방송되는 연례 기자회견에서 서방이 “우리 문턱까지” 미사일을 가져다놨다며 강경한 수사들을 쏟아냄. 

그래도 12월 한 달 동안 두 차례 화상대화. 그러나 푸틴의 요구로 이뤄진 12월 30일 대화에서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제재한다”고 재차 경고, 푸틴은 서방의 이러한 행동이 양측 관계를 완전히 파열시킬 것이라 경고. 

미국과 유럽 사이에 이 문제를 놓고 이견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19일 전쟁이라는 가장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에 의존하기보다는 EU가 러시아와 직접 만나야 한다고 말함. 미국이 크렘린과 협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유럽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

 

올 상반기 프랑스가 유럽연합 의장국.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임기 시작을 기념하는 연설을 하면서 “러시아와의 신뢰를 구축하려면 우리가 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 하지만 성과 없이 끝남. 


EU는 최근 러시아와 미국,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이에 이뤄진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음. 마크롱은 미-러가 중심이 된 협상보다는 러시아와 유럽 간 4자 회담을 바란다고 말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만나는 4자 회담, 이른바 ‘노르망디 형식’의 협상.

 

2014년 2차 대전 승전기념식에 그 해에는 러시아도 함께 하긴 했는데. 그 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합쳐졌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승전기념식 때 러-우크라-독-프 간의 협상 분위기가 조성됐고, 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끝내기 위한 민스크 협정이 체결됐다. 이 포맷을 살리자는 것이 마크롱의 제안. 미국도 유럽의 이런 움직임을 잘 안고 있고, 바이든도 기자회견에서 나토의 불일치를 언급. 마크롱도 연설에서 “유럽연합 내의 여러 국가들 사이에도 이견이 있다”고 말함. 

또 하나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벨라루스. 러시아 후원을 받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유혈진압. 그 이후로 러시아와 더더욱 밀착. 17일부터는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 바이든 정부는 군사훈련을 빙자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벨라루스에 경고.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완전히 밀착돼서 러시아 군대와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주둔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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