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라이스, 럼즈펠드, 정원식

딸기21 2006. 5. 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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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고위인사들이 잇달아 대중들의 야유와 시위에 부딪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라크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전쟁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대중들의 역공에 부딪치게 된 것. 특히 졸업시즌을 맞아 축사연사로 초청됐던 당정 지도자들은 학생은 물론 교직원들로부터 유례없는 수모를 잇달아 당하고 있다. 이런 항의시위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는 `청중 경계령'까지 나올 판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22일 보스턴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고 축사를 하기 위해 졸업식에 참석했다. 장관이 소개되자 참석자 2만명에게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명예학위가 수여되는 순간, 평화를 상징하는 흰 팔찌를 한 교수와 학생들 50∼100여명이 등을 돌리고 돌아서면서 "보스턴대학은 거짓말과 고문을 지지한다"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기습 항의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라이스 장관은 전쟁범죄자"라면서 이라크전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라이스 장관이 도착하기 전 졸업식이 열리는 운동장 상공에서는 시위대가 동원한 소형 비행기가 "당신들의 전쟁은 수치스런 일"이라는 플래카드를 매고 3차례 공중을 선회하기까지 했다. 졸업식장 밖에선 100여명이 "콘디 라이스는 전쟁기획자"라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여 졸업식은 시위장으로 돌변했다. 심지어 보스턴대학 교수들 중에서도 1000여명이 라이스 장관에게 명예학위를 주는 데에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은 보스턴대 학보 인터뷰에서 "나는 이미 전 세계 다양한 장소에서 항의시위에 부딪쳤던 적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아닌가"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AP는 전했다.




학생들의 반대시위




교수들도 반대시위


앞서 그는 지난 3월 호주 시드니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다가 반전평화시위대의 거센 항의에 부딪쳤고, 4월 그리스 방문 때에도 시위대에 직면했다. 또 중동 방문 때에도 요르단과 이집트 등지에서 시위대에 맞닥뜨리는 등, `시위대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위대의 단골 항의대상으로 꼽히는 인물은 역시 전쟁의 주역인 럼즈펠드 국방장관. 지난 4일 애틀랜타에서는 한 싱크탱크의 초청으로 럼즈펠드 장관의 강연회가 열렸다. 그러나 강연장은 이라크전쟁 성토장으로 돌변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분석가가 이라크전 관련 정보조작을 추궁하자 럼즈펠드 장관은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350여 청중들이 야유를 보냈고, 행사장 밖에서는 침묵시위도 벌어졌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 중 한사람이자 당내에서는 비교적 진보파로 분류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 역시 시위대를 피할 수 없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19일 뉴욕에 있는 진보성향의 대학 뉴스쿨 졸업식에 연사로 초청돼 2700여명의 졸업생들을 상대로 매디슨스퀘어 극장에서 연설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차기 대권주자의 말을 경청하는 대신 "우리 졸업식은 당신의 정치활동을 위한 플랫폼이 아니다"라면서 오렌지 껍질을 던지고 야유를 퍼부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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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말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테러'를 당했다. 어떤 이유로든 그런식의 폭력행위는 나쁘다. 거기다가 성형수술 운운한 노빠도 멍청하고 한심하다. 그런데.

신문들이 울나라 '정치테러 역사'를 쓰면서, 정원식 외대 밀가루 계란 소동도 '정치테러'의 하나로 집어넣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미국은 진정 테러다발국가가 된다. 라이스도, 럼즈펠드도, 그닥 인간성 좋은 작자들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자기네한테 야유하고 계란 던지는 애들을 테러범 운운하지는 않는다. 그걸 보면 울나라는 '테러'라는 말을 뭘 믿고 그렇게 함부로 쓰는지... '테러'라는 것의 정의는 항상 논란거리이지만, 대한민국에서야말로 '무엇이 테러인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것 아닌가.

정원식 사건,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린다. 부들부들... 학생들 죽어가는데 정원식이 계란 한번 뒤집어쓰고 살신성인하야, 박홍이라는 정신병자에 김지하의 글이 덧씌워져서 '정치테러'로 역공당했던 걸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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