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회복되지 않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수석 경제분석가 어윈 켈너는 23일 논평에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오랜 ‘양적 완화’로 인한 부작용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연준은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 조치로 시중에 계속 돈을 풀었다. 그 결과 뉴욕 증시와 채권가격은 급등했고, 한때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받아 ‘월가의 살찐 돼지들’이라 불렸던 금융기관들은 수익성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며, 오히려 경기부양책의 영향은 물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켈너는 특히 휘발유와 식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두 가지는 국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 정부의 ‘인플레 계산’에서는 빠져 있다. 당국이 ‘두 항목은 변동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물가상승률 조사 대상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특히 최근 휘발유 값의 거품이 심하다”면서 이를 인플레 산정에서 빼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미국 뿐 아니라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유럽국들이 일제히 긴축을 택하면서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켰다며 “영국은 긴축정책 때문에 지난 3년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가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인도 등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거대 신흥국들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해 직면해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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