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부근에서 아침 간단히 먹고 디화제로. 베이먼역 가기 위해 쭝샤오푸싱 역에서 갈색 원후선을 탔는데, 모노레일처럼 생겼다. 빌딩 사이로 높이 달리는 기분.
디화제의 작은 공방. 요니는 여기서 고양이가 그려진 뱃지를 두 개 샀다. 내 것도 골라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무시하고 자기 거랑 친구거랑 두 개만 사옴.
그리고 서점. 중국어는 모르니 영어로 된 책들 제목을 훑어봤는데 반중국 대만 강조, 그런 분위기. 가게 이름이 1920. 진열된 책들 대부분이 20세기 초반에 맞춰져 있다. 중국과의 결별, 식민지시절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묘한 향수같은 게 느껴진달까. 엽서 몇 장 사고.
그 위의 카페에 갔는데 커피값 비쌈. 앉아서 천천히 차 마시는 곳들은 비싸다더니, 정말 그런 듯. 커피 한 잔에 우리 돈으로 8000원 정도.
입구에 놓인 엽서와 유인물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를 담은 것들. 이 동네가 이런 건지, 요즘 대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이런 건지. 하기사, 그러니 차이잉원이 총통이 됐겠지. 근대건축물에 세든 가게들에서 식민통치가 아닌 중국에 대한 반감을 엿보는 묘한 기분도.
시먼딩의 훙라오, 유명한 붉은 건물은 공사중이라 장막이 쳐져 있었다. Creative 16이라는 이름의 디자이너샵들이 건물 안에 들어와 있는데 가게들도 물건들도 모두 이뻤다.
룽샨쓰. 3년 반 전에 왔을 때에는 너무 더웠다. 오늘은? 쾌청하지만 쌀쌀. 화려한 절.
절 안에 도교 사당이 들어와 있는 구조. 이 농축된 화려함, 기복신앙, 특유의 향 냄새같은 것들이 좋다. 과한데도 위선적이지 않은 것같아서. 노골적인 소망들이 뿜어내는 솔직한 분위기랄까. 밤에 보는 화려한 절의 색다른 맛.
아래는 룽샨쓰 가기 전 시먼딩 부근의 보피랴오. 역사지구인데 너무 늦게 갔다. 내일 낮에 다시 들러야겠다.
영화 세트같다.
타이베이, 며칠 돌아다니다 보니 참으로 깔끔, 넘나 깔끔. 온통 너무 깨끗해서 경이로울 정도다.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을 누군가 밤새 손걸레질 하는 게 틀림없다. 전철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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