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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부자인 미국의 투자전문가 워렌 버핏(75)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이 재산 대부분인 370억 달러(약 35조원)를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업 경영자의 인격을 포함한 기업의 가치를 투자 기준으로 삼는 독특한 투자방식,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초야에 묻혀 사는 선비 같은 검소함으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려온 버핏의 `마지막 투자' 대상은 결국 `사람'이었던 셈입니다.
세계 갑부들의 재산 기증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갑부 10명만 놓고 보더라도 대부분이 세계적인 기부자들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버핏의 재산 기증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 모았고, 파장도 엄청났습니다. 신선한 충격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 기부 액수가 막대하다는 것이겠고, 두 번째로는 재산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만든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버핏은 75세, 게이츠는 51세로 24세나 차이가 나는데다 사업 방식도 매우 다릅니다. 판이한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은 1991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난 뒤 15년 동안 우정을 쌓아왔습니다. 게이츠가 자선사업에 눈뜨게 된 것도 버핏의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우정' 만으로는 버핏의 게이츠 재단 기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투자의 달인인 버핏의 평소 성격으로 봤을 때, 자신이 직접 기금을 운영하기보다는 이미 경험을 많이 쌓은 게이츠 재단에 맡겨 확실히 운용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보다는 진정한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분석해보고, 주식투자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치에 따른 기증'을 했다는 겁니다.
미국 언론들은 버핏과 게이츠의 `자선 합작'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와 석유왕 존 D 록펠러에 빗대 "카네기와 록펠러가 자선을 위해 합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카네기와 록펠러는 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갑부들이고, 생전의 공과에는 논란이 있을지언정 죽기 전 막대한 재산을 기부한 재단을 만든 인물들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자선재단의 기금 규모로는 게이츠 재단이 버핏의 기부금을 포함해 600억 달러 가량으로 가장 크지만, 역대 자선 규모 순위는 카네기재단이 더 높습니다. 게이츠와 버핏의 이름도 카네기와 록펠러에 이어 미국 `자선의 역사'에 새로 쓰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들은 게이츠의 이름과 자선을 뜻하는 필랜트로피(philanthropy)를 합쳐 `갑부들의 자선'을 의미하는 `빌랜트로피(Billanthropy)'라는 신조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버핏과의 점심' 한끼가 경매에 부쳐져서 29일 무려 6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하니 버핏에 쏠린 관심을 짐작할만 합니다. 미국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와 홍콩 액션스타 청룽(성룡)이 곧바로 재산 기증 의사를 밝히는 등 버핏 충격은 새로운 자선 흐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버핏의 기증과 게이츠 재단의 확대를 놓고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언론들은 아직까지도 미국의 기업 경영자 중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이들이 1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구조적인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독지가들의 자선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죠.
국제기구와 정부들이 해야 할 일을 민간 단체에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게이츠 재단은 웬만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보다 많은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버핏이나 게이츠 같은 부자가 돈을 내놓기는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유엔 재정분담금도 내지 않고 있지요. 민간 재단 의존도가 높아지면 기업경영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에서는 도움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은 의사들이 만든 자선재단이 제약업계에 기부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몇몇 자선사업의 순수성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자선과 기부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가 서구와 이슬람 교류를 위한 기금과 9.11 테러 피해자 구호기금을 내놓았을 때 미국인들이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이 한 예입니다. 아시아 최고갑부인 홍콩의 리카싱이 홍콩대학에 수백억원대 기부금을 내놓자 홍콩대학이 의과대학 이름을 리카싱 대학으로 바꿨다가 반발을 샀던 적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 오라클 최고경영자 래리 엘리슨이 하버드대에 1억15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가 총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26일 약정을 번복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 몇몇 기업 총수들이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사례가 있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기부를 하는 사람은 김밥할머니들 뿐"이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도 할머니 이름을 따 지은 건물 명칭을 은근슬쩍 바꾸려다 뭇매를 맞은 대학도 있었지요.
한국에서 기업들의 사회 환원은 개인 재산이 아닌 회사 돈으로,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문화재단 식으로 이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엔,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자선의 문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버핏의 기부가 한국의 부자들에게도 충격파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세계 갑부들의 재산 기증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갑부 10명만 놓고 보더라도 대부분이 세계적인 기부자들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버핏의 재산 기증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 모았고, 파장도 엄청났습니다. 신선한 충격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 기부 액수가 막대하다는 것이겠고, 두 번째로는 재산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만든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버핏은 75세, 게이츠는 51세로 24세나 차이가 나는데다 사업 방식도 매우 다릅니다. 판이한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은 1991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난 뒤 15년 동안 우정을 쌓아왔습니다. 게이츠가 자선사업에 눈뜨게 된 것도 버핏의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우정' 만으로는 버핏의 게이츠 재단 기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투자의 달인인 버핏의 평소 성격으로 봤을 때, 자신이 직접 기금을 운영하기보다는 이미 경험을 많이 쌓은 게이츠 재단에 맡겨 확실히 운용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보다는 진정한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분석해보고, 주식투자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치에 따른 기증'을 했다는 겁니다.
미국 언론들은 버핏과 게이츠의 `자선 합작'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와 석유왕 존 D 록펠러에 빗대 "카네기와 록펠러가 자선을 위해 합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카네기와 록펠러는 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갑부들이고, 생전의 공과에는 논란이 있을지언정 죽기 전 막대한 재산을 기부한 재단을 만든 인물들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자선재단의 기금 규모로는 게이츠 재단이 버핏의 기부금을 포함해 600억 달러 가량으로 가장 크지만, 역대 자선 규모 순위는 카네기재단이 더 높습니다. 게이츠와 버핏의 이름도 카네기와 록펠러에 이어 미국 `자선의 역사'에 새로 쓰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들은 게이츠의 이름과 자선을 뜻하는 필랜트로피(philanthropy)를 합쳐 `갑부들의 자선'을 의미하는 `빌랜트로피(Billanthropy)'라는 신조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버핏과의 점심' 한끼가 경매에 부쳐져서 29일 무려 6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하니 버핏에 쏠린 관심을 짐작할만 합니다. 미국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와 홍콩 액션스타 청룽(성룡)이 곧바로 재산 기증 의사를 밝히는 등 버핏 충격은 새로운 자선 흐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버핏의 기증과 게이츠 재단의 확대를 놓고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언론들은 아직까지도 미국의 기업 경영자 중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이들이 1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구조적인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독지가들의 자선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죠.
국제기구와 정부들이 해야 할 일을 민간 단체에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게이츠 재단은 웬만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보다 많은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버핏이나 게이츠 같은 부자가 돈을 내놓기는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유엔 재정분담금도 내지 않고 있지요. 민간 재단 의존도가 높아지면 기업경영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에서는 도움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은 의사들이 만든 자선재단이 제약업계에 기부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몇몇 자선사업의 순수성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자선과 기부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가 서구와 이슬람 교류를 위한 기금과 9.11 테러 피해자 구호기금을 내놓았을 때 미국인들이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이 한 예입니다. 아시아 최고갑부인 홍콩의 리카싱이 홍콩대학에 수백억원대 기부금을 내놓자 홍콩대학이 의과대학 이름을 리카싱 대학으로 바꿨다가 반발을 샀던 적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 오라클 최고경영자 래리 엘리슨이 하버드대에 1억15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가 총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26일 약정을 번복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 몇몇 기업 총수들이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사례가 있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기부를 하는 사람은 김밥할머니들 뿐"이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도 할머니 이름을 따 지은 건물 명칭을 은근슬쩍 바꾸려다 뭇매를 맞은 대학도 있었지요.
한국에서 기업들의 사회 환원은 개인 재산이 아닌 회사 돈으로,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문화재단 식으로 이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엔,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자선의 문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버핏의 기부가 한국의 부자들에게도 충격파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버핏(Buffet) 사진을 찾으니까... 이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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