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3999

[구정은의 '수상한 GPS'] 푸틴과 세계의 '뉴 노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대에 집결시킨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우크라이나 긴장은 해소되는 것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크렘린에서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하던 러시아군이 일부 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보다 몇시간 앞서 이미 러시아군 고위 지휘관들이 일부 병력이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탱크와 전투차량, 자주포 부대 등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푸틴은"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해 미국이나 나토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 요구란, 나토의 확대를 멈추고 동유럽 즉 폴란드..

[구정은의 '수상한 GPS']바이든과 사우디 국왕, 그 아들

오랜만에 중동 소식.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를 했다. 백악관은 "조지프 R 바이든 주니어 대통령이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미국시간 9일) 통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지역 개발을 논의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비롯해 공통의 우려사항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악관] Readout of President Joseph R. Biden, Jr.’s Call with King Salman bin Abdulaziz Al-Saud of Saudi Arabia 사우디 국왕과의 통화가 뭐 대단히 오랜만인 것은 아니다. 1년 전에도 통화를 했었다. 현재 86세인 살만 사우디 국왕은 2015년 즉위했는데 왕위에 올랐을 때부..

[구정은의 '수상한 GPS']올림픽, 중국, 우크라이나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된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선수들과 동계스포츠 팬들은 행사를 많이 기다렸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전에 없이 조용하게 치러지는 듯한 분위기다. 공식 후원업체들조차 이번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외국 언론들은 전한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국제관계가 악화된 까닭도 있다. 올림픽과 관련해서 스포츠 자체보다는 미중 관계,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한껏 긴장이 높아진 미러 관계에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을 때부터 이미 분위기가 싸해지긴 했다. 하지만 미국의 그런 행보가 국제사회에서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3일 미국 포린폴리시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베이징 동..

[구정은의 '수상한 GPS']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유럽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가지 않게 보장해달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26일 거부했다. 미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 하지만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다. 당장 유럽에 천연가스 비상이 걸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노르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이다.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수송하기 위한 이 가스관은 2021년 9월 완공됐으나 미국이 압박을 해서 독일이 일단 가동을 보류한 상태다. 최근 ..

[구정은의 '현실지구']동유럽의 냉전, 다시 부딪치는 '두 세계'

우크라이나 주변에, 상투적인 표현을 빌면 ‘전운이 감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8500명이 우크라이나 일대에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고, 독일과 호주도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를 넘어 옛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동유럽 국가들로 긴장이 확산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알라르 카리스 대통령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나토가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에스토니아에 나토군이 더 주둔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임자인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

[구정은의 '현실지구'] 고래들은 쉴 수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고등법원이 12월 27일(현지시간) 석유회사 셸의 지진탐사를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셸은 동부 이스턴케이프주 일대 와일드코스트 앞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알아보기 위해 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이 탐사가 해양생태계에 큰 충격을 준다며 시위를 하고 소송을 냈다. 앞서 고등법원의 또다른 재판에서는 법원이 셸의 편을 들었지만 이날 두번째 재판에서는 법원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해양 전문가들이 나와서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음을 지적했고, 셸은 납득될만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셸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만 했다. 앞서 셸은 “법원이 금지시킨다면 전체 탐사계획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는데, 최종판결까지 법적 절차들이 남아 ..

[구정은의 '수상한 GPS'] "기한 지난 백신 주다니" 100만 도스 폐기한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 정부, 22일 100만도스 이상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폐기처분. 서구의 부유한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기부하겠다며 지난달 총 260만도스 분량을 보내줬는데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은 것들이 많았던 것. 자국에서 접종 못해서 쌓아두고 있던 것들을 유통기한 다 지나가니 생색 내면서 나이지리아에 기부했던 것. [Vanguard] COVID-19: FG destroys over 1m doses of AstraZeneca vaccines 나이지리아는 면적 92만km2에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 인구가 2억 명이 넘는다. 접종하는 데에는 물리적인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사용기한이 지나버렸고 괜히 받았다가 수송하고 폐기하느라 행정력을 낭비한 꼴이 됐음. 자칫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의약폐기물이..

[구정은의 '수상한 GPS']'삼색 연정' 숄츠의 독일, 기립박수 받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바뀌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8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의 네 차례 임기가 막을 내렸다. 9월 연방선거에서 메르켈의 기민-기사연합에 근소한 승리를 거둔 사회민주당(SPD)의 숄츠는 석달 여의 협상 끝에 녹색당, 자민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숄츠는 절차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분데슈타크(연방의회) 비밀투표에서 찬성 395표, 반대 303표로 총리에 선출됐다. 이어 의회에서 선서를 함으로써 전후 9번째 독일 총리로 취임했다. 이로써 16년에 걸친 메르켈 시대는 '역사'가 됐다. 중도우파에서 중도좌파로 독일이 방향을 튼 셈이지만 우파 성향 자민당도 연정에 들어가 있고, 정권의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63살인 숄츠는 노동..

[구정은의 '현실지구'] 여왕을 내친 바베이도스

중미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영국 깃발이 내려졌다.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인 ‘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11월 30일 바베이도스 수도 브리지타운의 국가영웅광장에서 산드라 메이슨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자 박수갈채와 함께 21발의 축포가 울렸다. 지난해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미아 모틀리 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식민지의 과거를 뒤로 하고 완전히 떠날 때”라 했고 시인 윈스턴 패럴은 “유니온잭은 내려놓고 바얀의 깃발을 들자”고 했다. 바얀(Bajan)은 현지인들의 언어를 가리키는 이름이자 바베이도스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 중 하나는 바베이도스 출신 가수 리하나였다. 리하나는 아프리카-아일랜드계 아버지와 아프리카계 후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알콜과 마약에 찌든..

[구정은의 '수상한 GPS'] 100억달러 펀드...터키와 손잡는 UAE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터키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부다비 왕세제 모하메드 빈 자예드(MBZ)의 24일 터키 방문에 맞춰 UAE 국영통신 WAM을 통해 거액 투자 발표가 나왔다. 아부다비 국부펀드(Abu Dhabi Development Holding, ADQ)와 터키 국부펀드인 TVF, 터키 대통령투자실, 그리고 몇몇 터키 기업들이 펀드에 참여해 에너지와 보건 분야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도됐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언론들을 대거 문닫게 하고 통제를 강화한 뒤 '소통국'을 만들어서 대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는데, 소통국 성명에 따르면 양국 협력 관계를 전방위로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에르도안 터키 대..